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우이천의 자연과 사람들
우이천, 덕성여대 쪽에서 한일병원 쪽까지 천천히 걸었다.
 
김철관   기사입력  2024/05/20 [10:49]

▲ 물고기를 잡아 먹기 위해 살피고 있는 우이천의 왜가리.  © 대자보


서울시 성북구,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 4개 지자체가 어우러진 우이천. 월계 2교부터  쌍우교까지 총 15개의 다리가 이어진 곳.

평소 잘 알고 지내고 한 사무실을 사용한 황 작가가 췌장염 진단으로 도봉구 쌍문동 소재 한일병원 입원 소식에 그를 면회하기 위해 강북구 수유동에서 19일 오후 인근 우이천 산책로를 따라 그곳을 향했다. 햇볕이 쨍쨍 내린 짼 섭씨 27도의 날씨였다. 

 

덕성여대가 근접해 있는 덕수교부터 한일병원이 인접해 있는 쌍한교까지 천천히 발길을 옮긴 것이다. 뒤로는 북한산이 우뚝 서있고, 은은하게 흐르는 맑은 내천에는 붕어 등 고기 떼가 어우러진 모습이 뚜렷히 보였다.

그 위에서 먹이(고기)를 잡기 위해 주시하고 있는 왜가리와 백조 그리고 먹이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이곳저곳을 떠 다니는 청둥오리 떼.

 

내천을 낀 양쪽 산책로에는 걷는 주민들이 부쩍늘었고, 운동기구가 설치된 곳에서는 열심히 운동을 하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다. 아기를 뒤에 싣고 자전거를 타는 아저씨. 회색 보살 옷을 입고 내천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할머니. 목줄을 맨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아주머니.

 

한쪽 벽에는 70~80년대를 연상케하는 짱구, 아이스크림 등 벽화가 이어졌고 달뿌리풀, 명아자여뀌, 부들, 봉나무, 털부채꽃, 애기똥풀, 고마리, 버드나무 등의 식물들이 파릇파릇한 녹음을 자랑했다.  이 식물들은 우이천 주변에서 서식한다고.  

 

특히 눈길을 끈 곳이 있었다. '아름다운 문자, 우리 한글'이라는 글 뒤로, 벽에 조각된  '세종대왕의 생생지락'이라고 쓴 글귀였다. '즐거이 생업에 종사하고 삶을 즐겨라'라는 제목에, 종서로 써 있는 글씨 조각들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냥 한번 크게 소리내어 정확히 읽어보고 싶었다.

 

"백성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더불어 슬퍼하며 같이 행복으로 나아가는 삶 이것이 여민의 정신이다.  이 여민정신을 바탕으로 세종대왕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하였다."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벽면에는 '천지인'에 대해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를 뜻하며, 세종대왕께서는 한글 창제의 원리로 사용했다는 설명이 돼 있었다. 바로 천(하늘 o) 지(땅, ㅁ), 인(사람, ㅣ)을 말하고 있었다.

 

어느덧 평소 존경한 작가가 입원해 있는 한일병원 인근에 도착했다. 30여분 정도 명상하듯 천천히 걸으니, 산과 물과 풀 등 자연이 보였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도 보였다. 우이천의 자연을 만끽하며, 입원해 있는 작가의 쾌유도 아울러 기원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4/05/20 [10:49]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