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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李-崔 기자회견 공방속 썬앤문비리 덮쳐
盧 '1/10 넘으면 은퇴' vs 昌 '모든 짐 짊어지고 감옥가겠다”
김혁규지사 우리당 입당에 영남권 술렁, 노사모 총집합령
 
심재석   기사입력  2003/12/22 [17:43]

안녕하세요. <주간 초점과 동향>을 연재하는 정치부 심재석 기자입니다. 이번 초점과 동향이 금년의 마지막 초점과 동향입니다. 매주 정치적 이슈를 정리한다는 의미로 연재를 시작했는데, 독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2003년 마지막 초점과 동향을 시작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홈페이지
지난 주는 공방성 기자회견의 연속으로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 불법자금 규모의 1/10이 넘을 경우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그 다음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은 대선후보였던 자신이 시켜서 한 일이라며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고 밝힌 후 검찰로 향했습니다.

승자와 패자의 연속적인 기자회견에서 비판은 승자에게 더욱 엄중했습니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 ‘재신임 받겠다’ 등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된 발언이 계속되자 ‘대통령이 입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다시 일기도 했습니다. 또한 1/11은 괜찮고 1/9은 안된다는 기준은 누가 만든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반면 이 전 총재에게는 동정론이 일었습니다. 아무래도 패자에게 가혹한 비판을 삼가는 우리의 정서를 감안하면 이 전 총재에게 비판적인 논객이나 네티즌이라 할 지라도 굳이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 전 총재를 비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 생각인 듯 합니다.
 
[관련기사]
심재석/윤익한, 1/10역풍, 도대체 대통령직 몇번거나, 대자보(2003/12/15)
김광선, 이회창씨, '모든 짐 지고 감옥가겠다", 대자보 (2003/12/15)
홍기빈, 대통령직이 '1/10의 도덕성' 밖에 안되나, 대자보(2003/12/15)

노대통령은 자신의 1/10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16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폭탄선언을 한다든지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7일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최 대표는 대선자금 수사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선자금에 대한 특검 도입과 권력형 비리수사를 위한 특별수사청설치 및 선거관리 중립내각 구성 등을 주장했습니다. 최 대표의 이같은 기자회견에는 비판적 여론이 일었습니다. 아무리 노대통령이 잘못을 해도 한나라당은 ‘유구무언’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한나라당홈페이지
최 대표는 또한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386참모들에 대해 상당수가 주사파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고 총선 승리하면 국가보안법부터 폐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불법선거자금을 유용한 것에 대한 석고대죄도 부족한 마당에 구시대의 유물인 색깔론까지 들먹인다며 여론의 역풍을 맞았습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盧, 1/10넘으면 재신임없이 정계은퇴, 대자보(2003/12/16)
김광선, 1/10은 불법, 대선자금 특검도입해야, 대자보(2003/12/17)
jbnara, 최대표의 386참모 주사파 발언을 보며, 한나라당게시판(2003/12/17)

한편 썬앤문 그룹은 정치권의 폭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자금 수수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노무현 캠프도 썬앤문 그룹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것이 속속 드러나 일반 국민들은 물론 지지자들에게도 충격을 주었습니다. 검찰은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 이외에도 여택수 제1부속실 행정관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전 지구당 위원장 등 여야 정치인 3~4명도 '썬앤문'으로부터 수천만원대의 정치자금을 각각 제공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중인 것으로 전했습니다. 불법정치자금의 액수에 있어서는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있지만, 희망돼지로 상징되는 ‘깨끗한 선거’를 자랑하던 노무현 캠프였기 때문에 그 파장은 더욱 컸습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문회장 '盧측근 386참모' 집중관리해, 대자보(2003/12/18)
윤익한, 언론, 취임1주년 '썬앤문비리' 盧맹폭, 대자보 (2003/12/19)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박관용 국회의장을 비롯, 각당 대표, 원내총무,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에게 정치개혁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피력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노대통령은 이날 서한에서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정치개혁안이 돼야 한다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대통령은 그러나 소선거구제가 유지 될 경우, 권역별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노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에는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의견과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그러나 정책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는 긍정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盧, 중대선거구 권역별비례대표 제안, 대자보(2003/12/17)
최병천, 정치적 자충수에 빠진 盧-우리당 정치개혁론, 대자보 (2003/12/18)

▲리멤버 1219 행사때 노무현 대통령과 명계남씨
지난 19일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 정확히 1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를 기념해 노사모, ‘국민의 힘’을 비롯한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은 ‘리멤버(Remember) 1219'이름으로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한 것이 논란을 빚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온 국민의 축하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달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노대통령 지지자들은 당선 1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힘을 합치자고 나섰습니다.

한편, 노대통령이 이날 행사에서 “시민혁명에 나서달라’고 촉구한 발언이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패배는 없어, 시민혁명 계속 진행중", 대자보(2003/12/19)
변희재, Recall 2002, 여의도는 실미도가 아니다, 대자보 (2003/12/20)논평, 노대통령은 명백한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중단하라, 한나라당 (2003-12-20)

정통 YS맨으로 경남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김혁규 경남지사가 15일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도지사직을 사퇴했습니다.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할 것이 예상되는 김 전 지사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 열린우리당 입당을 미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며 “마지막 인생을 국가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희생적 결단을 내려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겠다”고 밝혀 열린우리당의 입당은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한편 김 전 지사의 이같은 행보에 한나라당은 ‘철새정치’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관련기사]
심재석, 김혁규지사, "盧와 정치적 행보 같이하겠다", 대자보(2003/12/15)
논평, 야당단체장 빼가기 공작이 새정치인가?, 한나라당 (2003-12-15)

지나고 보니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였습니다. 새 정부와 함께 희망으로 시작했던 한 해지만 이라크 파병, 부안문제 등 속상한 일도 참 많았습니다. 개혁세력의 희망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일부에게는 여전히 희망의 상징이지만, 다른 쪽에서는 ‘배신자’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remember1219 행사를 보면서 작년 대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의도공원에 모여 ‘정치개혁’을 외치는 노사모 회원들의 열정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인원이 반도 더 줄어든 원인이 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단지 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가 끼여있습니다. 남의 나라 명절에 왠 호들갑이냐고 말씀하실 독자들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이맘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더불어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술자리가 많더라도 음주운전은 절대로 안되는 것도 잊지 마시고, 저는 새해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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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22 [17: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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