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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불똥 진보정당에, 민노당 사민당 설전
사민당 '부패정권 연장옹호' 비판 vs 민노당 '총선용 기획탄핵'
 
심재석   기사입력  2004/03/10 [09:35]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발의 불똥이 진보정당들에도 튀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각각 기반한 민주노동당과 녹색사민당은 지금까지 기성정당간에 일어나는 정쟁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인 적이 없었지만, 탄핵에 관해서만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넘어 상대당에 비판까지 가하고 있다.

먼저 활시위를 당긴 것은 사민당. 사민당은 민노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반대입장을 취하자 "민주노동당은 부패정권 연장을 옹호하는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동필 사민당 부대변인은 9일 논평을 내고 " 진보정당으로 그동안 활동해온 민주노동당이 노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노무현 정권의 부패와 무능 그리고 국정운영실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민노당은 지금까지 부패정치, 무능정치, 보수정치 타파 등의 입장을 성명과 논평 등을 통해 수없이 밝혀 왔음에도 이처럼 부패하고 무능한 노무현 정권을 연장시켜주는 탄핵반대 입장은 그간의 민노당 입장과도 반대되는 것이어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노당은 "탄핵공세는 총선용 기획탄핵에 불과하다"며 탄핵발의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종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직무정지 사태가 오게 된다"며 "현재의 정국에 대해 답답함을 금할 수 없으며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공세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추락하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국을 벗어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추잡한 기획탄핵"이라며, "선량하게 살아온 일반국민도 아니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당신들이 뭐가 깨끗하다고 탄핵을 주장하는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도 불법대선자금과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의 중간조사가 발표된 만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본인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이에 반해 사민당은 탄핵 발의에 대해 두손들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사실 사민당은 탄핵이 정가에서 논의되기 이전부터 노 대통령 탄핵을 제기한 최초의 정당이기도 하다.

사민당 장기표 대표는 탄핵안이 발의되자 긴급성명을 내고 "이번 탄핵발의는 단순히 노대통령의 선거개입 뿐만 아니라 그동안 노대통령의 실정과 측근비리, 부정부패 등의 이유로 국회가 이를 결정한 것"이라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탄핵발의를 두고 일부에서 국정혼란을 얘기하지만 지금까지 이보다 더 한 국정혼란이 어디 있었는가"라며 "탄핵발의를 계기로 국정혼란을 수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17대 총선에서 장대표가 출마하는 서울 동작갑 지역에 민노당도 후보를 내는 움직임에 대해 사민당이 못마땅해 하던 가운데, 사민당의 민노당 비판은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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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10 [09: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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