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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 "CBS가 백성학 녹취, 변조·조작"
언론노조 등 시민단체 "방송위는 정치놀음 말고 시청주권 회복하라" 촉구
 
박철홍   기사입력  2007/03/19 [18:47]
경인지역 1300만 시청주권과 180여 희망조합원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경인TV 허가추천 안건이 20일 오전 10시 방송위원회 본회의 결정을 앞두고 언론노조 등 각계각층에서 방송위의 허가 추천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경인TV방송은 1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CBS가 지속적으로 제기한 경인TV방송 대주주이자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스파이 의혹' 제기가 “(백성학 회장의)녹취록을 변조한 것”이며, “CBS가 6대 주주이면서 경영권 확보를 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언론노조와 희망조합, 창준위는 19일 오후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위에 경인TV를 허가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박철홍

언론노조와 희망조합, 경인TV방송창사준비위원회, 경기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작년 10월 경인TV 1대주주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스파이 의혹이 불거지면서 1300만 지역민의 시청주권 회복이 무한정 표류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방송위원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경인 TV의 허가추천을 장기표류 상태로 끌고 가려고 한다는 우려도 들려온다"며 "지역민의 조속한 시청권 회복이야말로 방송위가 경인 TV허가추천을 통해 구현해야 하는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백성학 회장이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와 2년이 넘도록 새방송 만들기에 헌신한 구 iTV 직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했다"며 "우리는 3월 말 검찰 발표가 국회 위증에 관련된 것이며 위증 결과가 허가추천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법률 자문 결과를 방송위가 받은 것을 알고 있고, 만일 방송위가 검찰 조사결과를 토대로 또다시 결정을 유보한다면 그러한 결정을 내린 방송위원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준안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지사를 통해 "경인TV 컨소시엄이 설립된 이후에도 방송위원회는 경인TV허가추천을 소홀히 했다"며 "희망조합원들의 2년여동안 장기투쟁은 방송노조에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으며 언론노조는 조합원들이 신명나게 방송을 제작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훈기 희망조합 위원장은 "방송위는 더 이상 정치권에 휩쓸리는 정치놀음을 그만두고, 1300만 시청자의 권리를 유린하지 말라"면서 "그동안 방송민주화를 위해 희망조합원들은 올곧은 방송을 만들 자신이 있고, 모범적이고 건강한 방송을 만들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김환균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은 "800일 넘게 눈물을 삼켜온 희망조합원들의 마지막 남은 목적은 경인지역 시청자 주권의 원상회복"이라며 "방송위원회가 정파에 따라 의견을 달리해 더 이상 경인TV허가추천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창화 인천지역TV주파수지키기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방송위가 국민의 혈세를 받아가면서도 경인TV허가추천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이라며 "내일 허가추천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방송위는 해체되어 한다"고 주장했다.
 
양문석 언론연대 정책실장은 "방송의 독립을 위해서 1400일 넘도록 참혹함을 견뎌온 이들이 희망조합원들인데, 이들이 방송을 위한 마지막 고비를 겪고 있다"며 "방송독립을 위해서 가장 먼저 나서야 하는 방송위가 방송의 독립성을 위한 깃발을 올려온 희망조합원들에게 비수를 꽂아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양 실장은 "희망조합원들이 UCC동영상에서 흘렸던 눈물은 방송독립을 위한 고통이었으며, 이에 대해 시민사회와 방송계는 조합원들을 보상해야 한다"며 "방송위는 역사적 책무를 인식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임소연 희망조합 조직국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희망조합원들이 손수 적은 '800일의 약속, 희망편지'를 낭독했다. 이 편지에는 평생 방송인으로 살고 싶다는 다음과 같은 소망이 담겨있었다.
 
▲임소연 희망조합 조직국장이 희망조합원의 염원을 담은 '800일의 약속, 희망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박철홍

 "지금까지 젖 먹던 힘을 다해 방송했다면, 이제부터는 죽을 힘을 다해 방송하겠습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진짜 참 방송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할 것입니다. 다시 방송하는 날, 우리 모두 역사의 한 켠에 서 있을 것입니다. 시청자를 위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희망조합원들은 "800일 전의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며 "경인지역의 밝은 눈과 열린 귀, 튼튼한 다리가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희망편지를 방송위원회에 전달했다.
 
▲이훈기 희망조합 위원장과 희망조합원들이 방송위 관계자에게 허가 추천을 촉구하는 희망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박철홍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환균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 박광원 통일민주협의회 회장, 박창화 인천지역TV주파수지키기협의회 집행위원장, 배경숙 아시아여성법학 연구소장, 오경환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양문석 언론연대 정책실장, 이은주 인천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이준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집행위원장, 이창형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최상재 SBS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CBS,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육성녹음 조작?
 
한편 경인TV방송은 1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CBS가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육성녹음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경인TV방송은 1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에서 CBS가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육성녹음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박철홍

경인TV방송은 CBS가 지난 6일부터 자사매체인 CBS라디오, 노컷뉴스, 데일리 노컷등에 불법 도청한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육성 녹음'을 공개한 것에 대해 CBS 녹취록의 진위 여부를 밝히고자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공개된 녹취파일 7개를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
 
또 경인TV방송은 "CBS가 녹취까지 조작해 경인 TV 개국을 방해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CBS의 불법녹취 및 왜곡행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공개된 녹취파일의 소리 편집상태에 관한 전문가 1차 감정서'를 이날 공개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는 녹취내용을 1/1000초 단위로 1차 감정한 결과, "녹취한 내용을 구간부분 발췌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걸쳐서 인위적인 편집이 이뤄졌고, 수차례 걸쳐서 소리 끊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용에서 말하는 순서를 옮기는 듯한 소리삽입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소리를 청취자가 듣게 되면 내용이 훼손되어 단어와 음절의 내용이 잘못 전달되는 등의 청취 왜곡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인TV방송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숭실대 소리연구소의 공개된 녹취파일의 소리 편집상태에 관한 전문가 1차 감정서를 공개했다.     ©숭실대 소리연구소

또 연구소 감정서는 "공개된 녹취내용은 원본소리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고, 특히 녹음을 옮기는 과정에서 인위적 편집을 수차례 수행하여서 소리의 상태가 심하게 훼손됐다"며 "인위적인 소리의 삽입을 나타내는 소리 단절구간이 나타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이 공개된 녹취내용은 진실성에 큰 문제를 담고 있으므로 법적인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CBS 관계자는 "원본소리 자체를 방송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구간을 파일로 만드는데, 이로인해 단절현상이 생긴다"고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소리 단절구간 현상과 관련, 경인TV방송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소측의 결과를 인용하면서 "CBS가 지난 6일 <"미국이 엮은 거야" 정보 유출 의혹 백성학 육성 공개>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첫 번째 녹취록은 모두 5군데 편집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단어, 어절, 문장 등이 골고루 편집되었으며 CBS는 자신들이 짜놓은 시나리오에 맞춰 내용을 악의적으로 구성한 것이 확인됐고, 5번째 음성 파일의 경우 특정 문장이 고의로 삽입된 흔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CBS에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CBS는 이에 대해 “백성학씨가 신문광고를 통해 이같이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것은 전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자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이며, “백성학씨와 경인 TV는 CBS와 CBS 임직원에 대한 허위 비방광고를 즉시 중단하고 겸허한 자세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기다리기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인TV 방송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은 16일 오후 경인TV방송을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일종의 '사회 공헌 선언'을 발표했다. 백 회장은 "경인방송(주)은 공익적 민영방송입니다"라는 제목의 선언에서 " ‘소유와 경영 분리’를 통해 건강한 방송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혀 경인방송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등 개국을 위해 경영권도 양보하겠다는 뜻을 비추기도 했다.

2004년 12월 경인방송이 정파된 뒤 구 iTV 직원들로 구성된 '희망조합'의 조합원 180명이 지난 12일부터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1주일째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300만 경기 인천지역의 시청권을 가늠할 방송위의 허가 추천은 20일 오전 방송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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