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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투신자살[5신]
재계, 정 회장 죽음을 둘러싸고 분주한 움직임
 
취재부   기사입력  2003/08/04 [11:16]

[5신] 재계, 정 회장 죽음을 둘러싸고 분주한 움직임

▲ 고 정몽헌 회장의 영정사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4일 오전 서울의 현대 계동사옥에서 투신 자살하면서 각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나 정계 등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한 개인의 삶이 마감된 이번 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조의를 표하는 와중에서도 이번 일이 차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주히 관찰하고 있다.

 우선 은행권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그룹 일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기는 하나 지난 2000년에 있었던 소위 '왕자의 난'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지배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단기적으로는 경영구도 등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이 개인적인 대출 보증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른바 MH 계열사들이 대부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계열사의 구조조정이나 경영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도 4일 정회장의 자살이 현재 진행 중인 현대투신증권의 매각 본 협상과 현대증권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삼성증권 역시 정회장이 이끌었던 현대상선에 대한 지급보증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한편 현대상선, 현대정보기술, 현대택배 등의 주거래 은행인 산업은행은 중장기적으로 소유. 지배구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계열사별 여신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면밀한 분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계열인 M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회장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재벌개혁의 칼날이 무뎌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이 급격히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증권계 일부에서도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금융회사들의 계열사 주식 의결권 행사 실태를 조사한 것에 대해, "외국에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정부와 재계가 의결권 확보를 위해 힘 겨루기 중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정회장의 자살이 재계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 재벌개혁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크다고 보았다.

한편 MH 계열사인 현대아산,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증권, 현대투신운용, 현대정보기술, 현대택배,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계열사의 회사들의 주식은 오늘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 경제부 홍성관 기자

[4신] 대검, '대북송금사건' 수사 미궁속으로 빠질수도

▲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YTN
고 정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현재 대검에서 조사중인 '대북송금사건의혹'은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재경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외국과 자본 거래한 혐의와 2000년 6월 현대그룹이 도산 위기에 직면했을 당시 유동성 위기 극복 명분으로 지원 받은 은행 대출금을 이사회 동의 없이 북한으로 송금한 혐의, 그리고 북송금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열사에 분식회계를 지시(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상태에 있었다.

범죄사실만 놓고 보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정회장의 구속은 국내외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현대의 대북사업을 비롯해 전반적인 대북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로 재판 중이었다.

결국 재판부는 정 회장의 사망신고서가 접수되는 대로 정 회 장에 대한 공소기각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는 "지난 1일 3차 공판에서 특검과 변호인측의 신문이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8일 오후 2시로 예정된 4차 공판에서 결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이 현대 비자금 150억원의 내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핵심 인사였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의 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이 150억원 돈세탁에 깊숙이 개입한 김영완씨(미국체류)에 대한 귀국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의 자살로 수사는 미궁속으로 빠질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정치부 김광선 기자

[3신] 네티즌 반응 제 각각

4일 새벽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각 사이트에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정회장 자살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인터넷 한겨레 토론방에서 ‘나무그늘’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정회장의 죽음 일종의 “백색테러”라면서 “균형잡힌 상식이란 용납하지 않는 민족의 염원마저도 외면하는 '정권찬탈의 욕망에 사로잡힌 세력'과 '보수세력'”이 정회장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다음 미디어에서 한 네티즌은 “뻔뻔스런 한나라당이 결국은 사람까지 죽였다”며 대북특검을 주장한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보수적인 네티즌들은 정회장의 죽음이 김대중 전대통령과 햇볕정책이라는 의견을 표시했다.
조선닷컴에서 하경철씨는 “김대중 정권의 대북사업은 아까운 젊은 인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햇볕정책이 정회장 자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 최병상씨도 “노벨평화상의 수상의 뒤안길에 평화가 아닌 이러한 불행이 얽혀 있다니 아이러니”라고 말하고 “현정부 또한 전정부의 이런 불행한 전철을 밟고 있다” 주장했다.

창사랑의 아이디 심마니씨는 정회장의 죽음이 “선친께서 일궈낸 불도져 같은 추진력,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의 순수한 동포애를 정치논리로 이용한 김대중 정권과 한술 더 떠 정권유지에 이용한 김정일 정권의 합작이 낳은 최악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자살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정치부 심재석 기자

[2신] 여야 정몽헌 회장의 죽음 애도, 남북 경협 차질 없기를

정몽헌 회장의 투신자살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대변인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4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남북 경협사업 등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을 많이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가족과 현대아산 관계자들에게도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남북 경협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길 바라며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의장이 투신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 것은 충격적이고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무슨 말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마저 끊어야 했는지 그 이유와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정 회장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4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 회의에서 "고 정몽헌회장은 경제발전에 기여한 부분과 현대아산을 통해 대북사업에 노력한 부분 등은 인정을 한다"며, "그러나 정권이 정략적으로 기업을 끌어들여서 이러한 사태가 난 것은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아침 6시 50분경 휴가지에서 정몽헌 회장의 자살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윤대변인에 따르면 노대통령이 정회장의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간 경제협력사업과 남북관계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했고 "정 회장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중인 남북간 경협사업이 고인의 뜻대로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정치부 김광선, 심재석 기자

[1신] 정몽헌 회장, 4일 새벽 현대사옥에서 투신자살

현대아산 정몽헌 이사회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계동 사옥에서 투신자살함에 따라 대북송금 및 현대 비자금 150억원 사건 규명을 위한 검찰수사와 재판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북관련 사업에 있어 중심역할을 했던 정회장의 자살은 향후 금광산 관광을 비롯해 개성공단 조성 등 대북 경제협력 사업에 난항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사체는 지난 4일 오전 5시 50분경 사옥 청소원 윤모씨에 의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정몽헌 회장은 12층 건물에서 투신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소방관의 사체확인 소견 등을 미뤄 오전 1-2시경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회장은 투신자살 전에 김윤규 현대아산사장과 부인, 자녀 3명에게 유서를 남기고, 유서에는 “나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달라.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정몽헌 회장은 자살배경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정회장은 그동안 대북송금과 ‘150억 부분의 비자금’과 관련해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조성 등의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회장은 최근 ‘대북불법송금’와 관련해 송두환 특검팀으로부터 수사를 받았고, 특검팀 해체후 검찰로부터 ‘150억원 비자금 조선’과 관련 출국금지를 받고 있는 상태였으며, 수시로 대검에 소환, 조사를 받아왔다.

현재 정회장의 시신은 서울아산병원에 안치 돼 있으며, 빈소는 고 정주영 회장의 빈소로 사용 됐던 3층 30호실이다.  / 정치부 김광선 기자 


정몽헌 그는 누구인가?

고(故)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은 고(故)정주영회장의 5남중 막내이다.

그는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연세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를 거친 엘리트였다. 75년 현대중공업 사원으로 현대에 몸을 담근 뒤 77년 현대건설 이사와 81년 현대상선(주) 대표이사를 통해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금강산 관광 사업 등 대북사업을 관장하면서 정주영 회장의 강력한 후계자로 떠올라 현대 `왕자의 난'에서 형 정몽구 현대자동차 사장을 누르고 현대그룹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00년 6월  현대 아산의 회장에 올라 대북사업을 주도하던 중 최근에 금강산 사업이 쉽사리 진행되지 않고, 대북특검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정치부 심재석 기자

1975/11/01 - 1977/01/31 현대중공업(주) (차장)
1977/02/01 - 1981/01/31 현대건설(주) 이사
1981/02/01 - 1988/02/29 현대상선(주) 대표이사 사장
1984 - 1992 현대전자산업(주) 대표이사 사장
1988/03/01 - 1995/12/31 현대상선(주) 대표이사 부회장
1989/08/11 - 1992/12/31 현대엘리베이터(주) 대표이사 회장
1992/01/01 - 현대전자산업(주) 대표이사 회장
1993/08/18 - 1998/12/31 현대정보기술(주) 대표이사 회장
1996/01/01 - 1998/01/13 현대그룹 부회장
1996/01/01 - 1998 현대건설(주) 대표이사 회장
1996/01/01 - 1998/12/31 현대상선(주) 대표이사 회장
1997/01/01 - 1998/01/12 현대종합상사(주) 대표이사 회장
1997/01/01 - 1999/06/30 현대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 회장
1997/01/01 - 1999/03/27 (주)금강기획 대표이사 회장
1998/01/13 - 1998/03/31 현대그룹 회장
1998/04/01 - 2000/06 현대경영자협의회 회장
2000/06 - (현)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2000/12 - 현대건설 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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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8/04 [11:1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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