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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나라당 아성 무너지려나
노무현 사단, 개혁신당연대, 386세대 출전채비 완료
조성래 개혁신당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 독자세력화 강조
 
김광선   기사입력  2003/08/19 [19:02]

▲좌측에 이해성 홍보수석, 우측에 최도술 총무비서관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이 잇따라 총선출마의사를 밝히는 가운데, 정치권은 사실상 총선정국으로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 따라서 각당의 지역구 위원장을 비롯해 총선 후보자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청와대의 총선출마 인사들과 민주당외각에서 추진되고 있는 신당연대 그룹의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이해성 홍보수석이 부산중,동으로 총선출마 의사를 밝혔고, 연이어 지난 17일 최도술 총무비서관이 총선출마의사를 밝히자,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을로 추천함에 따라 정치권이 이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는 그리 순탄치 만은 않을 듯 싶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과거에는 청와대에서 일하다 총선에 출마를 할 경우 대통령의 막대한 지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정치구도상 청와대가 지원을 할 입장도 아니고,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아 그의 후광을 받을 수 있는 노릇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와대 인사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련기사] 김광선, 노 대통령 '뻔한속', 부산에 있었다! (대자보 2003,8,18)

총선출마의사를 밝힌 이 수석과 최 비서관이 또다른 난관은 민주당과 함께 하지 않고 무소속을 강력히 표방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무소속을 주장하는 이유는 당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들이 민주당에 소속된다고 하더라도 공천이 확실히 정해진 노릇도 아니고, 현재 민주당이 지지부진한 신당논의로 인해 국민적 지지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 향하는 것은 그들에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앞으로 무소속으로 남을 수도 있고, 당외각의 신당추진세력과 결합할 공산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성수석과 최도술 비서관이 향하는 부산은 현재 17개 의석으로서 내년 총선에 최대 접전지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 총선 구도가 1차 방정식이 아닌 3차 또는 4차 방정식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복병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은 민주당의 신당논의가 어디로 흐를지 모르고, 개혁신당연대와 민주당이 정책공조를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당대당으로 결합을 할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또 여기에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이 1차에 이어 2차로 총선에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아니라 '3선 광역시기초단체장'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386세대 또한 포진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부산은 최대 적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부산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큰 복병으로 예상되는 세력은 민주당외각의 개혁신당연대이다. 이들은 부산에서 정치개혁추진위원회와 범개혁신당추진운동본부가 결합돼 있으며, 오랫동안 지역에서 탄탄한 활동을 해온 인물들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연대에서는 조성래 변호사(부산 금정, 현 한나라당 김진재 의원 ),  이태일 전 동아대 총장(부산 사하을, 현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 또는 해운대·기장을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그리고 부산정개추 공동대표인 허진호 변호사(부산 수영구, 현 한나라당 유흥수 의원)가 부산에서 핵심인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또하나의 그룹은 이른바 '386세대'이다. 특히 민주당 사상지역 정윤재 지구당위원장으로서(부산 사상, 현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 이번 총선을 위해 그동안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해운대·기장갑에 출마할 민주당 최인호 지구당위원장(부산 해운대·기장갑, 현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 또한 한나라당으로서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부산의 17개 지역구는 한나라당이 완전히 독점하고 있다. 결국 철옹성과 같은 부산지역에서 어느 그룹이 한나라당의 아성을 깰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과 견주어 가장 강력한 그룹이 될 수 있는 것은 '노무현 사단'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유력하게 떠오르는 인물은 부산 사하갑 (현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에 전 동아대 교수 출신 허성관 해수부장관과 북·강서갑에(현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대두되고 있다. 또 서구 (현 한나라당 정문화 의원)에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 그리고 진구갑(현 한나라당 김병호 의원)에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이다.

이들은 아직까지 출마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청와대의 2차 조직개편에서 이들이 출마의사를 밝힐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친 노무현 사단'이 되어 부산으로 출마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의 구도는 지역주의을 근간으로 하는 선거구도가 아닌 '친 노무현 vs 반 노무현'의 구도, 또는 '개혁 vs 반 개혁'이라는 구도로 선거가 치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일고 있다.

▲조성래 상임대표     ©대자보
이에 개혁신당추진연대 조성래 상임공동대표는 19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경우에 따라서 연말께 정치적인 명망가 그룹, 또는 장·차관급의 명망가를 영입할 생각이 있다"라면서, 특히 문재인수석을 재외하고 "조영동 홍보처장이라든가 이런 분들과는 협의할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 조성래 대표는 허성관 해수부장관과,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등 또한 구체적으로 영입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차후 '노무현 사단'과 결합한 의사를 시사했다.

결국 부산의 내년 총선 구도는 6개의 그룹이 칼을 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민주당과 한나라당, 민노당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복병으로 개혁신당연대가 준비하고 있고, '3선 광역기초단제장'을 비롯해 '노무현 사단'이 칼을 갈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부산을 공략할 경우 반드시 한나라당에게 승리할 수 없다는 계산이 지배적이다.

우선 한나라당을 축으로 민주당과 개혁신당연대가 표를 나눠먹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민노당과 '노무현 사단'까지 합세할 경우, 부산지역은 또다시 한나라당의 철옹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민노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은 정책공조 내지는 연대가 반드시 요구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합집산이 한국정치를 일그러 뜨린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손혁재, 한국정치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대자보,2003,8,19)

본지 손혁재 논설위원은 "한국정치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주제의 칼럼에서 "이념의 정치란 이념에 의해서 움직여 가는 정치를 말한다. 각 정당이나 정파가 특정한 이념을 기준으로 모이고, 또 그 이념에 근거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워 국민의 지지를 끌어들이는 정치가 바로 이념의 정치이다. 상황의 정치란 그때그때 벌어지는 상황에 끌려가는 정치를 말한다.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해 각 정당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정치가 움직여 가는 정치가 바로 상황의 정치이다. 지역주의 정당의 성격이 강한 우리 정치는 상황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념이라는 말이 사회주의 사상을 가리키고, 또 보수 기득권층이 부정적인 의미로 써왔기 때문에 이념의 정치가 수상쩍게 비칠지 모른다. 그러나 쉽게 비유하자면 이념의 정치는 생각 있는 정치이고 상황의 정치는 생각 없는 정치인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정치가 상황에 따라 싸구려 이합집산을 하는 정치가 아닌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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