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바다 속 여왕, 해녀들의 한판 승부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70년대 해양 밀수 다룬 해양 범죄 활극
 
임순혜   기사입력  2023/07/25 [21:31]

영화 ‘밀수’는 ‘베테랑’, ‘모가디슈’ 등 평단과 흥행을 모두 사로잡으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던 류승완 감독이 2년 만에 내어 놓은 작품으로, 여름 영화 특유의 시원한 감성으로 시원한 여름 바다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영화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밀수’는 ‘액시트’, ‘모가디슈’등의 제작 총괄을 맡은 조성민 프로듀서가 로케이션 헌팅을 위해 방문한 소도시 박물관의 70년 대 성행한 해양 밀수에 관한 자료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해양 범죄 활극이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 먹고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승부사 춘자(김혜수)는 바다 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되고,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위험한 일임을 알면서도 생계를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린 해녀 진숙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를 알게 되면서 확 커진 밀수판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거대한 밀수판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열 네살에 식모살이부터 시작해 돈이 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온 춘자 역은 ‘타짜’ ‘도둑들’의 김혜수가 맡아 팜므파탈적인 매력에서 조금 더 세계관을 넓혀 70년대 해녀를 연기한다.

 

‘밀수’로 성공을 꿈꾸며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는 수년 만에 군천으로 다시 돌아와 밀수에 승부수를 던질 제안을 해 마을을 큰 소용돌이속에 빠트리는 역을 하는데, 때로는 단호한 카리스마를, 때로는 물 흐르듯 유연한 대처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평생 물질만 하다 밀수판에 가담한 해녀들의 리더 진숙역은 염정아가 맡아, 어린 시절부터 선장인 아버지 따라 바다를 놀이터 삼아 커오며 동네 해녀들을 다부지게 지켜온 해녀였으나, 살기 위해 밀수판에 가담하게 되는, 진중하면서도 의리 있는 해녀들의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으로 부산을 장악하고 전국구 밀수 1인자가 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은 ‘모가디슈’로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한번 맞춰봤던 조인성이 맡아 긴 팔, 긴 다리를 활용한 유려한 액션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부산항이 단속으로 인해 막히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춘자를 만나 군천항으로 온,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로 분한 조인성은 강렬한 연기로 극의 긴장을 한껏 높인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카리스마 있는 춘자와 진숙 사이에서 막내 역할에 충실해온 장도리 역은 데뷔작 ‘파스꾼’을 시작으로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자신만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박정민이 맡았다.

 

박정민은 장도리 역을 맡아 밀수판에 공백이 생기자 자신도 한번 인생을 바꿔볼 수 있겠다는 야망을 갖게 되는 캐릭터로, 특유의 순박한 표정과 말투는 물론, 점차 야망을 가지게 되는 입체적인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100% 검거율에 도전하는 세관 계장 이장춘 역은 '드림' ‘킹메이커’ ‘헌트’ ‘드라마 킹덤’의 실감나고 다채로운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배우 김종수가 맡아, 밀수가 성행하면서 능력을 인정 받기 시작하며 점점 더 철저하고 단호하게 세관 단속을 시행하는 역으로 ‘밀수’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밀수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군천의 정보통, 고옥분 역은 고민시가 맡아 다방 막내로 시작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특유의 친화력으로 군천 바닥의 정보를 꿰뚫게 된 군천의 정보통으로 춘자와 진숙에게 도움을 주는 역으로, 캐릭터의 당당함과 유쾌한 매력을 모두 그려내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 영화 '밀수' 언론시사회, 인사하는 류승완 감독, 김종수, 고민시, 박정민, 염정아, 김혜수, 조인성  © 임순혜


‘밀수’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 등 신선한 발상과 사회를 관통하는 시선으로 한국 장르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감독으로, 특수한 상황 속 인간미가 담긴 시선과 통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르적 쾌감에 주목하는 감독이다.

 

류승완 감독은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일어나는 이번 범죄활극 ‘밀수’를 통해 그간 선보였던 연출의 총 장기를 집약해 선보인다.

 

▲ 영화 '밀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류승완 감독, 김종수, 조인성, 김혜수, 염정아, 박정민, 고민시  © 임순혜


류승완 감독은  “앉은 자리에서 두 번 보고 싶은 영화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듯이, 지상과 수중을 오가며 펼쳐지는 밀수판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액션, 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볼거리 등을 통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밀수’는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해양활극 답게 제작진은 ‘밀수’ 촬영에 앞서 ‘군천’이라는 실제 존재할 듯한 가상의 도시를 기획해, 70년대의 레트로 무드를 통해 느껴지는 진한 향수와 급성장하는 해안 도시의 거친 매력까지 곳곳에 담겨 있는 군천항을 완성시켰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밀수 도시 군천과 대비되는 바다 속 촬영은 기획 단계부터 스턴트맨 보다 수중 발레 전문가들로 구성한 팀으로 꾸렸으며, 감독과 제작진은 아티스틱 수영 국가대표 출신인 김희진 수중코치를 섭외해 배우들의 유려한 물 속 움직임을 만들어나갔다 한다.

 

또한 기존의 수중 유영 정도로 그쳤던 수중 VFX를 한 단계 끌어올려 수중의 지형을 전부 디자인 했고, 수중 환경도 고려하는 등 미술팀과 사전 조율 과정을 거쳐 촬영해 완성도를 높였다.

 

▲ 영화 '밀수'의 한 장면  © (주)NEW


‘밀수’는 70년대 어촌에서 소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군천을 배경으로 하는데, 류승완 감독이 “70년대 배경이라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음악들, 기억 속 사람들의 행동들, 그들의 비주얼, 대중스타들의 모습 등 어린 시절을 관통하는 모든 기억들을 총망라해 타임머신 여행하듯 관객들이 빠져들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듯이, 감성어린 70년대 음악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 영화 '밀수' 포스터  © (주)NEW


'밀수'에서 70년대 음악의 풍미를 더한 것은 장기하 음악감독이다. 장기하 음악감독은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를 10년 동안 하면서 따온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작곡했다. 오리지널 스코어와 70년대 가요들의 콤비네이션에 신경 썼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영화 속 펼쳐질 드넓은 바다, 깊은 바다 속 세상,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그리고 긴박하게 펼쳐질 액션까지 다양한 장면들을 넓고 깊이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영화 ‘밀수’는 7월26일(수) 개봉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7/25 [21:3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