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개미들 모두 함께 '열린 우리당'으로 가자"
김원웅ㆍ유시민의원 '우리당' 합류, 일부 개미당원 반발
정치개혁 담당 포부에 '우리당 기성정치' 한계론 지적도
 
심재석   기사입력  2003/11/03 [15:55]

지난 1일 개혁국민정당(이하 개혁당) 전국중앙상임운영위원회가 당을 해산하고 전당원이 개별적으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기로 신당 참여 방법을 확정함에 따라 개혁당 유시민, 김원웅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 교섭단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민주당을 탈당한 최용규 의원을 포함, 47석으로 의석이 늘었다.

▲김원웅의원과 유시민의원의 기자회견 모습     ©대자보

두 의원은 현장에서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개혁당은 의회 기득권 세력의 주변에 있으면서 새로운 정치를 실험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이제는 교섭단체 강화에 참여하고 더욱 책임있는 모습으로 정치개혁의 일원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에도 남아 있는 낡은 정치의 잔재를 극복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선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발기인들이 모여 지구당 창준위를 구성한 개혁당의 창당 방식을 열린우리당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열린 우리당내 보수적인 세력과 일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과거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시민 의원은 창당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지구당 창준위원장을 지도부에서 임명하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에 우려를 표명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열린 자세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열린우리당이 발기인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당비를 대리납부하는 정황이 있다며, 자발적 당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처음의 취지가 실종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의원은 “우리의 땀과 눈물을 쏟아 부었던 개혁당의 경험과 원칙을 디딤돌 삼아 열린우리당이 국민이 그토록 원했던 정당이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원웅, 유시민 두 의원은 당의 결정에 따라 열린우리당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개혁당의 기본인 개미(진성당원)들이 모두 열린우리당의 당원으로 참여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개혁당의 해체를 반대하던 당원들은 이번 결정에 큰 실망감을 표명하고 있고, 당대당 합당을 주장하던 당원들도 열린우리당으로의 발길을 주저하고 있다. 몇몇 당원들은 열린우리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며 새로운 개혁당을 만들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개혁당 당원 박종민씨는 “김원웅 의원과 유시민 의원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진 않기에, 또 당원투표에 의해 위임받아 내려진 결정이기에 따를 것이지만, 솔직히 기성정치인들이 우글거리는 소굴에 당비 내고 들어간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직업적 정치인이 아닌 나같은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에 개별적으로 가서 무슨 힘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원웅 개혁당 대표     ©대자보
이처럼 당원들이 열린우리당으로의 참여에 껄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자 개혁당 지도부는  당원설득하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원웅 의원은 개혁당 홈페이지에 ‘못다핀 꽃봉오리를 땅에 묻습니다’라는 제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개혁당은 우리 정치를 변혁시킬 동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세력”이라며 “새로운 정당에서 개미들의 신명나는 유쾌한 정치가 가능한 공간을 함께 만들자”고 호소했다. 또한 “독자세력화를 주장했던 개미들도 당대당 통합을 주장했던 개미들도 해체를 통한 개별입당을 주장했던 개미들도 이제는 하나”라며 “흩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각 지구당에서는 당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열린우리당에 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이처럼 어수선한 상황속에서 개혁당은 오는 5일 선관위에 정식으로 해산을 신고하고, 회계정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미로 상징되는 개혁당의 자발적 당원들이 열린우리당에 참여해 그 정신과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11/03 [15:55]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