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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에서 '스크린쿼터 사수'를 외치다
영화평론가협 양윤모 회장 1인시위, 전세계 영화관객들에게 동참 이끌어
 
김명완   기사입력  2006/09/07 [17:22]
미국 시애틀에서 한미FTA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 일행이 베니스영화제에서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대입장을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알렸다.

양윤모 회장은 지난 3일, 4일 이틀 동안 베니스영화제 공식 상영관 팔라쪼 델 시네마(Palazzo del cinema) 앞에서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교류를 위해 스크린쿼터는 원상회복되어야 합니다(Restore Screen quota for exchange and co-existence of diverse culture)'가 적힌 피켓을 들고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1인시위를 했다고 영화인대책위가 전했다.

▲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은 지난 3일, 4일 베니스영화제 공식 상영관 팔라쪼 델 시네마 앞에서 스크린쿼터는 원상회복을 위한 1인시위를 했다.     © 영화인대책위 제공
양 회장은 헐리우드의 문화 독점 체제와 맞서 싸우는 한국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운동에 대한 지지를 전세계 영화인들과 언론에게 호소하였으며, 시위 마지막 날인 4일 '시위활동을 마감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양 회장은 선언문에서 "세계 영화인의 지지와 공동의 관심에 힘입어 우리는 대형 자본 헐리우드 영화로 대표되는 문화제국주의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 회장은 "한국과 미국은 FTA를 추진하면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의 정신을 손상시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세계의 번영을 위해 유네스코 정신에 합당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한국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 영화인들은 문화다양성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선언문 발표에는 채널 이탈리아 TV방송 등 국내외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고, 베니스영화제 시위에는 현지 유학생들의 자발적인 시위와 동참이 나흘 동안 내내 이어졌다. 또한 외국인들의 호응도 컸는데, 특히 4일 시위에는 영국인 야스민 브라운호퍼씨도 동참하여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브라운호퍼 씨는 "영국에서도 미 헐리우드 영화가 모든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번 칸느영화제에서 진행한 한국 영화인들의 투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번에는 동참을 결심하였다"고 밝혀 전세계 영화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미 헐리우드의 독점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영화계의 문제점임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시위활동을 마감하는 선언문' 전문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베니스영화제 시위 활동을 마감하며-

오늘 우리는 4일 간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중요한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63회 베니스영화제 위원장인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이 "다양한 문화의 교류와 공존을 위한 스크린쿼터를 지켜주십시오"라는 피켓을 들고 레드카펫에서 함께 서 주었습니다. "짝패"의 류승완 감독과 스텝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집행위원장도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영화인의 지지와 공동의 관심에 힘입어 우리는 대형 자본 헐리우드 영화로 대표되는 문화제국주의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FTA를 추진하면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의 정신을 손상시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계의 번영을 위해 유네스코 정신에 합당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한국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한국 영화인들은 문화다양성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기고자 합니다.

▲ 양윤모 회장의 1인시위에 많은 외신기자와 영화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 영화인대책위 제공

우리는 63회 베니스영화제 조직위원회 측의 협조와 지원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며, 특히 마르코 뮐러 집행위원장의 소수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인류의 사랑을 향한 한국 영화인들과 베니스 영화제간의 돈독한 유대를 기원하며...

2006.9.4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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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9/07 [17:2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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