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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실확인 없는 사진 '오보' 내보내
민언련 이사장에 방송위원회 성유보 방송위원 사진 올려
 
윤익한   기사입력  2003/11/20 [19:35]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이명순)이 주최한 '최근 조선일보의 정치관련 보도 태도에 관한 토론회'에 조선일보 기자가 참석해 기사를 실으면서, 방송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성유보 전 민언련 이사장의 사진을 실어 물의를 빚고 있다.

민언련은 11월 20일 지난 두 달 여 동안 조선일보의 정치관련 보도를 모니터한 결과, 파병문제에 있어 친미적 색체가 두드러지고, 정치개혁과 관련해 한나라당에 불리한 보도를 축소보도해 이른바 조-미동맹과 조-한동맹을 연상케 한다며, 이날 토론회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정연구 한림대(신문방송학)교수의 사회로 김동민 한일장신대(신문방송학)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김은주 민언련 협동사무처장, 김만흠 카톨릭대(아시아태평양지역연구원)교수, 김보협 한겨레21 기자, 이재국 언론노조 신문개혁특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朝鮮 못참겠다] 코너에 성유보 방송위원을 '진보적인 언론단체' 민언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으로 버젓이 표기한 조선일보 기사와 사진"     ©조선닷컴 2003. 11. 20.
 
그런데 토론회가 끝난 후, 조선일보 기자가 토론회장에 참석한 것이 알려지자 장내는 일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명계남(영화인)씨는 질의응답 시간에 안티조선 운동의 방향을 두고 토론 참석자와 다소 험악한 말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토론 참석자들은 조선일보가 과거 명씨의 '홍위병' 발언과 '조선일보 보는 사람은 병신'등 전체 맥락과는 무관한 발언을 따옴표로 인용해 제목으로 뽑아 보도한 바 있어, 이날도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보도에 명씨를 비롯한 토론 참석자들이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과거 민언련이 주최하는 토론회에는 토론회장 입구에 조선일보 기자의 출입과 취재를 금지한다는 스티커를 붙었으나, 이날은 관계자의 착오로 스티커를 붙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대략 한 시간이 경과한 오후 6시경에 조선닷컴에 올라온 기사에는 이전처럼 사실을 침소봉대하는 기사는 없었다. 그러나 기사 우측에 민언련 이사장이라는 캡션을 달고 성유보 전 민언련 이사장의 사진을 실어 '오보'를 낸 경위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장취재를 한 기자가 민언련 이사장을 몰랐을 가능성이 그 첫 번째다. 그렇다면 조선일보 기자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도 파악하지 않은 채 기사를 작성한 책임을 면키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 방청석에는  이명순 현 민언련 이사장이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론 성유보 이사장은 현재 방송위원회 방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조선닷컴 기사에서 "진보적인 언론단체인 민언련"이라고 적시한 것처럼, 과거 진보단체의 이사장을 했던 인사가 정부단체에서 방송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는 곳에 있다는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 최근 방송위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에 관한 KBS의 보도가 '공정성에 위반된 것인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민언련 출신 인사가 정부단체에서 일하는 등 민언련이 친정부적 단체라는 것과 민언련 출신도 KBS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식의 의혹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판매부수와 영향력면에서 '1등신문'이라는 조선일보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악의적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안티조선운동으로 곤욕을 치르는 것은 이처럼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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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1/20 [19: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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