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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 '산재승인' 시민단체 "쿠팡 사과하라"
11일 쿠팡CLS 앞 기자회견
 
김철관   기사입력  2024/10/11 [14:49]

▲ 기자회견 참가지들이 고인을 향해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 안진걸


쿠팡의 심야 로켓배송으로 지난 5월 28일 자택에서 숨진 고(故) 정슬기(41)씨가 산업재해로 승인이 나자, 시민사회단체들과 택배노동자들이 나서 쿠팡CLS를 향해 ‘유족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선릉역 4번 출구 앞 쿠팡CL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정슬기 씨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판정을 받았다”며 쿠팡에 사과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의 산업재해 인정은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과로사를 유발했다는 의미”라며 "쿠팡은 즉시 유족에게 진정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쿠팡CLS 대표 처벌하라' '산업재해 승인판정 국팡CLS 책임져라' '유족에게 사과하라' '과로유발 고용불안, 클렌징제도 완전 폐지하라' '분류작업 중단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쿠팡 택배노동자였던 고 정슬기 씨는 지난 5월 28일, 경기 남양주 쿠팡2캠프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중 뇌실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뇌심혈관질환은 과로사의 대표적 질병이다. 당시 고인은 주 63시간 일했고, 야간 할증을 감안하면, 노동시간은 무려 77시간에 달했다.

 

고인은 쿠팡CLS 원청의 직접 지시아래 매일 캠프와 배송지를 세 번이나 왕복하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고, 과로사방지 사회적합의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하지 않게 된 분류작업이 많아져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CLS 원청은 업무카톡방을 통해 배송마감시간을 지킬 것을 지속적으로 거세게 압박을 했고, 타 구역 배송지원, 추가 노동까지 지시했다. 이에 대해 고인은 생전 SNS에 “개처럼 뛰고 있긴해요”라고 답글을 쓰기도 했다. 과로사 이후 유가족과 택배노조 관계자들은 줄기차게 쿠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무시로 일관했다.

 

분류작업을 직접 체험한 진보당 윤종호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 나온 홍용준 쿠팡CLS대표에게 영상까지 틀어가며 ‘분류작업’에 방점을 찍었지만, 홍 대표는 “사회적 합의로 얘기하는 분류작업이 아니”라로 대신해 공분을 샀다.

 

지난 9월 2일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고 정슬기님의 부친 정금석 씨는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라며 절규하기도 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오는 14일 저녁 7시 잠실역 7번출구(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 님의 추모기도회’를 연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기윤실은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지금도 전국에서 쿠팡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쿠팡 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춰 세우고 쿠팡의 진정한 사과와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우리는 정슬기 님의 곁에서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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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11 [14: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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