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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지키기’ 넘어 ‘한글 살리기’ 나서다
[한글 살리고 빛내기55] 한글운동 별동대 ‘바로모임’을 만들다
 
리대로   기사입력  2022/09/13 [00:31]

1990년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고 국립국어연구원(원장 안병희)을 만든 정부는 우리말을 한글로 적자는 한글학회(회장 허웅)를 못살게 굴면서 일본 식민지 때처럼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는 나라로 만들려고 나섰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전용정책을 강력하게 펴겠다고 발표를 하니 경성제대 조선어학과 출신인 이희승과 이숭녕 교수들은 그들 제자인 서울대 이응백, 심재기 교수들, 고려대 김민수 교수, 인하대 남광우 교수와 전국 대학 국문과 교수들이 모여 어문회(회장 이희승)를 만들고 한글전용을 못하게 하려고 나섰다. 거기다가 일본 국민 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일본제국 지식인들이 모인 학술원(원장 권이혁), 일본 한자혼용에 길든 일본 식민지 교육 세대에게 신문을 팔아먹으려는 조선일보까지 이들 편이 되어 한글을 못살게 굴었다.

 

그뿐만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전용 정책을 펼 때부터 일본식 한자혼용을 획책하던 철저한 한자혼용주의자 김종필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김영삼 대통령이 한자혼용을 하겠다면서 한자조기교육을 추진하고,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조기교육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전국경제인엽합회와 한국경영자총연합회들 재벌들 모임, 민족운동을 했다는 자들까지 이들과 한패가 되어 한글을 못살게 구니 한글학회 힘만으로는 막아낼 수 없었다. 공병우 박사를 도와 한글기계화운동을 하던 나는 국어운동대학생회 후배들을 이끌며 만든 시민운동 모임인 한말글사랑겨레모임(공동대표 밝한샘,이대로)’이 중심이 되어 그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그런데 이 모임은 학자와 여러 이른가들 까지 모이니 무슨 일을 하려면 이사회를 통해 결정을 한 뒤에 행동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서 활동하기 불편했다.

 

▲ 1995년 광복절에 내가 이끌던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원들과 한글운동가들이 함께 종로 탑골공원에서 민족정기를 드높이자고 했고, 한글운동 문집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를 냈다.     © 리대로

 

 

그래서 나는 모임 활동을 더 힘차게 하려고 한글운동 별동대인 바로모임(대표 최기호)을 만들고 내가 총무를 맡았다. 학자나 이론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들이 형식과 절차를 따지지 않고 바로바로 행동하는 비밀 결사대였다. 이봉원, 남영신, 김영환, 고운맘, 한효석, 김덕영, 김슬옹, 허재영, 김두루한, 홍사내, 신향식, 김불꾼, 김한빛나리들 젊은이들이 모여 원광호 의원이 한글국회를 만들려고 하는 일, 국어원과 학술원에 대항하는 일, 한자혼용단체와 조선일보들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언론과 싸우는 일, 한글날 국경일 제정, 한자혼용법 제정 막기 들을 힘차게 했다. 먼저 이론과 정신무장을 튼튼하게 하려고 350여 명이 쓴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라는 한글운동 문집을 내고, 때때로 모여 밤새며 토론도 하고 산에 오르기도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지기도 했다.

 

▲ 바로모임 회원들은 때때로 산에 오르며 몸과 마음을 다지고 할 일을 의논했다. 왼쪽부터 이대로, 김덕영, 김두루한, 김한빛나리, 최기호교수와 사모님, 김영래, 이기순, 밝덩굴님이다.     © 리대로

 

 

나는 일류대를 나와 학자니 교수로서 나라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고 누리는 자들이 입으로는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한글은 훌륭하다면서 한글을 못살게 구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한글이 빛나면 이 나라와 겨레도 빛나는데 지도층, 지배자들이 한글을 못살게 굴고, 언론은 그들이 훌륭한 자라고 선전하고, 국민들은 그들을 우러러보고 있으니 답답했다. 한글이 태어나고 550년이 되었는데도 한글은 제 나라 사람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짓밟히고 있었다. 조선시대는 중국 속국이었고, 일본 식민지 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한글이 훌륭함을 안 대한민국 시대에 한글을 짓밟는 자들이 존경받고 떵떵거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나고 화가 치솟았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사대주의와 식민지 근성이 있는데다가 뒤에서 일본이 그들을 밀어주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한글전용을 가로막은 이희승 교수를 한글날이 있는 10월 문화인물로 추천한 안병희 국립국어원장에게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하고, 학술원이 한자혼용을 꾀하는 서울대 국문과 출신 대표 격인 이기문교수에게 학술원상을 주는 것을 반대했다. 이 일들은 부경대 김영환 교수와 허재영 박사, 김슬옹 박사가 중심이 되어 했다. 그리고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안호상)에서 국회의원 이름패를 모두 한글로 만들어 주는 일, 한자로 된 한국은행(총재 조순) 현판을 한글로 바꾸게 하는 일, 한글전용법을 폐지하고 한자혼용법을 제정하려는 것을 막는 일, 한글 세계화운동과 함께 한글인터넷주소 쓰기 운동도 했다. 문제안 선생, 서정수 교수와 함께 애쓴 많은 뜻벗들이 고맙다. 앞으로 이 일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련다.

 

▲ 시골 식당을 빌려서 밤새며 한글날 국경일 제정 등 할 일을 의논하던 바로모임 모습, 왼쪽부터 이대로, 서정수, 최기호, 김덕영, 차재경, 김영환, 대학생, 이수열 선생 모습이 보인다.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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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13 [00: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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