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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축구 공격수, 골 결정력이 전부 아니다
[김병윤의 축구병법] 지속적 협력체제, 팀 공헌도 높아야 진정한 공격수
 
김병윤   기사입력  2014/12/02 [18:56]

축구는 105×68m에 달하는 넓은 그라운드 위에서, 양 팀이 11명이나 되는 많은 선수들이 신체의 가장 부자연스러운 발로 볼을 다루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 만큼 전술이란 부분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축구에서 공격수의 가장 중요한 임무와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축구는 상대 골문에 상대편 보다 골을 많이 넣어야 승리하는 단체경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골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사실 골은 반드시 공격수만 넣으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그라운드의 상대 골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플레이를 펼치는 공격수의 특성상 수비수 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가능성에 이견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현대축구 공격전술 흐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변화에도 공격수는 당연히 골을 넣어야 하고 득점력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골을 넣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들어 현대축구의 공격수는 높은 전술 이해도와 함께 상대의 강한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①수준급 기술 ②우군 선수들과의 상호 연계 플레이 능력 ③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효과적인 움직임 ④물리적인 빠른 스피드와 파워 및 체력 ⑤ 투쟁심과 같은 강한 정신력 ⑥공격력 못지않은 수비력 등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공격수의 조건은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강팀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약팀들이 강팀들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치기보다는 소극적인 밀집수비 전술을 구사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팀의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조건도 더욱 세분화됐고 다양화되고 있다. 즉, ①과거의 단순히 물리적으로 빠르기만 한 공격수 ②골 결정력 이외에는 장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격수 ③우군 선수들을 지능적이고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공격수는, 이제 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기가 어려워졌다.

 

상대를 압박한다는 의식 자체가 미미했던 과거의 축구는 수비하고►이동하고►공격하고►다시 이동하고►수비하고의 반복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지만 현대축구는 다르다. 강한 압박으로 인해 공격자체가 훨씬 어렵고 험난해 졌다. 사실 2000년 대 초반까지 수비 배후 공간을 파고들기 위한 물리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공격수는 대부분의 팀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현재도 물리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는 어느 팀에게나 매력을 가져다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피드 이외의 능력이 수준 이하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현대축구의 특징은 공격지역이 상대 진영인가, 자기진영인가, 미드필드 지역인가에 따라 공격하는 목적, 경기 방식과 더불어 우선적으로 비중을 둬야할 플레이 등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이에 공격수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기 위해서 슈팅해야 하고 슈팅하기 위해서는 볼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또한 공격과 미드필드포지션 선수들과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하는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공격수가 다른 공격수들보다 뚜렷하게 높은 득점력을 발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상대의 더욱 세밀하고 조직적으로 발달되어 가는 현대축구의 밀집수비 전술은, 공격수들의 단순한 공격만으로 쉽게 골을 허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분명 공격수들이 공격 최전방에 위치하여 득점에만 집중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특히 약팀들의 밀집수비를 지속적으로 극복해 내야 하는 정상급 레벨의 팀 공격수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만약 정상급 레벨의 팀 공격수가 약팀의 밀집수비를 앞에 놓고 소극적이고 단순한 움직임으로 일관한다면, 그 팀은 전체적으로 공격력 약화 속에 득점력 빈곤을 초래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설령 공격수가 남다른 킬러 본능을 발휘하여 한 두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더라도, 그것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엔 현대축구의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평가 잣대는 높아져 있다.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공격수들이 정상급 레벨에 올라있다고 볼 수 없는 한국축구 현실에서, 당분간 한국축구가 지향해야 할 목표점은 바로 정상급 레벨의 공격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정상급 레벨의 공격수를 상대 수비 형태와 스타일 및 전술에 따라,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창의성을 키워줘야 한다.

 

이제는 2골 이상의 다 득점을 하더라도 그 외의 팀 공헌도가 낮은 공격수보다는, ‘1골+@’를 만들어내는 공격수가 정상급 레벨의 팀들로부터 환영받는 시대가 도래 했다. 그 ‘+@’는 양쪽 측면 윙 플레이어들이나 중앙 지역에서의 미드필더와의 유기적인 콤비네이션플레이와, 그 외의 개인의 중.장거리 슈팅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이것이 곧 현대축구의 공격수가 갖추어야 할 조건임에 틀림없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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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2/02 [18: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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