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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천년 숲 대나무, 선비의 올곧은 기개
[책동네] 양소희 작가의 '담양여행'눈길
 
김철관   기사입력  2015/12/06 [14:52]
▲ 표지     © 낭만판다


<담양여행>은 대나무의 고향인 전남 담양을 좋아하는 한 작가가 꼬박 3년, 12번의 계절을 보내고서야 여행기록을 남긴 책이다. 

양소희 작가가 쓴 천년의 숲으로 떠나는 <담양여행>(낭만판다, 2015년 8월)은 지난 2015년 9월 전남 담양에서 열린 ‘세계대나무박람회’ 바로 전, 출판해 박람회에 온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담양의 길라잡이로 호평을 받은 책이다. 

대쪽 같은 삶을 산 조선시대 사림들은 이곳 담양에 와 누각과 정자를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시문을 짓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담양여행>은 초록빛 대나무를 보며 걸으면 가장 풍요로운 생각이 되새겨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 책이다. 

담양 읍권에서 가장 먼저 갈 곳은 죽녹원이다. 초록빛 바람이 싱그러운 대나무 숲인 죽녹원의 대나무가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소리는 음악이 되고, 그 사이로 흘러들어 오는 빛은 자연의 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대숲 바람을 쐬며 싱그러운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담양 읍권에는 죽녹원 시가문화촌, 담양학교, 관방제림 등을 볼 수 있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가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관방제림(官防提林)은 장마와 폭우로 인한 담양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관비(나랏돈)로 만든 제방이다.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 마을로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까지 총 6km로, 그 구간 중 약 2km에 심어진 나무들이 숲을 이루면서 관방제림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총 5만여㎡의 면적에 나이 300년 내외에 줄기 1~3m 정도인 나무들이 제방을 따라 빼곡하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그 풍경이 아름다워 1991년 11월 27일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되었으며 2004년에는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곰의 말채나무, 엄나무 등 176그루가 존재하고 있다. 

담양 관방제림을 만들어 수해를 막아낸 담양부사 성이성(1595~1664)은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관직에 있는 동안 근검청빈함에 이름이 높아 숙종 21년 청백리에 녹선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친환경 생태도로로 거듭난 메타세쿼이아길은 정부방침으로 가로수 만들기 사업이 한창이던 1972년 조성됐다. 담양읍을 정점으로 12개 읍면으로 연결되는 도로와 지방도, 국지도, 군도 등 거의 모든 노선 총 50km에 5000그루의 메타세쿼이아를 가로수로 심었는데, 그중 담양의 명소로 자리 잡은 메타세쿼이아길은 담양읍에서 전북 순창군 금과면 경계까지 국도 24호선 약 8km구간에 2000여 그루의 3~4년생 메타세쿼이아 묘목을 심었던 곳이다. 소나무와 비교하면 그루당 CO2 흡수량이 10배인 69.5kg으로 주변 공기를 맑게 해주는 나무이다. 

조선 선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담양의 명소로 양산보의 소쇄원을 꼽을 수 있다. 한국 정원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는 소쇄원은 조선중기 호남 사림문화를 이끈 인물들의 중심지였다. 그림자가 쉬고 있다는 정자인 식영정은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었던 곳이며,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환벽당은 정철이 청년시절 공부했던 곳이다. 정철이 낙향에 머물렀던 송강정은 정철의 가사문학의 작품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청렴 선비 송순의 면앙정, 붉은 배롱꽃(백일홍)으로 둘러싸인 명옥헌원림,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던 고려 충신 전신민의 정자 독수정원림, 고려시대부터 천 년 동안 학문을 닦아 세상을 구하고자했던 사람들이 머물렀으며 ‘달이 머무는 정자’라는 의미인 상월정, 조선중기 문신이었던 유희춘의 친필 ‘미암일기‘를 보관하고 있는 모현관 등도 선비들의 올곧은 삶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담양군 창평면은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지역 고유의 전통과 자연생태 보존, 대대로 이어오는 먹거리, 지역 주민공동체 등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담양 한과, 기순도 전통장, 창평 쌀엿, 고택, 약초 밥상,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가라는 하심당, 창평미륵불, 논 한가운데 있는 누각 남극루, 일제강점기 전통 조선상류 주택의 본모습인 고재선가옥, 창평에서 의병을 일으킨 녹천 고광순을 모시는 사당 포의사 등도 담양의 명소이다. 

이 책은 대나무 마을 전남 담양의 문화, 자연, 역사 등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대나무, 조선 선비, 전통 가옥, 가사 문학, 누각과 정자 등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들을 사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책의 특징을 꼽으라면 담양의 명소마다 가는 길, 주소, 음식점, 전화번호, 대중교통편, 홈페이지 등을 기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라는 점이다. 

<담양여행>이란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는 점이고, 앞으로 전국 어디에도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잘 지켜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저자 양소희는 번잡한 도시가 지겨운 사람들이 있다면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생태적․자연적 매력을 풍기고 있는 담양에 와 쉬고 가라고 조언한다. 

저자 양소희는 여행전문작가이다. 여행관련 방송활동은 물론, 국내외 여행 콘텐츠개발, 문화이벤트기획 및 강연, 언론 칼럼 기고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저서로< 오! 타이완 >, < 부산에 반하다 >, <화천에서 놀자>, < enjoy 타이완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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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2/06 [14: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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