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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북한을 '북괴'로 부르는 사람들
국익 내팽개치는 조중동과 수구보수의 시대착오적 비난
 
권태윤   기사입력  2003/08/20 [17:33]

수구보수파들의 시대착오적 행위로 인해 무산될 뻔했던 북한의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결정은 노대통령의 유감표명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번복됐다.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바라는 국민은 물론, 이번 대회를 통해 대구와 대한민국을 더욱 널리 알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성과까지 기대하고 있는 대회관계자측은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그런데 대통령의 이런 대국적 견지에서 내린 결단에 대해 환영을 하지는 못할망정, 자신들 때문에 막대한 국익이 침해당할 뻔했음에도 도리어 전혀 뉘우치는 기색도 없이 비난을 퍼붓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의 행태에 정나미가 다 떨어질 지경이다. 특히 극우논객인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을 비롯해 자민련, 조중동, 김용갑의원 따위는 색깔공세까지 펴며 원색적으로 노대통령을 비난하며 유감표명 철회를 요구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갑제,적장(敵將) 김정일의 공갈에 굴복한 노무현논평  ©조갑제홈페이지
대표적 극우논객인 월간조선의 조갑제 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장(敵將) 김정일의 공갈에 굴복한 노무현'이라는 논평을 싣고 노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조대표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과 가치관을 수호할 의지와 논리가 없다. 그가 통일 방해자 모택동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대한민국이 분열정권이라고 말하고,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미국 편에 서지 않고 말리겠다고 한 것이 다 그의 본심이다"라고 노대통령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자존심과 애국심이 없는 대통령을 가진 국민들은 살 길을 따로 찾아야 한다"는 황당하고 무례한 소리까지 떠들고 있다.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자민련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노대통령의 유감표명은 결국 북측의 남측 길들이기 전술에 우리 측이 무릎을 꿇은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도대체 우리 정부가 북측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북측의 불참선언은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남측의 길들이기 전술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는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측의 간교한 전술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한다.
  
또한 한나라당내 보수의원들의 최대모임인 '바른 통일과 튼튼한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회장 김용갑 의원)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북한의 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 선언은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을 증폭시키고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친북좌파세력들의 활동기반을 강화하며 더 많은 퍼주기를 끌어내기 위한 책략에 다름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오만불손한 책략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대통령이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는 8.15 국민대회에 참석했던 수많은 애국시민들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대통령 자신이 수호해야 할 우리 헌법 질서와 국민들을 내팽개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 20일자 인공기 태운 국민 대통령이 비난하나사설     ©조선닷컴
조중동도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지난 19일 'U대회 불참, 北불신 자초한다'는 사설을 통해 "정부가 할 일은 당당하게 대회참가를 촉구하는 것이다. 북한이 분별없는 주장을 계속한다면 '북한 없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중앙일보는 19일자 '참석 설득하되 매달리진 말라'는 사설을 통해 "정부는 대북 설득을 당당하게 하되 '어떤 형태로든 공식 사죄하라'는 북측의 협박에 넘어가 북한의 대회참석 유도를 위해 비공식적으로 '사죄'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또 남북 경협합의서의 발효를 지연시키는 북한의 연동전술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20일자 '인공기 태운 국민 대통령이 비난하나'라는 사설을 통해 “대통령까지 나서 유감을 표시해야 했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정부의 대북-대미 인식과 정책이 언제까지 이런 유의 표류를 거듭할 것인지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비난한다.

이들의 이런 주장이 한심하게만 들리는 것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는 측의 대회유치 목적과 시민들의 기대, 대회개최로 기대되는 경제, 외교적 효과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시기적으로 촉박했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대회 개최시기가 오래 남았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통일부장관’이 나서서 중재를 하거나, 다른 외교적 수단을 사용해도 늦지 않지만, 대회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말 그대로 이번 대회는 반쪽짜리 대회요, 외국의 관심도 끌 수 없는 대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입 만 열면 ‘국익우선’을 부르짖어 왔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없다. 죽음을 당할 수도 있는 전쟁터에 자국민을 내모는 파병안은 그토록 지지하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북한의 대회참가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선 점을 비난하는 점은 너무도 유치하다. 이런 어설프고 유치한 주장이야말로 정작 자신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국익’을 해치는 철없는 주장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필자는 '좋은 글을 통해 우리를 생각하는 PEN21사이트( http://www.pen21.com/ ) 운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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