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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한총련 노무현 동시죽이기?
조중동 '한총련 죽이기' 여론몰이에 '대통령코드'동원
민언련, "한총련시위에 등장한 '대통령코드' 이해할 수 없다"
 
윤익한   기사입력  2003/08/13 [12:31]

▲한총련 학생들이 장갑차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언론관련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8월 12일 '한총련 주한미군사격장 진입 시위'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논평을 발표, 미국 스트라이커 부대가 가져오는 한반도 위험요인에 대한 고려없이 한총련을 비난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대해 "그럴 자격이 있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논평은 일부언론이 학생들의 시행착오를 이후에도 기회있을 때마다 협박성 단골메뉴로 들고 나와 국론분열을 일삼는 태도가 과연 언론으로서 자질이 있는 것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민언련은 논평에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한총련 시위를 '불법·과격 시위'와 '폭력성'만 부각시켰고 조중동의 경우 사실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한총련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속기동여단(미국 스트라이커 부대)이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해외원정 훈련을 한국에서 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주장에 귀 기울일 부분이 있다"면서 대부분의 언론들이 학생들의 시위 원인에 대한 보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11, 12일자 기사를 통해 한총련 시위를 '난동'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으려는 도시게릴라형 공격"으로 표현한 데 대해 "한총련 학생들은 위협적인 소지품 없이 성조기와 선전물만 들고 미군 사격장에 진입한 것"이라면서, "조선이 이를 두고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흔든다'고 표현한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과 동아가 각각 <정부·한총련, 韓·美 同盟을 어쩔 셈인가>, <한총련 정부대책 단호해야 한다> 사설을 통해 학생들이 성조기를 태우는 장면을 강조하면서  "미군 병사들은 분노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을 것", "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땀 흘리며 훈련하고 (한국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일부 미국 기자들의 불만은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등의 기사가 지극히 미국적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임종석 의원의 한총련 관련 발언을 조선과 동아가 '배후조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왜곡한데 대해, 임의원이 곧바로 반박성 보도자료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12일자 사설에서 <한총련 배후의 30대 무직자들>이라는 기사를 실은 사실에 대해 민언련은 논평을 통해 강하게 비난했다.

[참고기사]조선일보, 한총련 배후의 30代 무직자들 (2003.8.12)

▲조선일보 사설     ©조선닷컴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총련의 전신인 전대협 의장을 지낸 임종석 민주당 의원이 “89·90학번이 한총련 활동에 개입해서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기술해, 임 의원의 보도자료를 아예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조선일보가 자신의 논리전개에 필요한 것은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일방적인 보도를 함으로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조작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조선은 또 이 사설에서 "89년이나 90년에 대학에 입학했다면 지금은 대개 30대 중반의 나이일 것. 사회에 진출해서 맹활약하고 있어야 할 나이에 캠퍼스 주변을 맴돌면서 어린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을 한총련으로 끌어들이고, 미군부대 같은 시위현장으로 내몰았다는 이야기" 라는 식으로 논리를 과도하게 확장시켜 학생운동권 안팎에 '주사파' 논란을 재연시키고 있다.

[관련기사]심재석, "한총련 89-90학번 배후조정" 보도는 왜곡 (대자보 2003. 8.11)

논평에서는 조중동이 오히려 한총련 시위의 원인을 정부의 강경하지 못한 대응에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중앙일보가 <장갑차 시위 방치 책임자 문책하라>기사에서 "혹시라도 한총련에 무조건 관대한 것이 소위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는 것이라고 착각한 눈치보기는 아니었는지 걱정스럽다"고 한 대목에서는 "엉뚱하게 '대통령의 코드'가 등장한 연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한겨레와 경향은 한총련의 무리한 행동을 비판하면서 정부가 강경일변도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이 있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해 보도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일부언론의 여론몰이에 따라갈 것이 아니라 왜 학생들이 스트라이커 부대의 한국 내 실전훈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총련의 주한미군사격장 진입시위를 전하는데 있어 우리 언론들의 친미적 접근법은 민언련이 지적한 것처럼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한총련 합법화를 무기삼아 학생들의 자율적 사고를 가로막고 집회와 결사의 자유마저 봉쇄하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의 보도는 국민들의 알권리 침해이자 언론의 역할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오히려 학생들을 사회불순세력으로 몰면서 한편으론 원인과 해법을 찾는 방식에 있어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이미 언론이 아닌 권력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일반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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