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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선생이 지어준 강릉 '꾹저구탕' 일품
강릉 연곡 꾹저구탕, 감자전 등도 맛점
 
김철관   기사입력  2023/04/12 [12:27]

▲ 강릉 연곡 꾹저구탕  ©


‘새가 꾹 집어 먹었다’는 강릉 연곡 '꾹저구탕'을 아시나요.

 

오랜만에 강원도 강릉을 기행하며, 맛깔스러운 고전 전통 대중음식을 접했다. 강릉시 주문진읍에서는 '닭새우'를 처음 관찰했다면, 강릉시 연곡면에서는' 연곡꾹저구탕'을 발견했다.

 

먼저 지난 11일 강릉 산불로 세상을 등진 분들의 추모와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6~7일 다녀온 강릉 주문진과 연곡은 피해를 당하지 않은 지역으로 파악된다. 정말 다행스럽다. TV에 중계된 태풍에 휩싸인 강릉 산불은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끔직한 장면들이었다. 하루 빨리 복구가 돼 실의에 빠진 피해 주민들이일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릉 연곡에서 소금강으로 들어가는 길가에 연곡 꾹저구탕이란 팻말이 있다. 일반 2층집 주택으로 보이지만 아래층 집 간판에 ‘연곡 꾹저구탕’라는 상호가 있어 식당임을 알게 한다. 이 탕은 뚝배기에 꾹저구와 이곳 지역에서 나온 고추, 콩 등으로 담근 장 그리고 대파, 버섯, 깻잎, 고추 등 야채 그리고 밀가루로 반죽한 수제비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끓인 탕에 따로 나온 다진 마늘과 다진 고추를 넣으면 맛이 확실히 달라진다. 이를 넣고 먹어본 사람이면 시골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손맛이 담긴 집밥처럼 맛깔스러움을 느낀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꾹저구는 농어목 망둥엇과의 민물고기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어려서는 흑적색이나 커가며 황갈색으로 변하고, 몸 옆구리에 희미한 담갈색 반문이 세로로 2줄 줄지어 있거나 상하로 불규칙하게 줄지어 있는 고기라고 설명돼 있다.

 

꾹저구탕을 주문하면 물김치, 깍두기, 고추, 고추장 등 기본 반찬이 나오고, 탕과 함께 일반 쌀밭, 잡곡밥, 보리밥 등이 아닌, 쌀밥에 굵은 감자를 듬뿍 넣어 만든 감자밭이 미감을 자극한다. 강원도하면 감자가 연상되는데, 이곳 식당에서도 실감했다.

 

사미인곡, 관동별곡의 저자 조선 중기 송강 정철 선생이 강원도 관찰사로 재임 당시 어느 현에 들렸다. 현감의 지시로 식사 대접을 받았는데 매운탕이었다. 그가 너무 맛있어 물었는데 ‘새가 꾹 집어먹는 고기로 끓였다’고 해 송강이 이를 ‘꾹저구탕’이라고 이름이 붙였다고. 그날 이후로 '꾹저구탕'이라 전해오고 있다.

 

식당 벽에 붙인 꾹저구탕의 유래이다.

 

“조선 중기(1536년경) 송강 정찰 선생께서 강원도 관찰사로 재임 당시 어느 현에 들르신바 현감의 지시로 식사대접을 올리게 되었는데...

 

그날따라 바닷가에 바람이 몹시불어 배가 나가지 못하여 민물고기로 탕을 끓여드리라는 지시에 마을냇가의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드렸는데 잡숫고 난 뒤, 하도 맛이 있어 ‘이게 데체 무슨 고기 탕이냐?’고 물으시매 그 때 당시 저구하는 새가 있었는데 ‘저 저구새가 꾹 집어먹는 고기로 끓였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그때 송강 정철 선생께서 “그럼 앞으로는 <꾹저구탕>이라 부르면 되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답니다.

 

그 후로부터 <국저구탕>은 남자들의 숙취 해소와 여자들에게는 피부미용에 좋은 음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꾹저구탕이 주 메뉴지만, 은어튀김, 해물파전, 메밀전, 감자송편 등도 정말 맛있다. 특히 통팥알을 그대로 찰진 감자 속에 듬성듬성 넣어 만든 감자송편은 이곳 요리의 또 다른 최고의 음식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식당 벽면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맛집 음식 프로그램 소개 사진을 걸어놓았다. 또한 꾹저구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주차시설도 잘돼 있다. 과거는 앉은뱅이 상에 가부좌를 틀고 음식을 먹었지만, 이젠 의자에 앉은 상차림으로 누구든지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식당 내부는 70여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규모이다.

▲ 감자전, 메밀전, 감자밥  ©


식당 벽면에 뭍여진 꾹저구탕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 꾹저구탕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살짝 줄인 후 5분 정도 끓여 수제비를 익혀 주세요(수제비가 다 익은 후에는 불을 최대한 약하게 줄이거나 불을 꺼주세요).

 

- 개별 뚝배기에 탕을 양껏 담아 다진 마늘, 다진 고추를 적당히 넣고, 탕 맛을 본 후에 취향에 따라 후추가루, 산초가루를 넣어주세요(산초가루는 특유의 향이 강하니, 향을 즐기는 분만 소량으로 넣어주세요).

 

- 짜고 국물을 진하게 드시는 분은 고추장을 넣어 간을 해주세요.

 

- 얼큰하고 매운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직원에게 다진 청양고추를 주문하세요(기본찬에 나가는 다진고추는 청양고추가 아닙니다).

 

- 부추는 겉절이로 드셔도 되고 탕에 넣으셔도 됩니다.

 

- 먼저 드신 후에 밥을 조금씩 넣어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밥은 한번에 다 말아 드시면 밥이 퍼져서 맛이 감소됩니다).

▲ 연곡 꾹저구탕 길가 팻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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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4/12 [12: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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