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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노벨상도 타는데, 우리나라 노인들 의욕상실이 문제"
[사람] 국가공인 신용관리사 최고령 합격자 배일도(67) 전의원
 
김철관
▲ 배일도 전의원     © 인기협


“올해 노벨화학상, 노벨생리학상,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인물들을 보면 보통 70~80세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만 받고 60세로 정년퇴임을 하면 스스로 노인 취급을 하면서 성취욕이 없다. 특히 직장과 직업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노벨상도 70~80세 때 받는데, 60세 노인들도 자격증을 따고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신용관리사 자격증을 딴 이유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배일도(67, 경기도 남양주시)씨가 올해 실시한 국가공인 신용관리사 자격증 시험에 최고령 합격자가 됐다. 그는 지난 9월 21일 정부가 위탁한 신용정보협회로부터 신용관리사 국가공인자격 증서를 발부받았다. 올 신용관리사 시험은 총 2978명이 응시해 491명이 최종 합격했고, 그중 최고령자로 배일도 전의원이 뽑힌 것이었다. 

지난 9일 저녁 서울 성동구 용답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배 전의원은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서울지역노동조합협의회(서노협) 초대 의장, 지방공기업노동조합협의회(전공노협) 초대의장 등을 역임했고, 17대 한나라당의원으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했다.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한국고용노동연구원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먼저 67세의 나이로 국가공인 신용관리사 시험을 보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정년퇴임 연령을 훨씬 넘었기 때문에 뭔가 맡아 하는 일이 없었다. 어느 회사를 들어간다든지, 기존에 있었던 경력을 살려 다른 사람이 맡겨주는 일을 한다든지 등이 자연스러운 일도 아니다. 정년퇴임 연령이 지나면 대부분 일을 하고 싶어도 직업이나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어 집에서 쉬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삶이다. 직장도 다녀봤고, 직업도 가져봤다. 

직장과 직업을 가졌던 이유가 뭔가 되돌아보니 결국 소득을 얻어 살아가는데 내 스스로는 무엇을 못하니 내 실력과 내 조건에 맞는 직장을 택해서 다녔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사회가 정년문제도 생기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 거의 할 일이 없어졌다.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찾다가 직장에 들어가는 것과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사회는 일을 하는 시대인데, 일을 하고 싶어 찾던 중 신용관리사라는 시험이 있어 보게 됐다. 그것을 통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직장, 직업, 일은 다른 개념이다. 일을 하고 싶다.” 

특히 배 전의원은 “나이가 먹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신용관리사 시험을 보게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이(67)가 먹었기 때문에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던 중 신용관리사 자격증이 국가적으로 공인돼 있으니 그것을 한번 보고 싶어 그냥 시험을 쳤다.” 

배 전의원은 신용관리사 자격증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을 했다. 

“글로벌 경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신용관련부문들이 획기적인 제도 변화가 왔다. 과거는 은행이나 민간금융권에서 신용을 자신들의 영업 목적으로 이용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정보도 누출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피해가 온다. 일찍이 선진국은 이런 제도들을 만들었는데, 우리는 2006년 신용관리 관련 제도를 만들었다. 신용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신용정보를 직접 다루고 취급하는 사람이나 직장은 이런 법을 지켜야 하는 차원에서 전문 자격증을 국가에서 공인해 국가공인자격증제도를 도입했는데, 그게 바로 신용관리사 자격증이다. 

신용관리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것을 받아주는 채권추심을 비롯해 재산조사, 신용정보, 신용조회, 신용평가, 신용조사 등을 할 수 있다. 신용관리사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자격증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법률을 제정하고 그 법률에 따라 신용정보관리사라는 국가공인자격증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앞으로 채권추심, 정보조회 등의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어봤다. 

“자격증이라는 것이 다 똑같다. 변호사나 세무사, 의사, 약사 등의 자격증이 있다고 해 돈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격일 뿐이다. 변호사 자격이 있으면 변호사를 개업하거나 판사나 검사로 임명돼야 돈이 생긴다. 신용관리사 국가공인자격증을 갖고 무엇을 할지는 이 자격증에 주어지는 조건 속에서 생각할 것이다.” 

배 전의원은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해 노동조합 전문가이다. 특별히 신용관리사와 노동조합의 연관성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노동운동으로 젊을 청춘을 다 보냈다. 하지만 노동조합도 채권이라고 생각한다. 민법상으로 말하면 채권 채무관계이다. 일을 했는데 거기에 대해 사용자가 일은 많이 시키고 임금을 적게 준다든지 그런 문제가 있다. 그래서 고용계약 자체도 채권 채무이다. 

근로조건을 사회적 기준에 맞춰 해줘야 하는데 해주지 않는다든지 그러면 노동조합이 나서 그것을 사용자에게 달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노동조합은 채권확보운동이기도 하다. 채권이라는 것이 돈을 못 받는 것을 받게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에 대비해 보면,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을 통해 받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목적은 결국 근로자의 권익실현이다. 정확히 말하면 귄리와 이익의 실현이다. 이런 것이 안 되니까 파업도 하고 법에 의뢰도 하고 그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배 전의원은 말을 이어갔다. 

“돈을 빌려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돈을 안주니까 채권확보운동을 하는 것이다. 과거는 폭력배를 동원해 받는 경우도 있었고, 강자 위치에서 법적 우월성을 갖고 받는다든지 했다. 이렇게 과거 같이 하면 채무자 한쪽이 일방적으로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채권과 채무를 공정하게 다룰 수 있는 법이 무엇이 있을까 해서 노동조합 쪽에서는 노동조합법을 만든 것이다. 

노조법이 없을 때 노동자들을 해고한다고 하면 데모하고 싸우고 그랬다. 그런데 이런 것을 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만든 제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기준법이다. 결과적으로는 채권 채무관계 있는 부분에 있어 권리를 찾자는 운동이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노동조합활동의 연장을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 쪽에 확장시키고자하는 데, 채권을 추심하는 신용관리사는 노동조합 활동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어, 노동조합 활동과 연결을 시켜볼 생각이다.” 

그는 67세 최고령합격자로 언론에 보도돼 한편으로 슬펐다고 했다. 노벨상도 80세에 받는데, 우리나라는 정년퇴직만 하면 그때부터 도전의식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신용관리사를 합격하면 대학을 다니는 사람에게는 14학점을 인정해 준다. 그래서 젊은 대학생들이 많이 응시해 본다. 젊은이들도 불합격자가 많다. 제가 최고령자 합격인지도 몰랐다. 시험을 보고난 후 최고령자로 기사가 나와 알게 됐다. 한편으로 슬펐다. 노인들이 할일이 없으니 자기를 포기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 다닌 사람들의 정년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정년퇴직을 하고 사회에 나와도 30여년을 직장에 매달려 있다 보니 할 일이 없다. 내가 최고령 합격자인 것을 보니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험을 응시한다는 자체를 염두도 못낸다는 뜻이다. 아예 포기해 버리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을 받았으니 도전 의식이 사라진 것이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를 보면 젊은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70~80세이다. 정년퇴임을 했다고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생각해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일을 찾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언론기사를 보고 과거 함께 의정활동을 했거나 현직 의원들의 축하메시지에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달 전의원, 이경재(전 방송통신위원장) 전의원, 서상기 전의원, 나경원 의원, 김영주 의원, 임인배 전의원, 고경화 전의원, 이혜훈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많은 전현직 의원들이 축하메시지를 보냈다고. 

배 전의원 전화로 온 메시지를 대충 확인해 봤다. 

이경재(전 방송통신위원장) 전의원은 “좋은 일 착상했네요. 노인을 행복하게 만듭시다”라고 메시지를 남겼고, 이혜훈 의원은 “정말 대단하세요, 새로운 분야에 끝없이 도전하는 배 의원님이 꽃보다 아름다우세요”라고 했다. 정의화 전국회의장은 “배일도 의원 오랜 만이요, 늘 건승을 빕니다, 성공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국가공인 신용관리사 시험은 민법, 민사소송법, 공정한 채권추심에 관한 법률, 어음법, 수표법 등 14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 과목당 40점 이상 평균 60점이면 합격이다.

▲ 배일도 전의원     © 인기협

 


기사입력: 2016/10/11 [01:0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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