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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남씨 "안티조선 인사 '노빠' 매도말라"
안티조선 '한놈만 패기' Vs 조중동 '중앙'분리 이용당할수도
 
윤익한   기사입력  2003/12/13 [15:25]

안티조선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왜 안티조선이냐'는 물음은 매번 등장하는 문제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예로 들며 "힘 센 한 놈만 패기 전략"이라고 비유했다. 이는 단순히 조선일보가 유료 독자수가 많아서 때문만은 아니다. 조선일보가 보이고 있는 수구적인 논조가 중앙과 동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것이다.

▲최민희 총장     ©대자보
토론회 참석자들은 저마다 '조중동의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최민희 총장은 ▶조선일보는 '극우 상업주의' ▶중앙과 동아는 '기회주의적 상업주의'라고 정의했고, 조희연 교수는 ▶조선일보-극우적 보수지 ▶중앙일보-친자본적 보수지 ▶동아일보-감정적 보수지 등으로 표현을 달리했다. 결국 조중동의 공통된 성격은 보수주의적 이념지표와 친자본적 경제논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티조선 논쟁에 이어 토론회에서는 최민희 총장이 최근 제기한 '조중동 용어 폐기 및 중앙일보 분리대응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언론학자와 전.현직 언론인, 언론관련 시민단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

최 총장은 "조중동에서 중앙일보를 분리하는 것은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무조건  한 상황에서 조중동은 이럴 것이라는 식으로 모니터를 하지 말고 조중동이 차별성은 없는지 검토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중앙일보의 상업주의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지만 지금은 극우적인 주장을 펼치는 조선일보를 더 경계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관련기사] 윤익한, 조중동 '중'분리, 부정적 평가 압도적 (대자보 2003.12.6)

그러나 박인규 대표와 최영묵, 조희연 교수는 다소 이견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조선일보가 헤게모니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중앙일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나오고 있다"면서 중앙일보가 남북문제에 전향적인 보도를 하는 데 대해 "일단 홍석현 회장이 남북문제가 시대적으로 전향적으로 나갈 것으로 판단,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어 시민운동 차원에서 중앙일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 플랜이 없으면 중앙일보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향후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또 최영묵 교수는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의 차이는 처음부터 일정부분 인정했던 것"이라며 "자칫 이 논란이 소모적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수도 "중앙을 조중동에서 달리 본다는 것은 친자본적 보수주의에 대한 저항이 배제돼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명계남씨     ©민언련
한편 방청석에 있던 명계남 씨는 토론 말미에 신태섭 교수가 안티조선운동 진영 내부적인 논란을 꼽으면서 '내부의 홍위병론'을 지적하자, 이에 반박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신 교수는 발제문에서 "안티조선운동 진영의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향해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노빠라고 비난하고, 다른 쪽은 관념적 좌파의 소영웅주의라고 반격하는 현상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로 감정은 거들지 말고, 괄호 속의 포지티브한 지향성의 차이와 고유의 정체성을 서로 인정하고, 수구에 대한 저항이라는 안티조선의 최소 강령에 서로 충실하면서, 제휴할 것은 제휴하고 도울 것은 서로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명씨는 "안티조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홍위병' 내지는 '노빠'라고 공격하는데 놀랐다"며 "노빠나 홍위병들은 노무현의 정치적 가치를 들여다보는 것을 출발로 해서 언론개혁과 안티조선에 대한 의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추종자에서 사회개혁운동가로 변해 가는 많은 순진한 사람들을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명씨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측에서 돌린 희망돼지를 지속적으로 비난한 진중권 교수에 앙금이 남은 듯, 이날 토론회에 진 교수가 불참한 사실을 알고 아쉬워하는 분위기를 전했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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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13 [15:2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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