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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국현에게 필요한 것은 한미FTA 태도
[정세분석] 한미FTA에 대한 기대 버려야 권영길과의 연대도 가능
 
홍헌호   기사입력  2007/10/21 [11:19]
대선을 두 달 앞둔 현 시점에서 반한나라당 진영의 주요 화두는 “단일화와 연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비판적 지지의 결과로 김대중에게 당했네, 노무현에게 당했네” 말씀들을 하는데 비판적 지지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단일화와 연정”이 실패한 이후  판단할 지금은 “단일화와 연정” 자체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연정의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가장 좋은 것은 “문국현-권영길 후보가 단일화하여 집권하고 연정”하는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그 범위를 더 넓히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능력있는 문국현후보라 하더라도 “나는 완벽하니 당신들이 양보하고 나를 도우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는 자신의 일부 한두 개 공약을 빨리 포기하는 것도 상호신뢰구축을 위해서 아주 좋은 일입니다.
 
우선 먼저 저는 문국현 후보가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실 것을 촉구합니다. 한미FTA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반대 논리도 극단적인 것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의 FTA논리를 따라가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한미FTA에 대한 반대입장이 모든 FTA를 영원히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남미국가들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FTA도 있다. 경쟁력 비슷한 나라들끼리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고 서로 관세율을 인하해 주며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최근 에너지란, 원자재란이 국제적인 주요 경제문제가 되면서, 이들 국가들 중 원자재 대국들이 주변국에 원자재를 싸게 공급해 주며 국제적인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FTA는 이런 ‘강도낮은 FTA’가 아니라 한국의 장기적인 경제제도, 질서를 미국의 입맛에 맞도록 대폭 개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강도 높은 FTA’라고 하는 것이다.

미국 스스로 한미FTA가 NAFTA보다 훨씬 강도높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구한말 한일협정들처럼 대단히 불균형적이고 비가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한미FTA인 것이다.

한미FTA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1)지나치게 강도 높은 FTA를 추진하면서 (2)그것도 지나치게 경쟁력 강한 미국과 최우선으로 추진하면서 (3)그것도 졸속으로 추진하는데 (4)그것의 수정이 국내법 개정과 달리 장기간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5)그러면서도 한국의 경제제도, 경제질서를 송두리째 미국식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성훈 상지대총장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초기의 FTA 전략이 맞았다. 우리의 기술력과 높은 수준의 인력으로 자원이 풍부한 주변의 나라들과 먼저 손을 잡아야 했다. 스파링 파트너로 싱가포르, 에프타, 아세안, 일본, 중국 등과 우리 체질을 강화하고 경제의 외연을 확보해야 했다. 그리고 EU, 마지막으로 미국과 진검승부한다는 것이 정부의 초기 방침이었다. 지금은 이 순서를 뒤집어버렸다.”
 
물론 김성훈 총장의 발언이 민주노동당의 공식 의견과 100% 일치한다고 보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그러나 김성훈 총장의 발언은 이정우, 정태인, 장하준 등 한미FTA 반대파 학자들이  대부분 공유하고 있는 FTA인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정태인 교수는 민주노동당 한미 FTA 저지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는 매년 0.6%가 아니라 0.06%
 
그러면 이렇게 위험천만한 한미FTA가 한국에 충분한 이익을 보장해 줄 것이냐, 즉 한미FTA가 ‘고위험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문국현 후보 진영은 ‘한미FTA가 매년 한국 GDP의 0.6%p 성장기여도를 가져 온다’는 어처구니없는 정부발표를 아직도 믿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수치에 미련이 있는 것 같은데 정부 발표를 절대 믿어서는 안됩니다. 이 수치가 왜 말도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서술하겠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한미FTA가 한국의 GDP를 매년 0.6%p씩 추가로 높여 놓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와 국책연구소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입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에서 ‘FTA 대표 전도사’라는 별칭을 받고 있는 인하대 정인교 교수마저 정부발표에 고개를 가로저었겠습니까.
 
한미FTA의 경제성장기여도(율)를 최대한 간단하게 추정해 보겠습니다.
 
2006년 우리나라 GDP는 848조입니다.만약 2007년에 명목GDP가 6%(실질GDP성장율 5%+GDP디플레이터 1%)성장한다면 2007년 명목GDP는 848조x1.06=899조가 되겠지요. 경제성장기여율이라는 것은 848조 GDP가 899조로 되는데 즉 GDP가 51조만큼 증가하는데 어떤 산업이나 소비, 투자, 수출 등이 어느 정도 기여하느냐를 나타냅니다.
 
한미FTA는 일단 수출의 성장을 돕는데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은 결코 50%를 넘지 못합니다. 정부와 무역협회와 보수언론들은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70%니 100%니 심지어 120%니 하는데 이것은 전부 다 틀린 이야기입니다.
 
한국은행 발표자료에 의하면 제조업의 성장기여율이 2003년 45%,2004년 65%,2005년 50%,2006년 48%인데 어떻게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50%를 넘을 수 있나요
 
정부와 무역협회와 보수언론들이 수출의 성장기여율을 70%니 100%니 하는 것은 (수출의 성장기여율=수출 매출액 증가액/전산업 부가가치 증가액)이라는 말도 안되는 공식으로 수출의 성장기여율을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백만 보 천만 보쯤 양보해서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이 100%라 가정합시다. 그래서 소비,투자의 성장기여율이 0%이고 산업별로는 수출제조업을 제외한 내수제조업과 건설업,서비스업의 성장 기여율이 0%라 가정합시다. 그렇게 가정해도 한미FTA 경제적 효과는 GDP의 0.6%p를 결코 창출할 수 없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수치로 증거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2005년 우리나라 수출은 2844억불,2006년 수출은 3255억불입니다.1년간 411억불이 증가했습니다.그런데 정부와 산업연구원 등의 발표에 의하면 한미FTA로 인한 수출증가 효과는 자동차에서 7억불, 섬유에서 2억불 기타 등등 1억불, 도합 10억불의 추가수출이 예상된다고 합니다.(휴대폰, 반도체 등은 국제 정보통신기술협약에 의거 지금도 무관세이므로 한미FTA로 인한 수출증가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2006년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이 100%라 가정할 때 한미FTA 효과라는 10억불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얼마입니까. 10억불의 추가수출이 2006년 경제성장율 5%에 기여하는 경제성장기여도는 5%x(10억불/411억불)=0.12%에 불과합니다.
 
즉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100%라는 말도 안되는 가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한미FTA의 경제성장기여도는 5% 중 0.12%p기여하는 것입니다.0.6%p라는 정부발표와 매우 큰 차이가 있지요.
 
나아가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50%라는 보다 더 현실적인 가정을 하면 한미FTA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5% 중에서 0.06%p로 줄어 듭니다.물론 이런 효과는 농민들 피해 등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출의 성장기여도라는 순기능만을 산출한 것입니다.
 
정부가 한미FTA로 추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수치가 엉터리라는 것은 중고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2006년 수출증가액이 411조인데 어떻게 10억불 추가수출로 0.6%p 추가성장이 가능하겠습니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코미디이자 국제적인 망신입니다.
 
문국현 후보 인터뷰 기사를 보면 정부의 한미FTA 0.6%p 성장기여도 효과라는 발표를 신뢰하는 듯한데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한미FTA 효과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코미디입니다. 나는 문국현 후보 진영이 한미FTA에 대한 보다더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여 민주노동당과의 불필요한 의견 차이를 줄여줄 것을 희망합니다.
 
문국현 후보가 또 하나 버려야 할 공약은 “지방 공항을 국제적인 공항으로 건설한다”는 공약입니다.(연합뉴스 10월 20일자 보도)
 
이런 공약은 매우 좋지 못한 공약입니다. 이미 지방공항은 1990년대에 크게 실패한 정책으로 역대정부도 지방공항에 대한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추세입니다. 더구나 고속철도 개통으로 지방공항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전망입니다.
 
물론 문후보는 광주지방공항을 국제적인 공항으로 건설한다는 취지로 말씀했겠지만 대규모 건설사업은 철저한 사전 타당성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조심해야 합니다. 더구나 문국현 후보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는 것은 좋으나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의구심을 받기 쉬운 공약은 매우 신중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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