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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장과 조선의 뻔뻔함, 경악하지 않을 수 없어"
민노·진보신당, 민유성 행장-조선일보 맹비난…청와대 개입 의혹도
 
이석주   기사입력  2008/09/17 [16:53]
산업은행이 추진했다 불발로 그친 리먼 브러더스의 인수협상과 관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17일 민유성 행장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인수과정 개입' 논란에 휩싸인 청와대를 향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6조원 자금을 산업은행이 단독 처리? 청와대가 직접 의혹 밝혀야"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산업은행의 '인수합병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6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집행하는데 있어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처리했다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금융위원회는 물론이고 더 윗선인 청와대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너무나 당연히 상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의 인수협상은 지난 10일 중단됐지만, 인수합병의 불씨는 살아 있다"며 "청와대는 리먼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 인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인수과정에 개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조선일보를 향해서도 "리먼의 인수를 '서울과 월스트리트 간 금융고속도로의 건설'이라고 추켜올리며 인수합병을 적극 사주한 자랑스러운 언론이 있다"며 "그 언론은 청와대에 의해 사실이 공식 부인되자 상당히 머쓱해 졌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민유성 행장에 대해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준비하면서 성장비전으로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를 목표로 삼았다"며 "산업은행의 민영화와 성장비전은 리먼과 메릴린치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곱씹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 대변인은 나아가 '산업은행 민영화' 철회를 촉구, "미국식 투자은행 모델을 추종하는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 또한 인식의 대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은 본격화되기도 전에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유성 행장,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 아닌가"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했다면 파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민 행장의 위험한 발언은 미국발 '금융쓰나미'가 한국경제에 몰고 올 후폭풍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다시 쓸어내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유성 행장 말대로 됐다면, 한국정부가 미국산 투자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그렇지 않아도 9월위기설에 시달렸던 한국경제를 거덜 낼 뻔했다"며 "국제금융정세에 대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국책은행 책임자가 반성은커녕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무모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으니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번 일은 그저 '천만다행'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민유성 행장으로부터 리먼브라더스 인수건에 대해 직접보고를 받은 강만수 장관은 이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 산업은행 민영화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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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9/17 [16: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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