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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개폐, '북한과 공산주의'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한은 공존의 대상, 비교우위 확실, 반공교육에 매몰돼 공산주의 잘몰라
 
가랑비/각골명심   기사입력  2004/09/14 [01:24]
 * 본문은 지난 11일 국가보안법 개정론과 폐지론으로 일전을 치룬 대자보 네티즌 논객 각골명심님과 가랑비님이 국가보안법 상 '북한과 공산주의' 문제에 대한 각각의 해법을 제시한 제2탄입니다. 각골명심님은 '폐지론' 입장에서 '북한은 공존과 번영의 대상이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완성'으로 북한은 변수가 안될 것이라 햇고, 가랑비님은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들어 국가보안법 개정을 천천히 하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이같은 사안에 대해 네티즌 여러분들의 의견제시 및 논쟁참여를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거짓 민주를 팔며 사기치지 말라! / 각골명심 
民主의 가치를 모르는 者, 民主主義者라 말하지 말라!

 
요즘 국가보안법 문제를 가지고 벌어지는 모든 논란을 보면은 여.야 모두 사실은 본질은 외면하고 기세싸움으로 변질된 느낌이다.
 
지난 12일 보도를 보면 한나라당은 이 법을 수호할 ‘국보법 수호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소위 극우세력들 이라는 분들과 연합하여 본격적으로 장외투쟁을 시작할 듯하다. 정말 부끄럽고도 난감하며 한편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은 이 문제에 있어 대체 입법 조차도 필요 없는 ‘완전 폐지론자’ 이다. 이 문제는 사실 본인이 보기에 논란이 필요 없는 아주 간단하고도 명확한 문제이다.
 
먼저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존재하는 국가인가?’라는 문제이다.

당연히 그것은 헌법 제1조 1항이 규정하듯이 ‘민주공화국’ 이다. 이것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이며 그럼으로 이것이 가장 상위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이 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분단의 현실론을 빙자하여 마치 국가보안법이 우리 민주주의와 안보의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가치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에 절대로 동의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우리 본연의 최고의 가치로써 ‘안보’를 튼튼히 해야 하고 이 가치가 심각히 훼손될 때 비로소 ‘마지막 보루’라는 말을 적용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 같은, 헌법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며 또한 우리 형법을 이것의 하위법으로 전락시킨 이 국가보안법을 왜 당장 미련없이 내던지지 못한단 말인가? 그것은 교묘한 말과 지나치게 이 법을 맹신하는 집단들에 의해 이루어진 가치전도에 의한 우리 내부의 막연한 불안에 다름이 아니다. 던지면 한낱 휴지쪼가리에 지나지 않을 이 법이 도데체 어떻게 우리를 지켜준다는 말인가? 그것이 신통력 있는 무당의 ‘부적쪼가리’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러나 헌법이나 여타의 법은 같은 종이 쪼가리라도 쉽게 내던질 수 없는 것은 이미 우리의 내재한 삶 속에서 깊숙히 우리의 실제 정체로서 자리하고 있고 또한 그것을 매끄럽게 유지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정체와 가치체계에 전혀 충돌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롭게 한다. 그러니 이것이 본질이고 우리가 이것을 명확히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며 그로 인해 우리체제를 오히려 이전 보다 더 확고히 무장하고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둘째, 국가보안법의 가치를 안보의 마지막 보루라고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온 몸으로 수호하고자 하는 세력들을 우리는 과연 아직도 우리와 같은 ‘民主勢力’이라고 간주하며 계속해서 용납해 줘야 하느냐의 문제이다.
본인이 보기에 이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 세력들의 과거를 보던 또 지금 주장하는 말들 속에 드러나는 정신을 보던 그들은 절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 가치인 이 ‘민주’라는 뜻을 전혀 깊숙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히 단언한다.
 
이 점에서 아예 드러내놓고 체제가 다른 것을 공표하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끊임없는 도전을 일삼고 있는 북한은 오히려 솔직하고 대응하기도 쉽다고 본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이렇게 자의적이며 오도된 민주로 무장하여 실제로는 우리가 가진 본연의 ‘민주’의 가치를 엉뚱하게 전도 시키면서 끊임없는 선동과 모략으로 혼란과 파국을 획책하고 있는 이 극우세력들 이다.
 
이들은 분명히 장외집회를 하면서 만에 하나라도 (그들이 집권했을 때 처럼) 노무현 정부가 ‘집시법’을 들어 이들을 해산하려 한다면 이것을 ‘민주인사 탄압’에‘독재정권’의 본질이 드러났다고 역공하고 맹렬히 성토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얼마나 비 논리적이며 또한 역사의 아이러닌가?
 
가장 비민주적인 ‘국가보안법’을 손에 들고 이를 ‘수호(守護)’하자고 외치면서 오히려 이를 말리는 상대방을 독재주의자며 민주인사 탄압의 횡포라고 말 할 수 있다니…
 
셋째, 일각의 개정론자들 중에는 교묘하게 남북관계를 그 중심에 두고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절대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상대론자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들여다 보면 크게 국보법의 폐혜를 인정하고 그래도 현실적으론 남북이 엄연히 대치하고 있으니 필요한 부분 일부는 남겨두고 버리자는 합리적 온건주의자와 문제되는 일부 단어만 바꿔서 개정하자는 사실상 수호론자들이 있다. 본인은 기존의 수호론자들과 이 사
 
실상 수호론자들에게 솔직하게 묻고 싶다.
 
1.북한을 동포라고 인정하는가, 아니면 적으로 인정하는가?
2.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가, 아니면 단순 ‘괴뢰집단’으로만 보는가?
3.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존과 번영은 원하는가, 아니면 전쟁을 원하는가?

 
본인은 북한을 분명히 동포로 알고 있으며 현실적이나 국제적인 면을 보더라도 명확하게 국가로 인정하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당연히 같이 공존과 번영을 함께 이루어 가야 할 숙명적이며 필연적 상대자로 보고 있다. 그러니 체제가 다르니 사상이 다르고 그러다 보니 생각이 다름도 또한 당연한 귀결이다. 이미 여러 면으로 보아서 우리가 절대적 비교우위를 획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그렇기 때문에 ‘너 하나 나 하나’ 식의 소모적 접근은 사실상 계속해서 싸우자는 행동 이상이 될 수 없기에 먼저 우리가 가진 최고의 ‘민주적 가치’로 철저하게 무장하고 나서 비로소 상대방에게 정당하게 요구하고 설득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본다.
 
그렇게 하자면 먼저 지금 가장 우리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악법인 이 ‘국가보안법’을 북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발전시키고 우리 자유민주체제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 당장 내버릴 것이며 또한 과거사 문제를 우리의 지난 부끄러움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필연적 아픔을 감수해 내야 할 것이며, 이후에 비로소 북에 대하여 우리의 요구를 당당하고도 정당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먼저 형평성에 의해 ‘북한의 노동당 규약’과 ‘형법’ 등의 정정을 요구할 것이며, 다음은 지금의 어정쩡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를 의논하고 나아가 상호 ‘군비감축’ 프로그램과 동시에 정말 제대로 된 남북교류의 꽃을 활짝 피워 더 이상 세대와 세대를 옥죄는 이 분단의 원죄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를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투정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점에 주목하고 더 이상 국가보안법이 우리를 지키고 있다는 허황된 망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서 진정한 우리의 ‘국가수호법’은 반드시 ‘민주주의 가치’가 되어야 하는 본질을 깊이깊이 통찰해 주기를 (특히 극우세력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 드리며 여기서 마친다.
 
(덧글) 혹시 이 글을 읽으시고 현실적으로 소위 주사파란 이름으로 북에 동조해서 암약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나 증거를 가지신 분은 즉시 112에 신고해 주십시오. 그리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처벌도 할 수 없을 텐데 그때는 어쩌냐고 우려하시는 분이 계시면 그런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고 파괴하려는 세력은 우리 형법으로도 얼마든지 단호히 처벌할 수 있으니 과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리라 봅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북한 체제의 모순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우리 체제로 탈출해 오는 북한 주민들이 줄을 잇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고 오히려 이에 대한 시급한 우리정부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만약 이 현실적 상황들 정도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거나 북한의 소위 ‘사상전’이 염려되시는 분들은 힘을 모아 북한에 인터넷 설치와 컴퓨터 보내기 운동이라도 전개하여 이를 통해 공산주의의 허실을 낱낱이 까발려서 그들의 사상을 초토화 시켜버립시다. 모두 자신감을 가집시다.

우리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렇게 허약한 국민입니까?
 

 국보법폐지론과 함께 공산주의에 대한 깊은 논의도 필요 / 가랑비 
 
요즘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로 각 인터넷 사이트마다 논쟁이 한창이다. 허나 그 논쟁은 각자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편이 갈려 이전투구만을 계속하고 있을뿐 국가보안법 폐지가 갖는 정치사적 사상사적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론이 없다는 느낌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의 정치사적 사상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2003년 언젠가 노무현대통령은 일본방문중에 일본 공산당서기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공산주의정당의 활동까지 합법적으로 보장해 줄때 진정한 민주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었다.
 
현재의 국보법 존폐논란의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 존폐를 논함에 있어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변했느냐 그러하지 않았느냐 가지고 말싸움을 계속하고 있으나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를 보더라도 국가보안법의 적용여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것이냐의 여부를 가지고 판시하고 있고 그 판례를 들추어 보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 함은 시장경제와 사유재산권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임을 밝히고 있다.
 
즉, 국가보안법 유지론자들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부정하는 사상(공산주의)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 폐지론자들은 그러한 사상이 폭력혁명론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사회체제내에서 수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의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당론대로 국가보안법이 폐지된다면 그것은 자연히 공산주의사상의 전파공간이 확대되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공산주의 정당의 합법화로 귀결될 것이 자명하지 않겠는가. 국보법이라는 것이 공산주의사상의 확산을 통제하는 것(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 공산주의이므로)이므로 그렇다는 말이다.
 
필자는 비록 공산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러한 정당 혹은 사상의 합법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산주의사상 혹은 그러한 정당의 합법화가 가시화되었을때 만일 그것으로 우리사회가 극단적 대결구도로 양분되어 재기불능의 상처를 입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역사의 낙오자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그러하다.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든 개정하든지 간에 이 논의는 상당한 기간동안 국민적 토론을 거친 연후에 종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그 토론의 과정을 통해 극단적 반공교육에 기인한 국민들의 레드콤플렉스를 치유하는 교육의 과정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필자는 어제 "국보법 개페토론 감상기(수구꼴통이 두렵다)"는 글을 인터넷 상에 올렸는데 노무현대통령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어느 네티즌이 이런 댓글을 단 것을 보았다.
 
"진정한 반공주의자-우리당/사이비 반공주의자- 한날당(자기 영달을 위해 반공의 탈을쓰고 감히 반공한다고 들먹거리는 수구꼴통들..그 사이비 반공주의자들이 나오면 우리가 똥물을 뿌려줄거요."
 
그 글을 보면서 과연 저 분이 "공산주의"란 낱말의 의미를 눈꼽만큼이라도 이해한 상태에서 저런 댓글을 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거 우리는 군부독재정권으로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심지어는 군대생활과 예비군훈련 민방위 교육에 이르기까지 "반공교육" 혹은 "이념교육"이라는 것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중들은 공산주의가 뭐냐 라고 물으면 그냥 얼버무릴뿐 아무런 말도 못하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고작해야 민주주의 혹은 자유주의의 반대말이 아니냐는 둥 뿔달린 북한공산집단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둥..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공산주의의 반대말은 자유주의도 민주주의도 아닌 바로 자본주의가 아니던가. 그리고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군주주의나 독재주의가 아니던가.
 
아무튼 노무현대통령의 국보법 폐지발언을 계기로 그 문제는 긴급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그렇지만 수십년간의 반공교육으로 인하여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수준을 가지고 있는 대중들을 간과한채 속전속결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때문에 필자는 그 법의 폐지를 일사천리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론화과정을 거침으로써 법폐지후 사상의 자유의 확대로 초래될 대중들의 혼란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점 보안법 폐지론자들은 귀기울여 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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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9/14 [01: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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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골명심 2004/09/16 [09:56] 수정 | 삭제
  • 알고 보니 저와 별로 다른 관점도 아니시군요.^^
    다만 제가 드린 질문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공산주의 사상'을 지금 보다 더 확대, 공론화하여 파헤처 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답으로는 여전히 좀 미흡하다고 느꼈습니다.
    님은 '레드 컴플렉스'를 혐오하면서도 한 편으론 '공산주의 사상'에
    대하여 일종의 두려움과 경외감도 함께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공산주의'가 '인간'을 그 중심에 두고 출발된
    점에서 그 개연서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21세기에 공산주의가 다시 부활할 거라고는
    비단 우리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의 공통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라크전에서 보듯이 철저한 경제논리와 종교적 가치에 의해서
    싸우고 투쟁하며 또한 인류가 이로 인해 파탄을 맞지 않는다면 결국은
    '동양적 철학과 사상'에 의해 세계는 교훈과 재편을 할 거라는게
    제 부족한 상상력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점이지만 님이 지적하신 '정의로운 사람이 반드시
    부할 수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한 노력, 즉 '정의로운
    사람이 반드시 부해야 하며 정신적, 물질적으로 행복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가치체계를 만들어 보자는게 과거사 문제를 포함한 이 국보법
    폐지의 순수한 단감이 될 수 있다고 감히 저는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또 다시 뵙기를 희망합니다. 건필하십시요.^^


  • 가랑비 2004/09/15 [19:11] 수정 | 삭제
  • 각골명심님의 글을 비롯한 훌륭하신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국보법폐지를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국가보안법이라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입니다. 사상의 자유라는 것은 천부인권적 영역에 속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그 법을 폐지하자는 것이지요.

    때문에 저 가랑비 또한 그 법이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개혁이고 정의라고 봅니다. 그럼 개혁이고 정의로운 행위는 국민전체에게 유익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예를 들어 정의롭고 개혁적인 사람이 항상 승리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까. 그러하지 못하지요. 정의롭고 개혁적인 사람은 어렵게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회전체라고 많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민주주의제도라는 것을 봉건사회였던 조선시대에 그것도 어느 날 갑자기 이식시켰다면 그 제도가 잘 굴러갔을까요. 그것이 정착할 수 있으려면 적응기간과 노력과 그로인한 의식변화같은 것이 필요하지요.

    사람들은 우리사회가 상당히 성숙되었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사상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보장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가 둘러보기에 고등교육(대학)을 받은 사람들 조차 공산주의에 대한 원초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 윗분들 주변에는 그런 분들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그 고등교육이수자들 조차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민주주의와 독재주의 등의 개념을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저의 짧은 생각에는 국가보안법이 갑자기 폐지되면 공산주의(또는 주체사상) 이론과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될 것이며 그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한 정당의 출현은 불을 보듯 명백합니다. 또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극단의 극우세력 또한 나타나겠지요.

    그 양극단의 사람들이 물리적 충돌없이 논리적 논쟁만으로 세확산을 꾀한다면 모르겠으나 폭력적 수단을 동원하여 서로 대립하게 된다면 우리사회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해방공간에서의 좌우익 대립과 같이 말입니다.

    더군다나 극우세력측 사람들 중에 계급 혹은 계층적으로 보아서는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를 그다지 적대할 필요성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 말입니다.

    정의로운 사람이 항상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듯이 옳은 정책이 항상 우리사회를 발전시키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얻어내고 싶어하시겠지만 모든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해서 쓴 글이 바로 위 저의 글입니다.

    여러분들도 비록 친일독재냉전의 역사속에서 우리나라가 얻어낸 것이지만은 현재의 풍요로움이 극단적 대립의 결과로서 무너지는 것은 원하시지 않으시겠지요.

    충분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만 줄입니다.
  • 다름 2004/09/15 [11:47] 수정 | 삭제
  • 저는일단 각골명심님의 글에 상당부분 동감합니다만
    각골 명심님의 댓글에대한 의견을 게시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국보법과 관련된 그어떤 글보다 두분의 글이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 각골명심 2004/09/15 [05:05] 수정 | 삭제
  • 먼저 미흡한 제 글을 이렇게 양식있는 분(가랑비)의 글과 비교하여 추천해 주신 '대자보'관계자님께 부끄러움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랑비님/ 이렇게 간접적으로 나마 님의 글을 접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님이 주장하시는 국보법 폐지 유보의 입장이 적어도 '안보의 최후 보루'와 같은 가치 전도적이며 자의적, 일방적이 아니라서 감사드립니다.
    님은 제가 보기에 국보법의 폐혜는 이해하시지만 남한에 '공산주의 사상'이 급속히 전파될까봐의 우려로 인해서 이 국보법을 당분간 유지하자는 것으로 이해 했습니다.
    그러나 모순된 논리로서 "반공교육에 기인한 국민들의 레드콤플렉스를 치유하는 교육의 과정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셨더군요.
    즉, 님은 그 말에서 이미 지난친 '반공교육'으로 인하여 그것이 우리 국민의 '레드 콤플렉스'란 폐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누가 보아도 인정한
    말씀이라 보여지는데 새삼 '사상의 자유의 확대로 초래될 국민의 혼란'을 우려하신다는 것은 어딘가 전혀 앞뒤가 맞지가 않습니다.

    님이 어떠한 뜻으로 이와 같이 모순된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고 님의 '공산주의론'은 어떠한지 잘 모르겠으나 지금 대부분의 국민은 공산주의가 지난 20세기의 구 소련의 붕괴와 이어진 동유럽 국가들의
    몰락과 함께 이미 석화된 유물이란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새삼 그것에 관해서 그 사상적 이해를 두고 논의해야
    될 가치가 있는지 우선 그것 부터 판단해 보시고 '공론화'의 과정을 주장하셔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공산주의의 실체에 대해서 신물나도록 들어서 그것이 빨간색만 봐도
    흥분하는 '레드 콤플렉스'가 되어 버렸는데 그것에 한발 더 깊게 빠져있는 소위 '극우세력'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참 민주주의 사상'을 공론화 하고 깨우쳐 주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우리 체제의 가치도 아닌 '공산주의 사상'을 공론화 시켜
    이를 치료하자니요?
    님의 말씀은 가치의 전도를 떠나서 본질을 보는 '인식의 오류'라 보여집니다. 앞으로도 자주 이러한 자리로 나마 허심탄회한 님을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십시요.^^


    필명 천정배님/ 기계적 도식은 분명하나 제가 나열한 것은 어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적 가치에 의해서 구분한 것이 아니라 '북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제'를 구분해 봄으로 써 그 궁극적 해법의 접근을 꾀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의한 구분이었습니다.
    열린당의 천정배 원내대표가 북을 '테러집단'이라고 했다면 그것은 어쩌면 부쉬의 '악의 축'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것 같다고 보여집니다.
    즉, 대화와 타협의 상대가 아니라 그 존재자체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극우반공논리로 보여집니다.
    그가 다수이자 책임있는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만약 이와 같은 인식으로 북을 바라보고 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군요.
    여기서 더 나가자니 그 발언을 그가 했는지 조차 미처 들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잘못하면 근거없는 말을 전해듣고 혼자서 흥분해 찢고 썰어서 이상한 요리까지 만들어 낼까 조심스럽군요.
    님이 만약 이에 관한 정확한 '인폼'을 주신다면 그때 기꺼이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 천정배 2004/09/14 [22:51] 수정 | 삭제
  • 1.북한을 동포라고 인정하는가, 아니면 적으로 인정하는가?
    2.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가, 아니면 단순 ‘괴뢰집단’으로만 보는가?
    3.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존과 번영은 원하는가, 아니면 전쟁을 원하는가?
    기계적인 수구/진보 도식을 일단 접어놓고 보면, 이북을 테러집단으로 보는 천정배의 입장은 도대체 무엇인가?
  • 신정모라 2004/09/14 [05:48] 수정 | 삭제
  • 사상의 자유가 확대되면 국민이 혼란에 빠진다고?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근원적이고도 인간이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마지막 보루인 기본권이다. 그동안 이 기본권이 제한된 사회였기에 억압받아 온 국민들이 문화를 성숙시킬 기회가 박탈당해 왔다. 이제 그 기본권을 누리는 것이 당연하게 되면 혼란이 온단 말인가? 혼란은 무슨 혼란? 당연한 것을 본래대로 돌려주는 것인데...... 인간이 자율권을 빼앗겼다가 다시 찾아서 우왕좌왕 어떻게 할 줄 몰라 할 것이다...이 말이구만. 걱정할 것을 걱정해야지. 아이가 성인이 되려면 스스로 독립하는 능력을 기를 수 밖에. 그동안 피터지는 싸움으로 수많은 양심수들을 희생시켰으면 그것이 바로 혼란 과정이었지. 기본권을 주면 혼란으로 이어진다는 발상은 아이가 어른될 수 있는 길을 차단한 채, 정권자의 힘 혹은 법 집행자들의 생각에 의해 좌지우지해야 한다는 말이군. 사상토론 공산주의 토론, 국민 의식 개혁...그런 것을 충분히 토론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 이미 충분히 사상범이나 양심수들이 희생되면서 논의될 것은 다 되었고, 공산주의 토론은 화석 발견이나 마찬가지며, 국가 에너지 낭비가 될 뿐이다. 백해무익하다. 할일도 많은데. 사상토론은 사상가들끼리 하라고 놔 둬도 혼란은 없다. 어차피 국민들은 사상에 관심이 없고 돈에만 관심이 있으며, 자유가 확대되어도 그 자유가 내 것인지 관심도 없다.

    이 문제는 정권자가 이 법을 남용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국민이 혼란을 겪을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다.

    나처럼 예술인들은 창작의 자유를 얻을 수 있어 더욱더 활발하게 인간의 기본권을 누리게 된다. 기본권을 누리게 되면 인간들이 여유가 생겨 서로 사랑하게 되고 혼란은 커녕 더욱더 사회가 안정되게 된다.
    기본권이 제약받으니까 증오심으로 서로 싸우게 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