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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표, 북한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요?
[홍정표의 사람사는 세상] 국가안보 정략으로 이용하면 안보는 취약해져
 
홍정표   기사입력  2010/05/21 [14:26]
천안함사고가 북한의 공격때문이라는 정부발표가 나고 나서 우리 국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연합뉴스에 의하면 19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한국국민들은 예상외로 북한에 대한 공분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보도 했다고 한다. 신문은 시민들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뭔가를 숨기고 있지 않다면 침몰 원인을 발표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릴 까닭이 없지 않느냐" 

”정부 발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6.2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북풍이 불어 주기를 학수고대하던 한나라당으로서는 맥빠질 노릇이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사고가 발발한 이래로 근 한 달간 모든 국민들은 싫으나 좋으나 천안함 사건에 매달리게 되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 사건을 특종위의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언로의 다양성은 철저하게 통제되어버렸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른바 보수언론들은 어떡하면 이 사건을 북의 소행으로 몰아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고, 진보언론들 역시 그런 보수언론의 음모를 막기 위한 진실규명을 위하여서라도 같은 보조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집에 단골로 들르는 극우성향 할아버지도 오죽하면 천안함 사고를 전하는 tv뉴스를 지겹다면서 좀 꺼달라고 부탁했을까. 새삼 언론의 위력을 절감한 시기였다. 국가권력과 거대언론이 결탁하면 이렇게 우리 사회는 개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파쇼화된 환경에 갇힐 수 밖에 없다.

억울한 사람들은 조국을 위해 군복무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천안함 장병들과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유족 분들이다. 오직 진실만을 요구했던 유족들을 마치 적처럼 통제하고 강제적으로 다루었던 군당국의 행태를 파이낸셜타임스지는 봉준호의 감독의 진짜 <괴물>에 비유하면서 꼬집은 적이 있으니 유족 분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은 것이다.

정몽준 한나라당대표는 북한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 목청을 높이는데 그가 보여 주려는 본때가 무엇인지 혹 옛날 조갑제씨가 주장했던 북침설과 같은 맥락인지 섬뜩하기 그지없다. 정대표는 어디에서 군생활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최전방 북한군이 직접 보이는 데서 근무를 했다. 우리 장병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런 소리는 함부로 하면 안된다.

언젠가 지인들과 역대 대통령 중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제일 공헌한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얘기한 적이 있다.

나는 주저 않고 DJ를 꼽았다. DJ에 관한 한 나는 굉장히 비판적이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거론하게 될 지역주의의 고착화에 대한 일정부분 책임론과 IMF상황이라는 한계 때문인지는 몰라도 신자유주의에 무분별하게 투항한 점이 비판의 주요 근거이다.

그러나 그가 일구어냈던 6.15선언은 과거 박정희가 10월 유신의 전초작업격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해 마련한 7.4공동성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진정성이 담긴 훌륭한 작품이다. 실로 우리 국민들은 이 6.15선언으로 잠재적인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DJ는 역대정권이 안보위협으로 국민들을 볼모로 삼아 정권의 이익을 추구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훌륭한 정치지도자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오늘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모든 언론이 호들갑을 떨며 인질극을 벌이는 데도 이처럼 성숙한 자세를 취하는 원인도 따지고 보면 6.15선언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이다.

무릇 정치 지도자란 갈등과 분열을 불러 일으키며 증오심을 조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DJ처럼 국민을 안심시키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정 대표도 이제 정치지도자의 반열에 올랐으므로 그 정도 상식은 마땅히 지녀야 할 것이다.

정 대표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모든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선거는 선거고 안보는 안보이다. 국가안보를 정략으로 이용하면 우리의 안보는 더욱 취약해진다. 우리 국민들 거의가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 얘기를 잘 알고 있다.

제발 페어플레이 하도록 하자.
삼성문제의 다른 관점. 재벌의 지배구조나 삼성의 불법성부각은
이미 많은 전문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기에
최근 노골적인 권력의 시녀로 맹약중인 검찰의 부패사안을 공박하는데
적은 힘이나마 보탤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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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21 [14: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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