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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균형자론은 황당, 통일 뒤에나 하라"
황장엽씨, 한나라당 초청강연서 '냉전, 한미동맹 강화, 북한고립' 강조해
 
김태현   기사입력  2005/04/21 [16:07]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한나라당이 주최한 강연에서 "냉전전략은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전략"이라고 극찬하고 남한에 친북세력은 북한 김정일이 보낸 인물들에 의해 교육된 것이라는 주장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냉전 사고가 종식됐다고 떠드는 것은 자만에 도취된 것"이라며 "냉전 때로 돌아가야 한다"며 "냉전 전략은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전략"이라며 "백전백승이 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선이다. 남이 무력행사를 못하게 하는 것이 무력"이라고 군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지지하기도 했다.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홀에서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2회 한나라 포럼'에 참석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북핵의 실상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황씨는 또 "너무 자만에 도취해서 냉전이 종식됐다고 떠드니, '적아'를 구분할 줄도 모르게 됐다"며 "이러한 상태를 일반 대중이 알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치인들도 몰랐나. 정치인들에게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북한, 미국과 남한이 동맹을 맺고 있는데, 동맹이란 투쟁 대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동맹을 생각하지 않고 중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 생각이냐. 동북아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것은 통일 뒤에나 할 소리"라며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도 맹렬하게 비판했다.
  
황씨는 또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해서 중국과 북한의 동맹을 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은 미국을 정치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비서는 강의 모두에 "남한은 지상낙원인데, 여기에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는 북한에 대한 친북반미 사상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세계사적 기적"이라고 남한체제를  '극찬'하고 자신이 이념적 토대를 세운 북한을 비판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세대교체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나올 때부터 친북반미 사상을 가지고 나오냐"며 "너무 자만에 도취해서 아이들 교양하는 것까지 잊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씨는 "친북반미를 요구하는 사람이 김정일 말고 또 있냐"며 "김정일이 대리인을 보내 그렇게 교육시킨 것인데, 그것을 세대교체 탓으로 돌리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남파간첩에 의해 한국 국민들이 '세뇌'됐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그는 또 "어느 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니 북한과 미국이 전쟁하면 북한 편에 들어서 미국에 반대하겠다는 사람이 20%이상"이라며 "이 사람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데 좋아하지 않겠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바로 친북반미의 장본인"이라고 성토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서 94년 제네바협정 체결 시기에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말을 김정일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김정일은 '핵무기를 만드는데 성공을 해서, 지휘를 한 아무개를 표창해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군수공업 담당비서인 전병호와의 대화를 소개한 뒤, "8천개 연료봉 중에 절반을 재처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해 "지난번에 아무개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했는데 자꾸 증명을 해보라고 해서 혼났다"고 거론한 후 "북핵과 관련해서도 내가 증명할 재간이 없다. 내 얘기는 참고만 해라. 신문에 안났으면 좋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황씨는 강연을 마치며 "룡천사건 비슷한 것도 그 전에 더러 있었고 몇천명이 죽었다고 하더라"며 "김정일을 욕하는 소리는 과거에는 전선에서나 있었는데 최근엔 평양 시내에서도 들리고, 몇 번 암살기도도 있었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황장엽씨를 초청한 한나라당 중앙위원회는 정형근 의원이 의장으로 있는 당내 극우성향 인사들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에서 당 최고비서를 지냈고 주체사상을 창시한 인물로 알려진 황장엽씨의 '반공강연'에 한나라당 의원과 관계자들은 이날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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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4/21 [16: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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