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사건에 대한 특검이 1월 5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김진흥 특검팀은 곧바로 대검쪽으로부터 일부 수사자료를 넘겨받고 특검 수사 대상자 4~5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임기 1년이 채 안된 현직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특검에 쏠리는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또 노 대통령이 필요하면 조사 받을 의향이 있다고 한 만큼 수사의 초점은 특검이 '살아있는 권력'에 어느 선까지 메스를 들이댈 수 있을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1월 6일 조선·중앙·동아·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김진흥 특검이 '살아있는 권력'을 조사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면서, 이를 통해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을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설에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필요하면 노 대통령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동아와 경향신문은 측근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미진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동아는 검찰의 부실 조사도 검증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한편 경향신문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발언을 삼가야 하며, 검찰과 야당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동아일보도 수사에 '외풍'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 "썬앤문 그룹 돈 받을 때 노 대통령 참석 여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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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일자 사설, 의혹의 뿌리를 캐는 특검 되어야 ©조선일보 |
조선일보는 <의혹의 뿌리를 캐는 특검 되어야>제하의 사설에서 김진흥 특검이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 비리의혹에 개입돼 있는지를 밝혀내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수사의 범위가 개인비리에 그쳐선 안되며, 장수천을 둘러싼 비밀을 밝히는 수사를 기본으로 특검법이 명시한 의혹사건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특히 썬앤문 그룹과 관련해 이광재씨와 여택수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이 돈을 받을 때 노 대통령이 합석한 것이 밝혀진만큼 노 대통령의 관련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 특검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의혹을 뿌리까지 모두 캐겠다는 역사적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 "'10분의 1'발언으로 민감해져, 필요하면 대통령도 조사해야"
중앙일보는 <특검팀이 밝혀야 할 의혹들>제하의 사설에서 김진흥 특검팀은 노 대통령의 '10분의 1'발언으로 특검의 사안들이 민감한 정치적 문제가 된 만큼 모든 의혹들을 남김없이 규명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노 대통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이광재씨와 여택수씨가 썬앤문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노 대통령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와 썬앤문 감세청탁 과정에서 청탁은 없었는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선 후 SK 등에서 받은 14억여원, 안희정씨가 대선 후 차명계좌로 받은 6억원 등 당선 축하금에 대해서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 "수사 유리하게 끌려는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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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6일자 사설, 측근비리 특검 ‘정치 外風’ 차단해야 ©동아일보 |
동아일보는 <측근비리 특검 '정치 外風' 차단해야>제하의 사설에서 김진흥 특별검사팀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4.15총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선거 국면에 유리한 쪽으로 수사를 끌고 가려는 권력 및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차단막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이 불거진 의혹에 관한 수사를 자청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수사 방법과 시기에 관해 특검팀과 청와대가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모든 미완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검찰 초기 수사의 부실 검증까지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경향 "검찰 수사 실망 커, 측근비리 단죄 계기 만드는 특검돼야"
경향신문은 <측근비리 특검 분발 기대한다>제하의 사설에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공언했지만 결과는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면서 김진흥 특검은 대통령 측근비리 단죄를 통해 이 나라 권력문화를 일대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인사들도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해야 하고 검찰도 공표를 거부했던 측근비리 수사결론을 특검에 설명하고 수사를 도와야 하며, 폭로에만 매달렸던 야당도 자료를 넘기고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날 종합면 1면과 3면에서 김 특검이 특검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연 뒤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만 보도하고 오피니언면에서는 다루지 않았다./미디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