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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 페이퍼컴퍼니는 '전두환 비자금' 은닉용?
2004년 검찰의 전두환 비자금 수사 때 설립
 
감일근   기사입력  2013/06/03 [23:46]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인터넷 언론인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씨는 2004년 7월 28일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 코포레이션'이란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전씨는 이 회사의 단독 등기이사로 등재됐고, 주소는 그가 대표로 있는 서울 서초동의 시공사 주소와 일치한다.

전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는 지난 2004년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 사건’이 터진 때이다.

당시 검찰은 전 전대통령이 채납하고 있는 추징금을 받아내기 위해 재산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부인 이순자씨와 차남 재용씨, 처남 이창석씨 등이 보유한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을 발견했다. 또 전 전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 채권 73억5500만원이 차남 재용씨에게 불법 증여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이순자씨는 2004년 5월 검찰에 전격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아들 재용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기는 이 사건 직후인 2004년 7월이다. 준비 기간까지 감안하면 전씨가 전두환비자금 조사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추진했다는 것이된다.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밀접하게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뉴스타파는 전씨가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고 이와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찾아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전 전대통령이 차남 재용씨에게 비자금을 증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장남인 재국씨에게도 어떤 형태든 비자금이 증여됐을 것이란 의혹이 설득력 있게 제기돼 왔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찾아내는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페이퍼컴퍼니의 설립 목적은 탈세와 함께 자금 은닉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전씨는 현재 출판사로 잘 알려진 시공사의 대표다. 연 매출 440억 원 정도인 시공사는 지분의 50.5%를 전씨가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부인 정도경, 동생 효선, 재용, 재만이 똑 같이 5.32%씩 갖고 있다.

시공사는 또 출판 관련 회사 십여 곳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일부 회사는 직접 소유하고 있다. 

출판계의 큰 손으로 통하는 전씨는 서초동에 시공사 사옥 등 건물 두 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건물과 땅 등을 보유하는 등 드러난 재산만 해도 수백억원 대에 이른다.

전재국 "페이퍼컴퍼니 아버지와 무관하다" / 노컷뉴스

'전두환 비자금' 은닉 의혹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대표인 재국씨는 보도자료에서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부친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이고, 탈세나 재산 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일은 1989년 미국 유학생활을 일시 중지하고 귀국할 당시 가지고있던 학비, 생활비 등을 관련 은행의 권유에 따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국내 재산을 외국으로 반출한 사실도 없고 현재 외국에 보유 중인 금융자산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의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날 해명에서 재국씨는 귀국 당시 갖고 있었다는 해당 자금의 구체적 액수를 밝히지 않는 등 의혹을 완전히 해소시키지 못했다.

앞서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재국씨가 2004년 7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최소한 6년 이상 회사를 운영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2004년 당시는 '전두환 비자금' 은닉 의혹이 불거진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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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6/03 [23: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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