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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여, 깨달음을 노래하라"
승려시인회, 제9집 출판기념식, 승려시인 18명 총 123편 수록
 
김철관   기사입력  2022/05/31 [21:10]
▲ 승려시인회, 제9집 출판기념회     ©


승려시인회가 31일 아홉 번째 시집 <시인이여, 깨달음을 노래하라> 출판기념회 및 기자간담회를 했다.
 
불기 2566년(2022년) 5월 3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산유화 한정식 집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진관, 범상 등 스님들이 참석했다.
 
발언을 한 진관 스님은 “시(詩>는 말과 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서 언어도단의 언어요, 교외별전의 무수한 경전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며 “수행자의 언어로 붓다의 가르침을 노래하는 승려시인회는 선시(禪詩)라는 형식과 틀마저 거부하며, 형식 없는 형식으로서 거문고의 줄과 같은 일상을 시(詩)라는 이름을 빌어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승려시인회는 붓다께서 화엄과 법화로서 우주를 노래하고 있듯이, 역대 조사님들이 깨달음을 노래했듯이 모든 수행자가 시인이 되기를 갈망한다”며 “뿐만 아니라 SNS 디지털 시대에 고집스럽게 시집을 출판하는 것은 일부러 詩를 검색해 찾아 읽지 않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독자들께 시집을 직접 전달한다는 책이 가지는 장점을 통해 불교문학의 저변을 확대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범상 스님은 “평생을 시인의 열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려 노력해 왔다”며 “과거 암울한 시대 문학인들이 세상의 등불이 돼 왔듯이 다시 한번 불교문학운동을 통해 세상을 밝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려시인회 9집을 펴낸 남기서 ‘이서원 출판사’ 대표는 “이번을 계기로 스님들의 다양한 창작물(시, 수필, 법문, 소설, 전기, 사찰, 사진첩 등)과 불교를 소개하는 출판물을 기획해 불교출판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한편 승려시인회는 지난 1971년 3월 14일 팔공산 파계사에서 조오현(회장), 석지현, 이병석, 석성우, 김정휴 스님 등 문학을 지망하는 승려 20명이 발족해 ‘승려시집 4집’ 발간하고 활동이 중단됐다.
 
이후 진관 스님을 위원장으로 청화, 대우, 수완, 혜일, 지원 스님 등이 중단된 지 15년 만인 1993년 9월 26일 재창립해 ‘승려시집 5집’ <피안으로 가는 수레들> 출판했고, 5월 30일 9집 <시인이여, 깨달음을 노래하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승려시집 9집 <시인이여, 깨달음을 노래하라>(2022년 5월, 이서원 출판사)는 ‘만해 한용운의 계보를 있다’라는 부재를 달았고, 편집은 진철문 박사가 맡았다. 초대 회장이셨던 고(故) 조오현 스님의 ‘아득한 성자’를 비롯해 승려시인 18인이 참여해 123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다음은 출판기념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승려시인회가 밝힌 내용이다.
 
 
<시인이여, 깨달음을 노래하라> 출간에 즈음하여
 
석가모니부처님의 장광설은 팔만사천의 大海를 이루고 있지만 ‘한 말씀도 설한 바 없다’고 하셨다. 이것은 연기라는 우주의 존재방식에서 無我의 도리를 나타내는 것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말과 글이 가지는 世俗諦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말과 글은 소통의 수단으로서 깨달음을 설명하는 데는 둘도 없이 요긴하고, 오온과 육근을 틀어막는 화두로서 최고의 수행도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탈열반의 세계인 勝義諦이 입장에서는 떠나야 할 번뇌일 뿐이다.
 
말과 글이 가지는 한계는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또다시 ‘言語道斷’이라는 문자로서 깨달음의 경계를 나타내고, ‘敎外別傳’ ‘不立文字’로서 해탈열반을 노래하는 궁여지책, 어불성설의 방편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詩는 말과 글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서 언어도단의 언어요, 교외별전의 무수한 경전으로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수행자의 언어로 붓다의 가르침을 노래하는 승려시인회는 선시(禪詩)라는 형식과 틀마저 거부하며, 형식 없는 형식으로서 거문고의 줄과 같은 일상을 詩라는 이름을 빌어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그래서 승려시인회는 붓다께서 화엄과 법화로서 우주를 노래하고 있듯이, 역대 조사님들이 깨달음을 노래했듯이 모든 수행자가 시인이 되기를 갈망한다.
 
뿐만 아니라 SNS 디지털 시대에 고집스럽게 시집을 출판하는 것은 일부러 詩를 검색하여 찾아서 읽지 않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독자들께 시집을 직접 전달 한다는 책이 가지는 장점을 통해 불교문학의 저변을 확대시키기 위함이며, 이러한 노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불교출판에 작은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다.
 
이 같은 불교시인회의 노력으로 한문게송 이후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한글게송이 정착화 되어 한글세대에 걸 맞는 새로운 포교의 장이 열렸으면 한다.
 
그리고 승려시인회 9집을 펴낸 이서원 출판사 남기서 대표는 이번을 계기로 스님들의 다양한 창작물(시, 수필, 법문, 소설, 전기, 사찰, 사진첩 등)과 불교를 소개하는 출판물을 기획하여 불교출판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한다. 불교출판물을 통한 표교가 어려운 시기에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열정에 찬사를 보내며,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리며 동참을 호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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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5/31 [21: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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