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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은 되고 중학생은 안되는 이상한 셧다운제
셧다운제 적용 연령 논란, 게임중독 예방 실효성 확보못한 생색내기로 전락
 
이영일   기사입력  2010/12/20 [13:24]
미국 명문대를 다니던 20대가 자기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뛰쳐 나가 일면식도 없는 행인을 살해했다고 한다. 이 청년은 집에 있는 동안 며칠씩 인터넷게임에 몰두하는 등 심각한 인터넷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다 한다. 

게임중독의 무서움은 실로 간과할 사항이 아니다. 게임에만 몰두한다고 꾸중하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태연히 자기 방에서 또 게임에 빠져드는 20대의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행보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는 며칠전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한다며 일명 ‘셧다운제(Shut Down)’의 내용을 발표했다. 셧다운제는 이용자와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특정 시간대나 일정한 시간을 이용한 뒤에는 더 이상 게임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도록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번 발표 내용은 16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셧다운제는 참으로 험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YMCA, YWCA, 흥사단등의 청소년단체와 당시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그 도입을 주장하면서 이슈화되기 시작한 셧다운제는 2005년 8월과 2006년 10월에 각각 국회에서 추진되었으나 청소년의 게임할 권리를 제한한다는 문화관광부와 게임업계의 논리에 밀려 2007년 5월에 흐지부지됐다. 

이제 6년여만에 다시 이 제도를 도입한다는데 이 제도를 두고 인터넷상의 통행금지 제도다, 게임 산업이 위축된다 참 말이 많을뿐더러 더욱 해괴한 것은 이 대상에 고등학생이 제외된다는 점이다. 이론상으로만 따지면 중학생은 게임하면 안되고 고등학생은 밤새 게임해도 상관없다는 것인데, 이는 게임으로 나라를 살찌우겠다면서 그 대표적 이용자인 청소년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청소년보호에 생색만 내겠다는 정부의 천박한 발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바일게임에까지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부모 명의로 개통되는 청소년 휴대폰이 많아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게임 산업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외치는 관련 업체나 정부에선 청소년 보호를 위해 그동안 뭘 했느냐는 것이다. 

아이건강국민연대 등 시민,청소년단체들도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보호연령 19세 미만으로 셧다운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청소년이 게임할 권리가 중요하다면서 게임중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변변한 대책 하나 제시하지도 못하고선 변죽만 울리는 이런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는 부분이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인터넷 게임중독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제일의 목적인 제도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게임산업 육성을 외치면서 청소년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어온 게임업계의 입김에 따라 정부의 시각이 줏대없이 녹여져 있다면 이 제도는 하나마나다. 입만 열면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이라면서 게임중독에 대한 제대로 된 제도하나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슨 청소년을 위하겠다는건지 그 진정성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기자, 동아일보e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3월,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을 출간했고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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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20 [13: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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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감나네 2010/12/24 [10:13] 수정 | 삭제
  •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않는 행동양식을..무슨 오다쿠라고 하던데..그래서 아프리카가보면 오다쿠공작소를 운영하는 디제이도 있고..아뭏튼 간에, 우리의 패쇄된 라이프 스타일은 그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화풀이를 하게 된다. 성동격서라는 말을 북한의 도발 스타일을 말하면서 쓰는데, 인터넷게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그런식으로 풀었다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일이다. 대학을 다니면 무엇하고, 석박사 학위를 따면 무얼하나..결국은 모든 인간은 잠재적 범죄자로서 형법적 대상인것을..인간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는 것이다. 이것을 무슨 인권침해니 하면서 떠들일은 아니다. 인간에게 있는 그 살인욕구는 동족을 살해하는 욕구는 동물에게서도 보인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다 포유류고 인간이 알을 낳아서 번식을 한다면..또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게 될까도 생각하는데..이러면 댓글이 삼천포로 빠지니 안되고,,ㅎㅎ
    아뭏튼 간에 살인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전쟁에서 살인을 하는 것은 불가피한 업무, 그러다 보니 전쟁인지 게임인지도 구분이 안갈 때, 이런 살인욕구가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나오는..어처구니 없지만, 인간의 욕망속에 누구든지 있는 현상이다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직접성을 절제할 어떤 훈련도 우리들은 받는다고 보았을때..그 친구는 정말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재판에서 사형언도만 안 받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