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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재야 시절의 노무현이 아니다'
민주노총 이수호위원장 만나, '진보와 보수' 대립시대 끝나
 
심재석   기사입력  2004/03/04 [18:18]

노무현 대통령이 온건파로 알려진 이수호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재야시절 노무현이 아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4일 낮 이수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새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진보.보수로 양분하던  시대가 끝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노동자 편'이라는 노동계의 인식과 기대 때문에 오히려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를 반영하 듯 "세상이 급변하고 있으며, 저도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변했다"면서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성실히 대화하며 자주 만나자"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총의 새지도부가 온건파로 분류되는 것을 의식한 듯 화해무드를 조성해 보자는 제안이다.

노대통령은 더불어 "대통령이 된 뒤 노동계와 진지한 대화도 못해보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며 "합의사항은 합의정신에 위배되지 않도록 반드시 이행할  것이며,  부처간 이견없이 일사불란하게 갈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민주노총측이 대체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노 대통령은 듣는 편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정부정책이 성장 중심으로 이동하고, 출범 초기 내세웠던 사회통합적 노사관계가 실종됐다"면서 △일자리 대책 마련 △구속노동자 사면복권 △손배가압류 철회 △비정규직 노동자 대책 △정부차원의 산별교섭 촉진 △국가정책 결정에 노동자 참여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과 이수호 위원장은 이미 전교조 활동으로 서로 알고 있는 사이여서 관심을 모았다. 둘은 전교조 합법화 투쟁이 시작된 지난 88년 초선 의원과 전교조 간부로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만나자마자 "오랜만이다. 이렇게 보니까 감개무량하다"고 인사했고, 이 위원장은 "전교조 처음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는 청년 노무현이었고 이런 관계로 또 만나니까 아이러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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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04 [18: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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