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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골프장 추진하는 우리당은 '골프당'인가?
[주장] 지역토호 살찌우고 환경파괴 가속, '골프끊겠다' 정치인 지지
 
비나리   기사입력  2004/04/03 [01:17]

골프장이 우리나라에 늘어난다. 원래 골프장에 태어나서 한 번도 안가봤기 때문에 좀 나쁘지 않나하는 생각 이상을 가지지 않았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일주일 동안 골프장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적어도 대한민국에서의 골프는 단순한 생태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며, 선과 악을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 골프, 치십니까?

대한민국은 골프를 중심으로 두 개로 갈린다.

골프를 좋아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재벌이거나 재벌하수인, 의사, 변호사, 아니면 국영기업의 간부이거나 지역유지, 혹은 조폭이다.

아닌 사람도 가끔 있지만, 하여간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사람들이다.

골프를 언젠가는 치고 싶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싶지만, 아직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다.

골프장 얘기만 나오면 넌저리치는 사람들은 대개 골프장 주변의 농민이다. 실제로 피해를 겪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골프와 연계된 모든 얘기들은 부패와 관련되어 있다.

2. 골프의 경제성

골프가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고용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거의 없고, 보통 300억 정도되는 골프장을 10개쯤 만들면  900명의 고용효과가 생긴다. 전북도의 주장대로라면, 골프장 하나의 순 고용은 90명이다.

물론 약간의 관광객 유치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는 일일 골프이기 때문에, 순 지역경제 효과도 그리 높지 않다. 골프장 일일 이용하는 손님수에다가 점심 식사비를 곱하면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치사하게 계산을 하면 여기에 매춘 비율을 곱해서 러브호텔의 방 하나당 비용인 15만원 정도를 곱해서 추산하면 지하경제에 대한 기여비율까지도 계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식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순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골프장은 아파트와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시장이 돌아간다. 소위 분양권이라는 방식으로 아파트가 자금을 모아나가는 것처럼 골프회원권이라는 걸 통한 수익구조를 형성한다.

그래서 골프장 주인이 돈을 번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골프장 주인 한 사람에게 집중된 수익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말은 기본적으로 거짓말이다.

골프장은 지방정부의 부패와 정확히 연동되어 있다. 골프장 수입의 23%를 지방정부가 세수로 거두어 들일 수 있다. 정확히 얘기하면, 생태계의 일부를 죽여서, 그 댓가로 지방정부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니까 지역 경제에 기여한다는 얘기는 맞지 않고, 지방정부 재정에 보탬이 된다는 얘기는 옳은 얘기다.

그래서 부패한 지방정부들이 골프장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런 논리로 현재의 사태를 들여다보면, 전북과 제주도와 같은 지방정부가 부패도가 가장 높다. 문제는 골프장 확대를 통한 지방세수가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조세 개편으로 풀어야 한다.

3. 골프는 건강에 좋은가?

오랫동안 계속된 지역의 골프장 반대운동에 대해서 기본논리를 제공하고 있는 집단은 한국생태학회와 의료협회 같은 곳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자연을 공부하는 학자들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들이 골프장 예찬론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은 주로 살충제와 제초제인데, 190여개의 골프장 가운데 90여개 정도가 매년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농약잔류량 검사에서 적발된다. 이 중에 맹독성 고독이 발견되는 곳도 있다.

잔디에서 대부분 농약이 잔류되고 있고, 그린이 오염된 곳도 많을 뿐더러, 토양오염의 경우는 대부분 문제가 된다.

제초제의 경우 6일 정도면 분해되는 방식으로 기술개발을 하겠다고 몇 군데에서 주장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에 대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근무한 캐디에게 여러가지 병들이 많은데, 캐디들은 비정규적이고, 현재 제대로 노조 구성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문제제기를 못해서 그렇지, 캐디들은 지금 보건의료의 사각 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간단하게 알아본바에 의하면, 암발생률과 불임률, 그리고 기타 농약관련 질환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리가 없다.

우리나라의 헥타르당 농약사용량은 작년에 약간 늘었다. 총 179개 골프장에서 225톤 정도의 농약을 사용했다.

굼뱅이와 나방유충을 구제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지오릭스라는 농약은 고독성인데, 강원 고성의 알프스 골프장과 경남 양산의 통도 골프장에서 검출되었다. 이곳에 대해서 수질환경보전법 제 60조 1항에 의해서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가되었다.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형사고발 대상이다.

간단히 얘기하면 침묵의 살인이다.

농약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장은 경주신라의 헤타아르, 즉 3,000평당 54.12킬로를 사용한다. 흔히 사람들이 자살용으로 사용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응급조치로 살려본 적이 없다고 하는 그라목손 한 병이 300그램 정도 된다고 계산하면, 엄청난 양을 살포한 셈이다. 그냥 물과 비중이 같다고 환산하면, 1리터짜리 페트병 50개를 눈 앞에 보이는 면적에 살포한 셈이다. 유성 골프장,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전부 만만치 않은 농약이 살포되었다.

사람들이 꿈에 그리는 골프장인 제주도의 중문 골프장의 경우는 28.02킬로가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거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미국 골프장에 대해서도 골프장에 갔다 오면 반드시 손을 씻고, 아이들을 만져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권고안 같은 것들이 있다.

끔찍한 곳에서 건강에 좋다고 골프를 치고 있는 상황은 약간 이해하기가 어렵다.

4. 골프의 정치경제학

골프장 설립에 대해서 반대한 마지막 보수정치인은 DJ다. DJ 시절의 민주당에서 골프장 설립에 반대하는 공약을 채택한 적이 있다.

지금의 열린우리당의 주장이 입수된 것에 의하면 80개에서 100개 정도의 골프장이 열린우리당의 지역출마자 공약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전북지역과 제주지역에서는  각각 10개와 30개의 골프장을 추가하기 위해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몇 개의 골프공약을 다 더하면, 전국에서 100개 정도의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공약이다.

새로이 추가된 사항은 '시민골프장'이라는 것이다. 도봉산 중턱을 밀어서 골프장을 짓겠다는 희안한 발상이 전국에서 진행되고, 일금 일만 오천원이면 골프를 칠 수 있는 시민골프장이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공식적으로 골프장에 대한 반대공약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특수지역개발제한법으로 말안되는 골프장 건설을 제안할 수 있는 공약이 제시되어 있다.

골프만 놓고 보면, DJ 시절의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골프가 가지고 있는 생태계 재앙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던 셈이지만, 열린우리당은 골프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울만큼 타락한 셈이다.

골프장이 지역생태계에 미치는 파국 효과는 거의 계산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밑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농사 실패와 유기농 단지의 몰락 등등이 1차적이고 직접적인 피해다.

제주도의 경우는 보다 심각하다. 화산지형에 형성된 전체가 거의 연결된 지하수를 직접 오염시키기 때문에, 생태계 파괴 등 수치화시키기 어려운 피해는 차지하고라도, 제주도 전체가 일거에 오염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환경용량이라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 있는데, 지하수 오염과 지하수 량으로 간단히 계산해보더라도 100배는 족히 넘을 오염물질이 제주도 식수원으로 직접 유입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생태계는 일종의 생태네트워크로 연계되어 있는데, 골프장은 이 네트워크 자체를 단절시킨다. 사람들 눈에는 잔디로 구성된 아름다운 자연이지만, 자연의 눈으로 보면 거대한 암세포 덩어리 같은 것과 같다.

그래서 골프장을 녹색 사막이라고 부른다.

이 녹색 사막이 한반도라는 생태계에는 그야말로 암세포와 똑같은 것이다. 이 암세포가 늘어날 때 지방 정부가 매출액의 23%를 세원으로 얻어들이지만, 인체에 미치는 치명적 피해와 생태계에 미치는 치명적 피해는, 가장 간단한 복원비용 계산으로도 수 천조에 달할 것이다.

골프장을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골프장 지을 때는 200억에서 300억 정도라지만, 하나당 1조 이상의 비용이 든다.

그리고 그 복원 할 때까지의 한 생명을 일반적 보상기준으로 2억 5천만원으로 잡고,  잠재적 피해대상과 발병비율 같은 것으로 계산해보면, 이것도 수 백조의 사회적 손실이 생겨난다.

여기에 복원할 때까지 우리나라 생태계가 받게 되는 치명적 비용을 계산하면, 거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나온다.

30개의 골프장을 추가적으로 건설해서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과 주거단지가 죽儲嗤??살 수 없는 땅이 된다고 가정해서 비용계산을 하면, 아무 계산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래도 골프장은 건설한다. 타락한 국가와 타락한 정부, 그리고 타락한 지도자와 타락한 지식인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5. 골프는 가장 간단하게 부패를 알 수 있는 잣대이다

골프를 많이 치는 사람들이 지도자로 있는 정당은 부패한 정당이다. 골프가 한국 자본부의의 지하자금과 정부사이의 고리이며, 동시에 부패한 밀실정치의 메카니즘을 만들기 때문이다.

골프 기사를 많이 내고, 골프 광고를 많이 내는 신문일수록 부패한 신문이다. 구독자들이 부패했기 때문이고, 광고주가 부패했기 때문이다.

골프 얘기로 화제를 주로 삼는 집단일수록 부패했거나 정부와 같은 권력과 가까운 집단이다.

골프장에 가서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이미 부패하였거나 앞으로 부패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다. 자신의 행복 외에는 사회적 행복을 고민해본 적이 없을 확률이 높다.

골프장을 유치하고 건설하는 것을 공약으로 삼는 지방정부일 수록 부패했고, 그런만큼 풀뿌리 민주주의의 토대가 약한 지역이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을 수 있는 스스로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골프도 치면서 정의를 논한다는 개혁이나 변화의 바람 같은 얘기는 다 거짓말이다.

골프를 반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정의에 그만큼 기여하는 일이다.

가장 간단하게 부패를 알 수 있다.

골프장이 들어서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토호이거나 수구세력이거나, 타락한 집단이다.

골프 치십니까?

새로 사람을 만났을 때 난 이렇게 물어본다. 고향이나 나이나 학교보다 더 그 사람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가 살아계신다면 골프를 치지 않았을 것이고 반대했을 것이다.

지금 이 땅에서 골프장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없다. 노무현 집권이후로 무려 백 여개의 골프장이 새로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190개 정도의 골프장이 있다.

30년 동안 지은 것만큼을 5년 사이에 짓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반대하지 않는다면, 읍면단위까지 지어주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박정희가 논두렁에 앉아서 막걸리 기울이는 모습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거짓말이고 이미지 정치라도 좋다. 제발 골프 끊었다는 발언하는 정치인이 있었으면 난 그 사람을 지지하겠다.

그만큼은 개혁적이고,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도움이 되고, 태어나지도 않을 아이들에게도 적어도 그 발언과 그 선택만큼은 도움이 된다.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골프장을 그만짓게 하는 거다.

10년이면 우리나라 생태계가 녹색 사막이라는 암세포 속에서 도저히 설 수 없는 상황이 온다. 그리고 그 순간이 되면, 지금 있는 골프장을 다시 복원해서 제대로 된 생태계로 돌릴 수밖에 없다.

국민소득이 만 오천불이 넘어서면, 지금의 골프장들은 다시 자연생태계로 복원될 것이다.

국민소득 만 불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부패로 골프장을 짓겠다는 이 암세포의 자기 복원메카니즘을 잠시라도 세울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진보이고, 부패하지 않은 사람이다.

* 필자는 녹색정치준비모임(www.greens.or.kr)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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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03 [01: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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