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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 수 없다”
[책동네] 87년 1월부터 민주항쟁 승리까지의 항쟁사 일목요연하게 정리
 
김철관   기사입력  2007/02/19 [12:51]
87년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맞이했다. 6월민주항쟁2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가 발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박종철 열사 20주기 추모식을 가졌고, 국가기념일사업, 백서발간 등을 위해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87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민주항쟁사를 담은 생생한 기록서가 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사회수석을 지낸 김정남 씨가 지은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 수 없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7년 1월)가 바로 그 책.

▲김정남 씨가 지음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 수 없다> 책표지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7 1
1987년 민주주의 희망을 가슴에 새기고 온 나라 민중들이 '군부 독재타도', '민주주의 쟁취'를 외쳤던 그 날의 함성들이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6월 숭고한 민주항쟁 속에 박종철 열사가 있었다. 대학생 신분을 버리고 민주화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진 고문 속에 산화해간 박종철 열사의 죽음으로 6월 민주항쟁이 시작됐다."

이 책을 출판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함세웅 신부는 "6월 항쟁이후 우리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신장됐으며 민주선거를 통해 정부가 수립되고 국가공권력에 의한 억압이 약화되는 등 정치적 민주주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6월 민주항쟁 스무 돌을 맞아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 그 날의 함성을 기억하고자 책을 마련했다"며 "민주주의 열정으로 하나가 됐던 그 날의 정신이 한국사회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1월 14일, 11시 20분', '박종철, 그는 누구인가?', '카인아! 아벨은 어디 있느냐', '적반하장-4·13호헌조치',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 '6·10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 및 호헌철폐 민주헌법쟁취범국민대회', '명동성당 농성투쟁', '이한열과 최루탄 추방의 날', '민주화 대행진 그리고 장엄한 승리', '눈물뿐인 이 나라의 꽃이 되었다' 등의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87년 1월부터 6월 민주항쟁 승리 그 날까지의 항쟁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김정남 씨는 이 책에서 박종철 열사 죽음을 두고 "87년 1월 16일 경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돼 있다"며 "이 말은 한때 세간의 비웃음과 더불어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유행어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87년 1월 14일 오전 11시 40분, 중앙대 부속병원 의상 오연상은 간호사와 함께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죽은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조사실 509호실에 도착해 본 조사실 구조를 알렸다"며 "그에 따르면 '두어 평 되는 방 오른쪽으로 간이침대가 놓여 있고, 왼쪽으로 걸상이 두 개 달린 책상이 있었다. 취조실 안쪽으로 높이는 80센티미터 가량 되는 나지막한 칸막이가 있고, 칸막이 뒤로 타일바닥에 양변기와 욕조가 놓여 있는 것이 한눈에 들어 왔다. 화장실은 문이 닫혀 있지 않아 양변기와 욕조가 취조실에서 훤히 보이도록 설치돼 있는 게 특이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남 씨는 "의사 오연상은 '도착해 보니 이미 청년은 숨져있었다'고 말했다"며 "특히 오연상은 '7∼8명의 수사관은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87년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명의로 발표된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진상이 조작되었다'라는 성명서를 작성한 장본인이 바로 이 책을 지은 김정남 씨다. 

김정남 씨는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64년 6·3한일회담반대운동으로 구속, 30여 년간 민주화운동을 했다. 87년 6·29선언이후 <평화신문> 창간을 주도 편집국장을 지냈고,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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