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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세력의 와해, 개혁세력이 뭉칠때다
[주장] 사이비 개혁 아닌 진짜 개혁세력이 모여 새로운 구도로 거듭나야
 
열받은사람   기사입력  2006/05/26 [14:40]
노사모였던, 내가 했던 과오들이 이제야 결과로 들어나고 있음을 인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때로는 그 과오들이 시간이 지나면 치유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믿으려 애를 썼습니다. 애써 외면했지만, 결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에 더 이상은 이를 외면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다 민주세력이 이렇게 와해 되었는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분명히 분당은 잘못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날에 분당의 찬성파였습니다. 새로운 개혁을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지않고는 그 아무것도 되지 않으리라는 신념이 있어서 이를 지지했었습니다. 구당파의 면면들의 제 비위를 건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당시에 노뽕이 충만했던 것이 바로 그런 패착을 가져왔나 봅니다. 그러나, 그 창당 이후의 면면들을 보고 나니, 이것을 개혁을 위한 전진이 아니라 헤게모니싸움의 새로운 전략으로 둔갑해 버림을 머지 않아서 느꼈지만, 전 그것 마져 외면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지금 느끼는 것도 착각일 것이라는 신념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나, 면면들을 보니 개혁세력이 소수 분파에 불과한 "중도실용주의"로 변질된 우리당은 그것을 만들어준 지지세력에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배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국가보안법폐지문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사실이었습니다. 저도 같잖은 인터넷의 단식쑈를 꼴랑 3일간 한 사람으로서 배신감이 더 컸습니다. 수술하기 일주일 전의 단식이라 더 열이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나아지겠지라는 기대를 여전히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개혁세력은 온전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정청래의원을 비롯한 소위 386~들은 솔직히 그들의 뇌리속의 개혁이란게 무엇인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개혁을 위한 것인지 대통령 지킴이를 자임하면서, 자신의 의원직에 전전하는 호가호위방식을 채택하는지...그에 대해서는 그간 노사모의 게시판에서 보여졌던 것들에 대해서도 보았고, 국가보안법폐지문제가 시대화두가 되었을때도 그는 그저 의전활동선전에 노사모게시판을 이용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보았습니다. 진정성이란게 눈꼽만치도 없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사람하나뿐이다라고 자위를 했었습니다.
 
안형근의원과 안개모에 대해서는 말하기 싫습니다. 그런 까라~라는 사실은 애시당초 알았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와 FTA문제, 그리고 파병에 이르기까지 국익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 그리 생각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지금까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단순하게 약소국의 비애라지만, 고구려의 국익이 강대해지는 면면을 보면 국가가 어떻게 약소국에서 강대국으로 변모하는가를 여실히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후연의 침입을 받아 국권이 쇄락해 졌던 때에 어떻게 이를 해쳐나가 강대한 고구려 국토를 획득할 수 있었는지를...무조건적인 굴욕외교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런 노력이 이 정권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무조건적인 'YES'맨의 자임...자신감을 강조하지만, 그 자신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이제와서 여당의 의장이 민주세력의 통합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그것은 분당의 과오에 대한 인정이고, 자신들이 분당했던 것은 헤게모니였으며, 자신들이 개혁을 이끌적임이 아님을 인정하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현실을 직시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민주당의 오기가 어디서부터 나온 것인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상대를 인정치 않고, 자신들만이 개혁세력이라 칭하면서, 민주주의의 찌꺼기 인양 무시하고 깎아내리기에 열심히였던, 현 우리당의 자세가 이를 만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성을 얘기하기 보단 없는 차별성을 들춰내며, "내가 개혁이다."라고 자부하던 그들...그러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그들이 개혁세력이 맞습니까? 민주세력의 통합을 논하기 전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 사과해야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런지요? 쌩까고 앞으로 잘지내자면, 이제 무너지는 정당이 손벌린다고 누가 받아주겠습니까?
 
과거의 사표논쟁이 생각납니다. 대선직전의 정몽준폭 탄사건이 일어났던 때에 저는 밤을 새가면서, 민주노동당사이트를 가고, 쎄이클럽의 채팅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표는 사표이니, 이번만은 노후보를 밀어달라고 밤세도록 키보드를 두들겼습니다. 사표... 그러나, 이제 우리당사이트에 가서 우리당의 표는 사표이니 다른 당의 개혁세력에게 주어야 한다는 말을 해야 할 듯 합니다.
 
대통령의 취임식 때의 연설중에 이제는 분배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게 좌파가 아니었습니까? 그러나, 여당자체가 좌파가 아닌데, 무슨 좌파적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며, 법인세와 소득세의 1%인하가 무슨 좌파적 마인드였습니까? 필요할 때마다 만만한게 홍오X라고 담배세 인상들을 들고 나오면서 간접세 인상을 시사하는 것이 무슨 좌파였습니까? 여당이 노래를 부르던 좌파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좌파가 아니라 합니다. 지지세력은 개혁을 원했습니다. 온갖 폐습을 타파하고, 상층부에만 유리한 자유주의적 관념에 수정을 가하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선동구호만 남무할뿐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선동구호는 그저 허상이고, 개혁의 의지는 없고, 그들이 오용한 좌파라는 문구는 이제 악용되어 사회악으로 변질되어갔고, 개혁세력의 사분오열을 낳았습니다. 선동구호에 몰아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볼뿐 내실이란 없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나 봅니다.
 
최근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사건에 대해 여당이 전전긍긍하고 표구걸하는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자작극이든 아니면 우리당이 일으킨 사건이든 하는 음모론이든, 아니면 한사람이 일으킨 사건이든 간에 그런 사건으로 구걸할 정도의 정당이란 내실이 과연 있을지가 의심스럽습니다. 그 만큼 여당이 여당질을 못했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에 생길때부터 우리는 다르다는 말만 했지만, 정작 기존정당과 다른게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을 뽑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후회는 없습니다. 그 당시에 선택할 것이 없었다면 저 자신만의 변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참 많이 변하셨더군요. 이제 겁쟁이의 수준을 넘어선 듯 같습니다. 이제 댓글을 달기조차 겁나서, 자제한다는 그분...자신의 욕으로 점철된 사이트에 가기 싫어 국정브리핑에만 계신다는 그분...하긴 저 또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터뜨려 놓고 나서, 무수한 댓글들에 대해 이를 볼 담력조차 없는 무지렁뱅이 소시민이긴 하지만, 그 분은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에 대해 더 당당해지지 않는다면 너무도 암울합니다. 자신은 대통령임에도 자신이 해온 정책들에 대한 비판들에 직접 마주칠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그런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초심(제가 그를 처음보았을 때 느꼈던 그 이상향에 대한 굳건한 신념)이 그에게 지금 존재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리영희교수님의 말씀처럼 제가 그를 몰랐는지도 모르겠지만, 전 그냥 제가 속은게 아니라 그가 바낀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인간적인 연민마저 들었던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분도 인간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일국의 대통령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설득력있는 변명조차 못한다면 이는 잘못된 일이라 하는 것이 맞는게 아닐런지요?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을 공공연하게 대통령이 말하기엔 기밀이라 못할 수도 있고, 이것이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에도 그것에 대해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분명히 이것은 오류가 아닐런지요.
 
저는 과거에 비판적 지지자로서 노사모의 주류에 눈에 가시같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종국적 결말이 있을까를 알면서도, 왜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힘을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대해 저의 무능을 탓하고, 저의 끈기 없음을 탓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결코 믿을 것이 못되고,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거늘 왜 피그말리온효과만을 주장하고,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는 그들을 만류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탓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모든 정당에 대한 부정과 오직 우리당만이 개혁이라는 신념에 대해 왜 더 설득적인 말을 못했는지 안타깝습니다. 정당의 국물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왜 그것을 못했을까요? 그들은 개혁이 아니라고, 단언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한스럽습니다. 정당주의의 맹신이 결코 개혁에 대해 아무런 것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왜 설득시키지 못하는지...
 
우리당은 필히 멸망할 정당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이유는 존립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했던 사학입법마저 FTA와 맞바꿔 엿바꿔 먹으려는 그들에게 개혁정신은 있지도 않은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거듭사죄드립니다. 개혁세력들...제가 잘못 판단하고 맹신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면목이 없는 상황에서 저도 구걸한번 하겠습니다.
 
합칩시다. 우리당이 됐든, 민주당이 됐든, 아니면 민주노동당이 되었든간에 그 정당의 틀위주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개혁세력의 새로운 구도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간의 우리당의 흥망사를 보면, 하향공천방식으로 쭉정이들의 탄핵수혜 이후에 의원 뺏지를 받은 이후로, 아니 그 이전부터 자신이외의 정당에 대해서 개혁세력을 부정하던 그때부터 개혁은 어긋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개혁과 국가의 건전한 경영을 위해서는 사이비 개혁세력이 아닌 진정한 개혁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류의 글을 노사모에 썼더니, 선거구제도의 개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답글을 보고 전 그 글 쓴 것 후회많이 했습니다. 그것에 대해 일부후보의 이해득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도 안 먹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정당주의의 폐해가 아닐런지요? 아니면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맹신과 추종이 낳은 필터링이 아닐런지요? 개혁세력의 연합은 이런 정당구조하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날수도 없고, 일어난다고 해도 개혁세력에겐 또 다른 위의 일련의 사태의 반복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 또 분당하겠죠.
 
이후에 개혁이 암울한 시기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니풀리테 이후의 이탈리아를 봅시다. 결국, 정치개혁이 개혁세력의 사분오열로 붕괴되고, 개혁의 첨병을 자부하던 가짜 개혁세력이 그 와해를 부추겼고, 아무런 개혁의지 없이 돌아갔던 그것을 말입니다. 이후에 우파연정의 베를로스코니가 총리가 되면서, 과거로 모든 것이 회귀했던 사실을 말입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도 집권하고 있는 반개혁세력들...우리라고 다르겠습니까? 이후의 우리의 앞날을 어찌될까요? 개혁의 와해이후에 다시 과거로의 회귀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도 무섭습니다. 그리고, 먼 미래에 후회를 할까 무섭습니다. 개혁의 와해의 역사적 현장을 그저 쳐다보고만 있었다는 후회 말입니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협약을 맺은 '정치공론장 폴리티즌'(www.politizen.org)에서 제공한 것으로, 다른 사이트에 소개시에는 원 출처를 명기 바랍니다.    
* 본문의 제목은 원제와 조금 다르게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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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26 [14: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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