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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은 아무나하나?
독립신문의 시청거부운동은 역사의 퇴행, 패가망신의 길
 
황진태   기사입력  2003/11/12 [11:55]

독립신문의 ‘빈약한’ 존재미학

▲독립신문 메인페이지     ©독립신문
‘허약한’ 보수를 대변하는 독립신문이 얼마나 ‘건강한’ 보수가 되었는지 오랜만에 가보았더니 여전히 줄기차게 KBS 시청료 납부거부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다. 정연주 KBS 사장의 사진까지 턱하니 대문으로 걸어두고 그 옆에 걸려있는 조갑제 얼굴보다 정연주 사장의 얼굴이 더 큰 걸로 보아서 -얼마 전홈페이지를 폐쇄했을 때에도 KBS 시청료 납부거부운동만큼은 지속시킨 것으로 보아서- 독립신문의 존재미학은 오로지 시청료 납부거부 운동에 ‘올인’한 듯 하여 안쓰럽다.

여기에 더불어 독립신문과 마찬가지로 ‘허약’하지만 이상하게 한국사회에서 ‘장수’하시는 한나라당에서도 -독립신문이야 수천만원(?) 들여 홈페이지 개편과 서버구축한다고 돈이 필요해 ‘급진적’으로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을 통한 홍보를 노린 측면이 있지만- 독립신문의 시청료 납부거부보다는 온화한(?) 방법으로 TV수신료 분리징수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KBS, MBC민영화로 방송의 정치도구화의 연장선상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층의 창의적 사고 부재, 자존심까지 버린 따라하기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TV수신료 분리징수안에 대하여 시청자운동단체에서 이미 충분한 비판을 해왔기에 분리징수안에 대한 세세한 비판은 차치하고, 다만 ‘허약한’ 보수, 독립신문과 한나라당의 존재미학인 네거티브에 기반한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이 사실은 십 수년 전에 민주화 진영에서의 이미 한번 해먹었던 재탕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 그들의 존재미학이 고작 남의 것 따라 하기 수준임을 드러내어 대한민국 보수의 허술함과 그들을 건강한 보수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은 전두환 집권했던 8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운동의 시발점은 바로 농촌의 왜곡된 보도가 큰 원인이었는데 다음을 통해서 당시 정황을 읽어보자.

▲독립신문의 KBS 수신료 거부 운동 파업창     ©독립신문
“TV는 황폐화된 농촌을 풍요롭게 보도하느라 혈안이 돼 농민들은 모이기만 하면 “울화통이 터져서 못살겠다” “세상에 거짓말을 해도 분수가 있지, 그렇게 지껄일 수가 있어”하는 분노와 한탄을 쏟곤 했었다.”(윤재걸, KBS의 편파성을 해부한다. 신동아. 86년 5월호. 강준만, 권력변환 재인용) 곧, “1982년부터 전남강진과 무안, 함평, 구례를 비롯해 전북 부안, 임실, 고창, 완주, 김제 등에서부터 TV의 왜곡보도에 항의하는 TV 시청료 거부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윤재걸, 같은 글)

이러한 농촌의 왜곡된 보도는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 심화되어 일제시대 부당한 노동조건에 대항한 노동운동이 민족독립운동으로 승화되었듯이 시청료 거부운동은 재야민주단체와 종교단체의 호응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의 성격을 차츰 띄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지속적인 운동은 1986년 KBS-TV시청료 거부 기독교 범국민운동본부가 발족되고 “KBS-TV시청료를 낼 수 없읍니다”는 캠페인을 벌인다.

범국민운동본부를 축으로 운동은 조직적으로 더욱 확산되어 “9월29일, 신민당과 민추협, 그리고 민통련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KBS시청료 거부 기독교 범국민운동본부, KBS 시청료 폐지 운동 여성단체연합 등 재양 5개 단체들은 민추협 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시청료 거부 및 언론자유 공동대책 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하고 "KBS 시청료 납부 거부와 언론자유쟁취운동은 범국민적 연대와 투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조선일보 1986 9월 30일, 한국일보 1986년 9월30일 강준만, 권력변환에서 재인용)

당시 신민당과 민추협의 투쟁 대상이었던 민정당(한나라당 어르신들의 본가)과 민정당에 의한 ‘방송의 정치도구화’에 대항하여 시청료납부거부운동을 했던 것이 십 수년이 지나서 지금은 신민당을 대신하여 한나라당이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한다 하니 가히 '역사의 역설'을 유려하게 드러내주는 사례로 볼 수 있겠다.

특히 KBS의 5공 부역언론인 출신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이 광주항쟁의 왜곡된 보도와 대학내 운동권 학생의 싹을 잘라버리는 학원안정법 제정의 합리화 보도 등의 5공 찬양이 당시 시청료 납부거부운동에 불을 지르는 요인이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최근에 왜곡을 밥 먹듯이 한 전력을 가진 이윤성 의원이 KBS의 송두율 교수관련 프로그램 방영을 빌미로 버젓이 KBS에 ‘왜곡’이란 글씨를 새기고, ‘빨간색’으로 색칠하는 작태는 “참 세상 좋아졌다”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독립’신문은 자신들의 재정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나라당과 독립신문은 지난 대선의 아픔이 벌써 치유 되었나? 작년 대선에서 더 이상 네거티브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는 다는 것을 직시했으면서도 고작 사회적 의제를 만든 다는 게 과거 민주화 진영에서 써먹었던 시청료 납부 거부 운동이나 재탕하는 수준이니. 특히나 인터넷이란 ‘열린’ 매체에서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가 먹힌다는 사실을 독립신문은 정녕 모르는가? 같은 인터넷 매체의 동반자로서 충고하는데 독립신문만의 건강한 보수적 시각으로 돋보이는 기사들과 이슈를 제기하여 한나라당을 포함한 한국 보수층의 전위로 나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현재, 독립신문의 존재미학? 앵벌이, 월간조선 배너광고,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 그리고 뭐가 있지? 자신의 재정여건 하나 제대로 ‘독립’하지 못하는 ‘독립’신문. 동종업자로서 보는데 정말이지 안쓰러운 인터넷 신문이다. 독자들은 지금 independent.co.kr로 접속하여 앞으로 독립신문이 건강한 보수가 될 수 있도록 애정과 관심, 그리고 고언을 부탁드린다./사회부 기자 

* 노파심에서 한마디, 혹자는 굳이 독립신문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그들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실 것 같은데, 가끔 그들의 주장을 들여다 보면서 스트레스도 푸시고 이해도 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타박을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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