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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포천’, 프로팀 수원 상대로 당찬 꿈을 꾸다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전, 유일한 아마추어팀의 무한도전
 
박진철   기사입력  2011/05/24 [17:03]
평소 연습경기 외엔 만날 일이 별로 없는 팀들이 정식으로 실력을 겨루다

지난 5월 18일 2011 하나은행 FA컵 32강전이 전국의 16개 구장에서 일제히 펼쳐졌다. 이 때부터 K리그의 모든 구단과 예선 2라운드 승리팀, 그리고 2라운드에 참가하지 않은 내셔널리그의 9개 팀이 만났다.

예선 2라운드에서는 내셔널리그 3개팀, U리그의 대학 3개팀, 그리고 유일한 챌린저스리그의 1개팀인 포천의 7개팀이 32강전에서 실력을 거뒀다.

상식적으로 보자면야 1부리그인 K리그의 모든 팀들이 상대팀들을 압도해야 하지만, 단판 승부에다 프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 더욱 주력해야 하는 K리그 팀들의 사정 상, 충분히 이변의 가능성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축구팬들 중 상당수가 알고 있는 사실, 내셔널리그 일부 팀의 실력은 K리그 하위권 팀보다 더 나은 팀도 있다는 것! K리그에선 뜨끔할 팀들이 일부 있을 이야기지만, 축구 매니아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내셔널리그팀들이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란 섣부른 추측은 하지 말자.
 
실제로 이 날, 분명히 이변은 일어났다. 이미 경기 결과를 알고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변은 존재한다, 고로 흥미롭다

수원과 포천의 대결은 정상권의 프로팀과 챌린저스리그에서의 독주를 FA컵까지 이어가고 있는 아마추어팀인 포천의 대결로 가장 화제를 모은 시합이었다.

대학팀이나 내셔널리그팀이 FA컵에서 이변을 일으킨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아마추어팀이 어디까지 돌풍을 일으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있는가 말이다.

하지만 32강 조 추첨 결과 포천은 너무 ‘센’ 상대를 만났다. 최근 주축들의 잇단 부상과 전력 약화로 고전 중인 성남이나 부진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그 외의 팀들 중 하나를 만났다면?

실제로 성남은 목포시청을 홈에서 맞아 3대0으로 이기긴 했지만, 스코어 상의 차이와 달리 경기 내용 면에선 상당한 고전을 했다. 최근 리그에서의 어려움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었고, 내셔널리그의 강호들인 울산현대미포조선, 수원시청, 부산교통공사는 각각 대구와 광주, 경남을 꺾으며 예상 가능한(?) 이변을 만들어냈다.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는 각각 전남, 전북, 인천을 맞아 선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모두 패했고, 최근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강원을 맞은 충주험멜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날, 대부분의 K리그 팀들은 대놓고 표현은 못해도 모두 속으로 서늘했을 것이다. 결국 이변을 만들어 준 K리그의 새 팀은 또 얼마나 망신스럽고 속이 쓰릴까.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FA컵을 보는 팬들이 은근히 아니 노골적으로 바라는 관전의 묘미인 것을.
 
▲ 공수 간격을 최대한 좁혀가며 치열한 미드필더 싸움을 펼치는 양 팀     ©박진철
 
32강전 최고 화제, '수원 vs 포천'전을 가다

기자는 이 날,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수원 vs 포천 전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작년 엄청난 성적으로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차범근 감독이 중도사퇴하고 팀의 레전드였던 윤성효 숭실대 감독을 후임으로 앉히고 나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작년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하느라 빡빡한 경기 일정을 계속 소화해야 하는 수원.

반면에 챌린저스리그에서는 독주를 하다시피하며 강력한 신흥강호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이 날의 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각자 다니는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그 동안 밟아볼 일 없던 천연잔디에서의 연습을 위해 급하게 의정부종합운동장을 섭외해서 하루 연습을 하고 온, 열악할 수 밖에 없는 포천의 상황도 그리 썩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기자가 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기이긴 하지만 나름 충분히 축구팬들에게 회자되며 흥미를 끌었었지만 관중석은 무척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눈대중으로 어림잡아도 모두 합해 1000명이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이 날의 관중 동원, 이렇게 분명한 관전포인트가 있는 FA컵 나름의 빅 게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협회의 무관심이 아쉽게 느껴졌다. 바람부는 꽤 쌀쌀해진 저녁 날씨까지 더욱 분위기를 음습하게 느껴졌다고 할까.

다음에 다시 한번 짚어보겠지만, 협회에서는 FA컵을 그냥 형식적으로 치르는 대회가 아니라, 협회 주관의 유일한 프로팀이 참가하는 클럽 대항 경기를 좀 더 활성화시켜서 흥행을 이끌어 낼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당장 다음에 있을 16강부터 고민해보기를.

심판의 휘슬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W석 기준으로 왼편에 자리잡은 수원의 킥오프로 시작된 경기는 수원이 센터포워드에 마르쉘을, 최성국과 박종진이 좌우 윙포워드에 자리를 잡은 3-4-3의 진형을 보여주었고, 포천은 원톱을 세운 4-2-3-1의 미드필더를 두텁게 보강한 전술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전에 "수원이 버거운 상대이긴 하지만, 결코 수비만 하는 전술을 펼치지 않고 최대한 공격적인 전술을 펴겠다."고 선언한 포천의 이수식 감독이지만, 과연 기량에서 차이 날 수 밖에 없는 수원을 상대로 얼마만큼 버틸 수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된 전반 초반은 기자를 놀라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포천이 치열한 미드필더 싸움을 전개하면서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고, 이는 후반 중반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대 축구에서 미드필더를 장악하는 것이 곧 승리로 가는 길이다라는 것은 축구팬이라면 대부분 알만한 상식, 하지만 이렇게 수준 차가 나는 팀 간의 경기라면 대부분 약팀이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치다 행여나 운좋게 역습으로 골을 넣으면 그 다음부턴 ‘침대축구’로 시간을 끄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이 날 포천은 이수식 감독의 공언대로 정말 ‘정공법’을 선택했다.

수원의 진형을 봐서 이 날 윤성효 수원 감독은  미드필더에서 양 측면으로 공을 분산시키면 최성국 선수와 박종진 선수가 개인 돌파와 측면을 파고든 다음, 중앙의 마르셀 선수가 최종 마무리를 하는 공격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였는데 포천이 미드필더에서부터 밀리지 않고 중원 싸움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수원으로선 미드필더로부터의 패스가 원활치 않으면서 세 명의 공격수가 모두 고립되는 상황이 되었다.

센터링과 슛을 먼저 날린 것도 이 날은 포천이었고, 전반 12분, 절묘하게 패스를 찔러주며 수원 수비진을 놀라게 한 포천의 침투패스도 돋보였다.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서 골키퍼 정면으로 슛을 날린 수원은 15분이 되어서야 최성국 선수의 절묘한 드리블과 패스로 첫 기회를 만들었지만 포천 수비진이 잘 걷어내고 말았을 정도로 전반 초반 수원은 강팀 답지 않게 공격의 길을 찾지 못했다.

전반전은 한마디로 ‘이보다 더 치열할 수 없다!’로 표현될 만큼 미드필더에서의 허리 싸움이 치열했다고 볼 수 있겠다. 더블 볼란치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 세운 포천은 5명의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서로 잘 협력하며 수원에게 미드필더에서 밀리지 않았고, 아무리 1.5군의 선수가 출전한 이 날 경기지만 프로의 강팀 답지 않게 미드필더를 돌파해내지 못한 수원은, 화끈한 경기를 원한 팬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았을지 몰라도 양 팀 모두 치열한 허리 싸움을 통해 빅버드의 피치를 뜨겁게 달구어 놓았다.

아무래도 천연잔디가 익숙치 않은 포천 선수들이 약간의 잔 실수가 있긴 했지만, 수원에 비해 밀리지 않는 개인기와 패싱력을 보여준 포천은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데는 성공했으나 공격에서는 크게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많들어내진 못했다. 하지만, 공수 간격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좁혀서 경기를 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후반전에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놓는데 성공을 했다.

수원으로선 개인 돌파에 의한 슛찬스를 몇 번 만들 것을 제외하고 최전방으로 패스도 원활치 않아 마르셀 선수가 고립이 된 경우가 많았고, 양 측면의 제대로된 돌파가 한번씩 밖에 없었을 정도로 중앙에서의 단조로운 개인 돌파에 의지한 체로 전반을 보내서 후반에는 새로운 전술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서 전반전을 마쳤다.
 
포천, 정말 아마추어팀.. 맞아?

▲ 후반 77분, 최성국 선수의 프리킥으로 두번째 득점으 하는 수원     © 박진철
수원은 5월 한달에만 총 8경기를 치뤄야 한다. 축구에 있어 매주 두 경기 씩을 치른다는 건 결코 체력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이 매주 두 경기지, 8일 동안 세 경기를 치르는 셈인데 두터운 선수층이 없으면 제대로 리그와 각종 컵대회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수원은 현재 전년도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출전하여 16강에 진출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한 시점이다.

올해 제주가 처음 출전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 탈락한 것도 결국 얇은 스쿼드에서 오는 체력 저하가 주 원인인 중 하나라고 봐야 하니까.

이런 차원에서 이 날 1.5군으로 선발 스쿼드를 구성할 수 밖에 없었던 수원은 진영을 바꾼 후반 시작과 함께 마르셀과 조지훈 선수를 빼고 베르손과 염기훈 선수를 투입하면서 전술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3-4-3 진영은 그대로 유지를 하되, 박종진 선수를 중앙에 위치시키고 염기훈 선수를 오른쪽에 배치하였다.

반면, 포천은 전반에 성공을 거둔 4-2-3-1 진형을 그대로 갖고 후반에 임했는데 전반 내내 공격으로 올라오지 않고 수비에만 전념하던 포백 수비라인, 특히 양 윙백이 과연 후반에 얼만큼 공격을 도와서 점수를 낼 수 있을 것이냐가 후반에 본 관전포인트였다.

후반 양상도 전반과 크게 다르지 않게 흘러갔다. 포천은 수원의 미드필더에서의 패스를 끊어내며 전방으로의 패스를 차단하고 있었고, 수원은 그런 포천의 두터운 미드필더 진영을 뚫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이런 치열한 허리 싸움의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 61분, 포천 진영의 아크 서클 밖에서 패스를 받은 베르손 선수가 순간적인 개인 단독 돌파로 골을 만들어 내면서부터이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준 베르손 선수의 돌파에 포천이 첫 골을 허용하면서 경기 양상이 바뀌게 되었다.

리그전도 아닌,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서 진다는 것은 곧 탈락을 의미, 포천으로선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점을 수원이 파고든다면 계속된 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

체력적인 문제 때문이었는지 후반 52분 김일진, 57분 남태희 선수를 교체 투입했던 포천은 베르손의 골 이후, 64분 함석훈 선수까지 교체 투입하며 빠른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68분, 포천 진영 아크서클로 패스한 코너킥을 박종진 선수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려 추가득점에 성공하면서 수원은 점수를 2점차로 벌리게 된다.

포천으로선 이제 어쩔 수 없는 상황, 경기 내내 공격 진영으로 침투하지 않던 포천의 포백이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78분, 포천 진영의 아크서클 오른편에서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을 K리그 최고의 ‘드리블러’라 할 수 있는 최성국 선수가 절묘하게 골대 오른쪽을 파고드는 멋진 킥으로 세번째 추가골을 만들어 내었다. 세번째 골까지 넣으며 여유가 생긴 수원은 먼저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낸 포천을 상대로 파상 공세를 퍼붓기 시작하는데, 포천도 여기에 나름 지지 않으려 공세를 취하긴 했지만 팽팽하던 흐름이 수원 쪽으로 넘어가면서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포천의 공격이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하던 포천이 88분, 코너킥 이후의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영중 선수가 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3대1, 수원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스포츠는 한 편의 각본없는 드라마

▲ 후반 88분,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서 포천의김요인 선수가 골을 넣고 있다.     © 박진철
FA컵 연속 3연패를 노리는 수원은 돌풍의 포천을 잠재우며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우승에 대한 순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원은 미드필더 싸움에서 포천에게 밀리며 작년에 바닥을 쳤던 경기력이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어 이에 대한 보강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세 골을 넣긴 했지만 모두 선수의 개인기에 의한 골로, 윤성효 감독에겐 패싱 팀 플레이에 대한 전술 고민이 필요해 보인 한 판이었다. 지난 21일에 있었던 K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는 홈에서 부산에게 패함으로써 25일에 있을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16강전 첫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고 있다.

포천의 경우, 제 아무리 매주 두 경기씩 뛰면서 강행군을 하는 수원이라지만, 상대적으로 두터운 선수 층에 체계적인 훈련으로 축구에 전념하고 있는 수원에 비해 체력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더군다나 포천으로선 전에 없이 큰 경기를, 위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빅버드’에서 치룬데다 첫 골을 먼저 허용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막진 못하였고, 후반에는 한번 과감하게 양 윙백의 측면 돌파를 적극 시도해서 골을 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러나 저러나 지면 끝나버리는 단판 토너먼트 승부니까.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포천은 앞선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비록 아마추어팀이긴 하지만 선수 구성원 대부분은 실제 선수 생활을 했거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포기했던 경우가 대부분으로서 프로 선수에 대한 향수가 없을 수 없다.

또한 비록, 지금은 전업 선수로서의 길을 가지 않고 있지만 그 들 모두 언젠가 꼭 서보고 싶었을 프로의 경기장, 그것도 국내 최고 인기팀의 구장이다. 새삼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어릴 적 같이 운동했던 친구가 뛰고 있는 팀을 찾아, 비록 같이 프로로서 K리그에서 실력을 겨루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번에 정식 경기로 프로팀의 구장에서 서로 실력을 겨룬 선수도 있고 작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동료 선수의 몪까지 함께 뛰어준 선수도 있다.

모두들 선수 시절, 그토록 뛰어보고 싶었을 프로 구장의 푸른 찬연 잔디 피치에서 처음으로 실력 발휘를 해 본 감회가 어땠을까? 이렇게 포천의 도전은 아쉽게도 여기서 멈추었다. 

축구 자체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당신들, 아름답다

이 날의 경기는 포천의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로 축구관계자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관중 동원은 말하기 민망한 미미한 수준.. 협회 주관 최고의 클럽 대항 대회임을 잊지 말고 다음 16강전부터는 좀 더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수였지만 양팀의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하기 위해 찾은 서포터스들은 열심히 자신의 팀을 응원해 주었다.

평소에도 타 팀의 서포터스들보다 집중력있고 큰 소리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이름 난  수원의 그랑블루는 이날도 눈을 감고 있으면 그래도 경기장의 1/3은 관중이 들어찬 듯한 울림을 보여주었고, 경기도의 반대편에서 꽤 먼 거리를 달려온 포천의 서포터스들도 빨간 막대풍선을 들고 많이 익숙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이변과 기적을 기대해보며 열심히 응원을 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을씨년스런 경기장 분위기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자신의 팀을 목청껏 소리쳐 응원하고 경기 후에는 상대팀의 웹사이트를 찾아서 좋은 경기를 펼친 것을 응원해주는 모습까지. 당신들이 진정한 축구팬이다. 

남은 이변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포천의 돌풍이 16강전에서 멈췄지만, FA컵은 계속된다. 이번엔 32강전에서 K리그팀들은 꺾은 울산현대미포조선과 수원시청, 부산교통공사의 내셔널리그 3개 팀이 다음 이변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FA컵에만 집중할 수 없는 K리그 팀들의 부담과 ‘져도 본전’인 내셔널리그 팀들의 한판 대결, 반전의 요소 가득한 201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잊지 말고 기다려보자.

▲ 소수지만 최선을 다한 응원을 펼친 양 팀의 서포터스들과 경기 후 인사하는 포천 선수들     © 박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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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5/24 [17: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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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일규 2011/06/05 [17:38] 수정 | 삭제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605n03423?mid=s1004
  • 동팔이 2011/05/25 [00:36] 수정 | 삭제
  • 캬~~사진이 너무 멋져요..어케 저런사진이 나올수 있을지...부러버요
    글도 맛깔나게 잘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