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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과 ‘종북’, 한반도 갈등의 해법은
[류상태의 주일편지] 미국 맹목적으로 따르는 '종미' 더 문제
 
류상태   기사입력  2013/06/29 [07:54]
1. 한반도 갈등, 해법은 없는가?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남과 북은 막대한 군사비를 쏟아 부으며 대치상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그분의 딸이 최고통치자가 된 작금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가 이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여러 방안을 시도해 보았으나 백약이 무효인 채로 무정한 세월만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북관계가 파행을 거듭하는 이유가 해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념과 정략에 따른 이해관계로 접근하는 정치인들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진실을 바로 알려는 국민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진실의 토대 위에서 상생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여 6월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 요즘 논란이 되는 NLL과 ‘종북’ 문제에 대한 저의 솔직한 생각을 교우님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달에 발행한 저의 장편소설 <신의 눈물>에는 이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이 들어있는데, 202~211쪽에 수록된 해당 본문을 그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2. NLL의 진실에 대하여

▲ 한반도 종교전쟁을 막기위한 류상태 목사의 고언이 담긴 「신의 눈물」(부제 : 한반도종교전쟁)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도대체 왜들 저러는 거야?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미쳐가는 건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토해낸 상우의 탄식에 하림이 흐흐 웃으며 말을 받았다.

“두 놈들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지. 탈북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구! 내 생각엔 아주 정곡을 찌르고 있어. 북은 미쳤고 남은 썩었다! 들어봤냐?”

“그 말 못 들어봤으면 간첩이게? 그런데 그게 뭐 다를 게 있냐? 내 귀에는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로 들리는데?”

상우는 자신이 말해놓고도 스스로 겸연쩍어 쓴웃음을 지었다. 무심코 나온 간첩이라는 말이 이 상황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는 수시로 쓰고 듣던 단어였는데 언젠가부터 잘 쓰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오다니, 이 고약한 단어가 자신의 무의식층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인가?

“짜식, 종교문제는 칼날처럼 예리한 놈이 현실 정치문제로 들어가면 한없이 무디단 말이야. 미친놈은 그래도 제정신으로 돌아올 가능성이라도 있잖아, 그런데 썩은 놈은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답이 안 나온다구!”

(중략)

“상우야, 탈북자들이 하는 말에는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게 담겨 있어. 미친놈 피해서 왔더니 썩은 놈들 세상이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지! 탈북자들 중에는 차라리 다시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 남이나 북이나 참 큰일이다!”

“하림아, 너 너무 기우는 거 아니냐? 쟤네들 사정은 귀로 듣고 여기 사정은 눈으로 보면서 오는 차이가 아닌가 싶은 게 좀 걱정된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그 반대라고 생각해! 오히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남쪽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가 담겨있어. 네가 기독교를 정신없이 비판해대면서도 예수정신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남쪽은 비판할 정도가 되니까 비판하지만 저쪽은 아예 비판할 수준도 못된다 그거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지금 북을 비판하는 건 아무 실익이 없어. 쟤네들은 수십 년을 자존심으로 버텨온 친구들이야. 역사적 정당성은 자기들에게 있다는 거지. 남쪽이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그저 일본놈 미국놈 뒷구녕이나 닦아주고 번 돈으로 조금 살게 되었다고 해서 꿀릴 게 하나도 없다는 거야. 게다가 저쪽은 쌀은 없어도 무기는 차고 넘쳐난다구. 아무리 재래식이고 낡았다 해도 남쪽에 쏟아부으면 깡그리 갈아엎고도 남을 무기들이야. 여차하면 너 죽고 나 죽겠다는 거야. 남쪽에 완승을 거둘 수는 없겠지만 같이 죽을 힘은 충분히 갖고 있어!”

말을 잠시 중단한 하림이 돼지갈비 더미에 죽 칼질을 하고는 한 쪽을 집어들며 말을 이었다.

“다 잃어버린 놈을 코너로 모는 건 좋지 않아! 같이 죽자고 자폭하면 잃을게 많은 놈이 더 억울하지 않겠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상우도 갈비 한쪽을 집어 입에 몰아넣었다.

“그래, 어차피 죽게 되었는데 아직 쓸만한 무기가 남아있다면 어떻게 하겠니? 게다가 꼴보기 싫은 놈이 바로 옆에 있는데! 그거 신나게 써보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냐구?”

하림이 다 발라먹은 갈비를 툭 던졌다. 또 한 쪽을 집어 입에 가득 넣고 빙글빙글 돌려 살점을 뜯어가며 하림이 말을 이었다.

“요걸 그냥 씹어먹을 순 없잖아, 가운데 박힌 뼈가 있는데! 살살 돌려가면서 발라먹어야지!”

“무슨 말이야?”

“감정대로 처리할 일이 아니란 거야. 자존심 팔아가며 열심히 일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마련해놓은 게 꽤 있는 놈 입장에선 같이 죽으면 훨씬 더 억울하지 않겠어? 지금 저쪽을 자극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구. 이러다 한 방 터지면 남북은 그냥 다 죽는 거야. 상대만 죽이고 살아남을 힘은 어느 쪽에도 없어, 그냥 다 가는 거지! 어린애도 다 아는 상식 아니냐? 그런데, 만약에 말이야!”

하림이 다 발라먹은 돼지갈비 조각을 툭 던지며 상우를 쏘아보았다.

“북이 지금 핵을 몇 개나 갖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더 문제가 되는 건 그걸 장착한 북의 탄도미사일 사정거리가 계속 길어지고 있다는 거야. 지금은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지만, 조금 더 지나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을 거라구. 미국으로선 마지노선에 접근해오는 북을 그냥 둘 수 없는 이유가 되겠지.”

“그냥 둘 수 없다면, 어떻게 한다는 거야?”

“한반도를 포기하는 거지. 핵을 장착한 탄도 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날아오기 전에 그냥 북을 깨끗이 쓸어버리는 거! 물론 북이 가만있지 않겠지. 그러나 본토를 공격할 수 없는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너, 지금 소설 쓰냐?”

“응, 실현 가능한 소설을 쓰는 거지, 결코 현실화돼서는 안될!”

하림이 한숨을 푹 쉬었다.

“내 생각엔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겠니?”

상우가 마지막 남은 돼지갈비 한 쪽을 들어 하림에게 건네며 말했다. 빙긋이 웃으며 갈비쪽을 받은 하림은 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거꾸로 접시에 세우며 말을 이었다.

“그건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보다 훨씬 더 우선순위에 있는 국가비상사태가 될 수 있는 문제야. 9.11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국가적 대재앙이 될 수 있거든. 그래서 미국은 북의 핵미사일이 자기네 본토로 날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순간, 남을 포기하더라도 북을 없애려 할 가능성이 있어. 그렇게 될 경우, 휴전선 북방에 있는 장사정포가 일제히 포천이나 의정부에 집결해 있는 미군부대를 향해 불을 뿜겠지.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삼만의 주한미군이 문제가 되겠고, 그건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휴전선 가까이 있는 미군을 평택으로 옮기려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여차하면 평택항으로 집결해서 재빨리 빼돌리면 되니까. 게다가 평택은 평상시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 주한미군의 본거지로 평택을 선정한 건 그들로선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럼, 중국과 러시아는 어떻게 달래고?”

“걔네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북이 괴멸된 후에 군사적으로 미군이 압록강이나 두만강 부근에 주둔하는 상황이 되는 걸 거야. 생각해 봐, 중국군이나 러시아군이 미국과 멕시코 접경 지역에 주둔한다면 미국 기분이 어떻겠어? 그러니까 미국으로선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개발되는 시점까지 가면 미군 철수를 비롯해서 모든 걸 양보하더라도 북한을 쓸어버리려할 가능성이 있다구!”

“한반도가 괴멸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미군도 모두 철수한다?”

“그래, 중국이나 러시아로선 괜찮은 거래가 되겠지. 특히 중국으로선 골치 아픈 경쟁자 하나 사라지는 거구! 러시아나 일본도 정치적으로 손해볼 게 없어. 거의 정글이나 다름없는 중립지대가 들어서는 거니까. 그냥 한반도만 수십 년 공들인 탑이 무너지고 깨끗이 제로 상태로 돌아가는 거지. 미국이 불만이 있겠지만 본토가 핵을 얻어맞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할 거야!”

“이번 연평도 문제가 그런 국제정세와 어떤 관련이 있다는 거냐? 북도 그런 판단을 못하는 게 아닐 텐데 왜 자꾸 도발을 하는 거냐구?”

“도발? 남쪽에서 볼 땐 북이 먼저 도발한 것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북에서 볼 땐 애초부터 남쪽이 먼저 도발을 했고, 무리한 점령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거야. 남쪽의 당국자들은 연평도에서 가졌던 포격훈련이 우리 영해를 지키기 위한 군사훈련이고 통상적인 사격훈련일 뿐인데 그걸 문제 삼는 건 북한의 생트집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북방한계선이 미군이 일방적으로 그은 선인 건 알겠는데 그걸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쪽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거냐?”

“짜식, 그 정도만 알아도 다행이다. 영해란 통상적으로 해안선을 둘러싼 연안수역을 의미하고 그 범위는 국제해양법상 12해리까지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

“12해리면 미터법으로 어느 정도 거리냐?”

“22km 정도!”

“그러면 남쪽이 사격훈련을 하고 있는 지역이 북한의 해안선에서 22키로 안에 들어간다는 거야?”

“그렇지. 연평도에서도 12해리 안에 들어가지만, 북의 황해도 해안에서도 12해리 안에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야. 그래서 양쪽 모두 자기 영해라고 주장하는 거지. 그러니까 우린 우리 영해 안에서 포격훈련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쪽 입장에서 보면 자기네 영해에 포격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거야. 우리가 먼저 도발했다는 거지. 결국 문제는 NLL이야. 남쪽 사람들에게 NLL은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 영해의 경계이고, 우리 포사격 훈련이 NLL 남쪽에서 수행되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말하지만, 그건 우리측의 일방적인 논리일 뿐이야. 황해도를 돌아가며 포위할 뿐 아니라 북한 연안의 12해리까지 침범하는 NLL을 우리 영해라고 주장하는 건 날강도들의 논리라는 게 북쪽의 생각이지.”

“NLL하고 영토 개념은 엄연히 분리해서 이해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렇지, 그래! NLL의 진실은 거기에 있어. NLL은 남북한이 합의해서 설정한 게 아니고 휴전 이후 유엔군사령부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거야. 그것도 내부용으로 말이야. 그러니까 NLL은 원래 우리 영해의 선으로 그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측 배나 비행기가 더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은 거라구! 그래서 명칭도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이지. 그것도 남북을 가르는 해상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남쪽 선박이 북한 연안수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내부통제용으로 설정된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당연히 국제적으로 공포할 필요도 없었고 북한에 통보할 이유도 없는 거였어! 우리 군은 북한에 통보했다고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고 유엔사령부도 그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지.”

“그렇지만 우리가 실효적으로 수십 년간 지배해 온 건 사실 아니냐?”

“실효적 지배라. 그래 이쪽 입장에서 보면 실효적 지배란 말이 어울리겠지. 하지만 저쪽 입장에서 보면 강탈과 침략일 수 있어. 예를 들어 볼까? 대마도 이외에 포항 앞 바다, 그리고 마산 앞 바다에 조그만 일본 섬들이 또 있다고 가정해 보자구. 그리고 일본의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강해서 그 섬들과 한국 해안 사이에 등거리 선을 그어 놓고, 그 선 아래, 그러나 우리 육지에 가까운 연안 수역을 수십 년간 지배해 왔다면 그게 일본 영해가 된다고 해야 하냐? 그건 전형적인 침략 논리일 뿐이야. 1999년부터 수차례 발생한 서해교전, 그리고 이번에 연평도 사태도 바로 그 부근에서 발생한 거야.”

“그게···. 그렇게 되는 거냐?”

“그래, 우리에겐 잘 안 알려져 있지만, 벌써 30여 년 전에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도 NLL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시인했어. 그 때가 1975년인가 그럴 거야.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프랜시스 언더힐은 키신저보다도 두 해 전에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본국에 보낸 적이 있구.”

“쳇, 그럼 이 문제 역시 우리가 일방적으로 속아온 거 아니냐? 어렸을 때부터 북은 옥수수죽만 먹고 다 굶어죽기 직전에 있는 것처럼 배워왔다가 1960년대까지는 북이 남보다 훨씬 더 잘 살았다는 걸 알고는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북방한계선 문제 역시 속고 있었던 셈이네.”

“그래서 지난 참여정부에서 북쪽하고 머리를 맞대고 찾은 해법이 바로 공동어로구역, 서해평화협력지대였던 거야.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 그 합의를 모두 폐기처분하고 말았지. 그렇다면 현재 한반도 전쟁위기의 책임을 누가 져야하겠니? 현 정부는 영해의 포기는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만약에 이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에라도 간다면, 우리가 승소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3. ‘종북’과 ‘종미’

북한과 대화하며 서로 돕고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종북’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북한을 맹목적으로 따른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북한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미국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종미’가 우리 사회에는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북은 미쳤고 남은 썩었다.”는 탈북자들의 한탄을 남과 북이 함께 새겨들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지금 북의 지도자들 가운데는 제 정신이 아닌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남의 정치인들 중에도 그에 못지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하여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반도라는 좁은 공간에서 평화롭게 지내려면 먼저 이해하고 도와주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종북’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정말로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사조는 ‘종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종미는 오랜 뿌리를 갖고 있고 그것을 신념처럼 붙들고 사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지난 주일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의 기간산업은 엄청난 살인무기들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하여 지구마을 어디에선가 전쟁이 벌어지거나 긴장상태가 이어져 적정량의 첨단 무기가 판매되어야 국가경제가 유지되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지난 세기는 물론 21세기 들어서도 지구마을 곳곳에서 끝없이 벌어지는 온갖 전쟁과 갈등의 대부분은 그 ‘이상한 나라’와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그 나라의 지도자들은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지구마을 곳곳에 간섭하면서 자신들의 이념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한 나라를 향해 무한 신뢰를 보내는 순진한(?) 분들이 우리나라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종미’입니다.

하지만 지난 역사는 해방 후 한반도를 둘로 나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나라가 미국이었음을 증언합니다. 그런데 그 책임을 묻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매우 신기한 일입니다. 2차 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이 다시는 그런 위험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강대국 지도자들은 독일을 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그러면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나누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일본이 아니라 우리 한반도를 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일본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그 이상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우리를 대신 희생시킨 것입니다.

더욱 기가 막히는 사실은, 일본 대신 한반도를 둘로 나누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 미국을 향해 많은 교회지도자들이 지금도 ‘은혜의 나라’라고 강단에서 설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의 침략으로부터 구원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반도가 둘로 나누어지지 않았다면 한국전쟁은 아예 발발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해방 후에 한동안 유행했던 다음 말로 오늘의 주일편지를 마치고자 합니다.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에게 속지 말자. 일본 놈 일어난다. 조선 사람 조심해라.”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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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29 [07: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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