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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파병하면 盧지지세력 대거이탈한다"
노대통령의 대미외교는 총체적 실패, 외교안보라인 교체해야
논객은 스스로 의제를 선점해야, 시대소리는 인재풀 형성중
 
심재석   기사입력  2003/10/23 [11:20]

지난해 대선을 통해 처음 등장한 정치칼럼사이트는 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최근 제2차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재신임, 파병을 비롯한 정치현안과 정치칼럼사이트의 역할 및 발전방향, 인터넷 논객의 위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각 정치칼럼사이트 대표논객과의 연쇄인터뷰를 기획했다.

지난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 이후로 이번에는 시대소리의 변희재 대표편집위원을 만났다. 변위원은 정치칼럼 이외에도 대중문화에 대한 글쓰기로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논객으로, PC통신시절부터 사이버 글쓰기를 해온 자칭 9년차 논객이다. 그는 시대소리 이외에도 KBS 시청자위원, 한겨레신문 비평연재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변위원과의 인터뷰는 21일 본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 최근 재신임과 파병이 사회 뿐만아니라 인터넷 가장 큰 화두다. 재신임이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파병은 지지세력을 분열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재신임에서 파병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을 어떻게 보나?
여러가지 정황이나, 노대통령 개인의 스타일을 봤을 때, 재신임과 파병을 연계시킬 생각조차도 안했을 것이다. 재신임은 단순하게 도덕성에 타격을 받았으니 하겠다는 도덕적 결벽증에 가까운 판단인 것 같고, 파병은 또 파병대로 따로 생각을 한 것 같다. 재신임과 파병은 밀접한 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의 인식은 따로 간 것으로 보인다.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판단이다.

▼ 대통령의 지지율을 봤을 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노대통령의 임기 8개월을 보면 지지층을 어떻게 견고하게 다져갈지에 대한 전략전술이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지지층이 왜 자신을 지지했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내가 가니까 따라와라 하는 발상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 같다.

▼ 파병이 지지층을 분화시킬 것이 분명한데 이런 것을 계산하지 않았단 얘기인가?
지금까지 노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볼 때 계산자체를 안하고 YS식의 감각의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UN결의 통과로 파병찬성이 여론이 많아졌는데 사실 이건 노대통령 표가 아니다. 지금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노대통령 표인데 이번 파병결정으로 굉장한 타격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런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 노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반미면 어떠냐” “미국에게 할 말은 하겠다”라는 발언을 하는 등 당당한 외교에 대한 기대를 걸게 만들었는데, 최근 미국에 상당히 저자세의 외교를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라고 보는가?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노대통령이 당선전의 활동을 보면 외교와 관련된 활동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교에 대한 연구도 없고, 책을 낸 적도 없는 상태에서 진보개혁 진영이 흔히 갖고 있는 반미의식만 있었을 뿐이다. 통치자로서 반미나 용미를 하려면 상당히 섬세한 전략전술을 갖고 있어함에도 불구하고 외교에 대한 아무 준비없이 대통령이 됐다. 막상 대통령이 되니 주변 관료들이 온갖 자료를 들이대며 미국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을 압박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끝내 설득당한 것이고…
 
▼ 정부의 외교정책이 햇볕정책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의 핵심은 민족공조의 틀안에서 미,중,러,일로 외교의 방향을 다각화 시킨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서 이 틀이 깨졌다. 한국이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러이아와 중국은 한국과 외교를 할 이유가 없다. 북한과의 문제에서는 ‘한반도 전쟁불가’, ‘민족공조’에 관한 발언들이 줄어들고 있고, 남북경협은 담장자가 국장급 인사들로 추락됐다. 냉전수구세력적인 입장은 아니겠지만 현정부는 반드시 민족공조여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외교적 성과가 다 날라간 것이다.

▼ 김영삼 전대통령도 93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어떤 혈맹보다 민족의 이익이 우선이다”라는 발언을 한 바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속적인 햇볕정책을 펴 왔는데, 특별히 현 정부의 관료들만 종미적인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민족공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느정도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철학적 기반과 의지가 얼마나 되냐가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대통령과 주변 관료들이 갖고 있는 철학적 기반과 의지가 DJ정부 때 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단지 수사적인 민족공조가 아닌 목숨걸고 민족공조를 지킬 의지가 빈약하다.

▼ 인터넷 논객들이 파병반대를 외치고 있는데, 이것이 단지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갖도록 만들 방법이 있겠는가?
파병을 반대해도 좋을 만큼의 외교적 기반이 갖추어져 있다면 파병반대를 강하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외교적으로 아무 것도 준비해 놓은 것이 없다. 이러다보니 외교의 미숙함을 파병으로 때우는 형국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긴밀한 외교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성공단에 외국 투자가 대거 들어온 것도 아니고, 북한과의 공조가 확실히 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미국과 척진다는 것은 내가 봐도 위험하다. 이 같은 외교의 총체적 부실을 파병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논객들은 김진표 경제부총리과 윤영관 외교부장관 및 외교라인의 경질을 요구하면서 외교방향을 바꿔 나가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글쓰기가 돼야 한다.

▼ 일부 논객들은 정부의 발표 이후에 ‘비전투병 파병(전투병 파병반대)’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무현 정부의 외교라인이 부실하다는 말이 한두번 나온 것이 아닌데, 그 동안 논객들이 이에 대해 거의 침묵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비전투병 파병얘기가 나온다. 즉, 아젠다를 전혀 선점하지 못하고, 대통령 입에서 나온 아젠다에 대해 ‘옳다’ ‘그르다’만 얘기하고 있다. 논객이 먼저 앞서 나가야 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고 나서 8개월 내내 인터넷 논객들이 시종일관 노대통령 입만 처다 보고 있는 형국이다.

▼ 그렇다면 인터넷 논객의 역할과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분명한 것은 기존 언론사에 있는 칼럼니스트나 교수들에 비해 독립적이고 자유롭다는 점이다. 권력과도 한 발짝 더 멀리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와서 이 장점 하나가 날라가고 있다. 자율성과 독립성 이외에 인터넷 논객들이 내세울게 없다. 자료나 축적된 능력이 앞선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다 버리게 되면 인터넷 논객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 시대소리는 논객의 성향이 다양한데 이를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파와 정치인은 다르겠지만,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전면으로 내세워 서로를 통합하는 것이다. 그 원칙을 버리고 어느 한 정파나 정치인에 ‘올인’하면 사이트 유지가 안 될 것이다.

▼ 과거 서프라이즈에 있을 때 사이트의 당파성이 요구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않나?
당파성 내에서 원칙을 찾아서 그것을 가지고 당파성을 끌고 나가야 한다. 최근 논객들의 양상을 보면 당파성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 편을 갈라 싸우는데 뒤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이럴 바에는 정치인 보좌관이 글쓰는 것이 차라니 낫다.

▼ 그렇게 되면 현실에 뿌리를 두지 못한 고담준론만 논하게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부를 안하고 원칙만 얘기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파병문제만 보더라도 원칙적으로 안 된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준비해 외교라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파병반대의 글을 써야 한다. 공부를 안하니 당파성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당파성이 가장 강한 서프라이즈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서프라이즈는 ‘정권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해서 들러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정치인 사이트에서 청와대 사이트에 사람이 방문객이 많은 것과 비슷한 이유로 보여진다.

▼ 지난 8월 ‘선거법 개정과 인터넷언론’이라는 토론회에서 칼럼사이트도 인터넷 언론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시대소리가 언론매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나?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한 정파에 위해 응원가를 부르면서 올인하는 것은 언론매체라 볼 수 없겠지만, 중요한 문제임에도 정치인들이 놓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지적해 주고 정치권과 결합하는 사이트라면 언론매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보도기능이 없는 사이트를 언론매체라고 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월간 인물과 사상 같은 경우에도 보도기능 없이 언론매체라고 하지 않나. 보도기능이 있느냐 없느냐의 측면보다는 ‘공적기능’을 수행하고 있느냐에 기준이 있다고 봐야 한다. 칼럼형식을 띄든 보도형식을 띄든 공적기능이 있다면 언론매체라고 본다.

▼ 시대소리 창간 5개월째 맞고 있는데, 현재 성과에 만족하나?
선거 같은 큰 이벤트 없이 이정도 왔다면 성공이라고 본다. 필진도 계속 확보하고 있고, 스스로 생각할 때 서프라이즈 때보다 컨텐츠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 기대한 대로 가고 있다. 또한 각 필진들이 시대소리라는 풀을 이용해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 만족한다.

▼ 정치웹진들이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준만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인터넷이 참여라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면 분열이라는 역기능도 하고 있다고 본다. 수틀리면 튀어나가버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것을 묶어 주는 것이 공적인 사회기능 같은 것이다. 정권에서 사회개혁 의제들을 제기하지 못하면 논객들이 그 역할을 해야하는데, 논객들이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문제다. 논객들이 통합할 수 있는 사회개혁의제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가 사회적 의제로 설정된다면 개혁적인 세력들은 결집할 수 있는데, 매일 신당이 나쁘네, 좋네 하면서 매일 싸우기만 하면 분열을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 지지율과 관계없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볼 때는 거의 엉망이다. YS보다 조금 나은 수준인 것 같다. 우리사회가 90년대 이후로 변해서 대통령이 전권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본다. 이 상황에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분권을 시켰어야 했는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IMF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DJ정부때는 그나마 김대중 전대통령이 뛰어난 능력자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는데 노대통령은 그만큼의 능력자는 아니다. 이런 것을 볼 때, 대통령제의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노대통령이 변했다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사실 노대통령이 변했다기 보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제 노대통령 어깨에 모두 얹혀있는 짐들을 덜어줘야 한다.

▼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라 주변참모의 무능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데..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사람을 쓰는 것도 능력이다. 대통령 주변에 인재풀이 충분치 않다는 것도 노대통령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의 하나이다.

▼ 시대소리의 일부논객들은 전투병파병시 탄핵까지 제기하는 상황인데.. 정말 전투병 파병이 이루어진다면 시대소리는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가?
전투병이 파병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만약 전투병이 파병돼 이라크에서 군인이 몇 명 죽고, 서울시내에서 테러가 자행된다면 노무현 정부는 완전히 붕괴될 위험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논객이 해야 할 일은 이런 위험성을 분석하고 예견해 파병반대의 명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나 대통령이 처한 현실이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의 강한 파병 압력을 받고 있어 이를 외면하기 힘든 상황인데..
나는 이것도 다 능력문제라고 본다. 처음부터 지지층을 묶어 놓고 민족공조를 확실히 해서 다자외교 구도로 나갔으면 보수층의 공격을 이길 수 있었다고 본다. 이런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힘에 굴복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때문에 책임을 무조건 한나라당과 조중동에 넘길 수 만은 없다고 본다.

▼ 노대통령이 조중동과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우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같은 마인드로 싸우다가는 박살날 가능성이 있다. 냉철한 모습으로 싸워도 어려운데 신경질적이고 감정적인 자세로 접근하면 조중동에 말려들어간다. 지금도 말리고 있다고 본다.

▼ 언론정책을 어떻게 세워야 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상태에서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것이 아니라면 한국의 언론의 가장 큰 문제가 독과점의 문제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를 이용해 독과점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또는 인터넷 등에 집중 지원해 매체를 다각화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것을 준비하지 않고 입으로 싸우니까 조중동에게 두들겨 맞는다.

▼ 최근 가수 이효리를 진보담론과 연결시키는 글쓰기를 하는데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인가?
TV 오락프로그램의 질이 결정되는 것은 한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신문, 방송사, 기획사의 삼각구도 아래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3~4년 전부터 급격히 기획사의 영향력이 너무 세져서 방송사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단계에 왔다. 그러다 보니 기획사에서 만들어 놓은 스타의 성격에 따라 오락프로그램이 결정된다. 이효리씨 처럼 몸을 이용해 스타성을 얻게되면 방송도 이효리씨의 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식으로 계속가면 대중문화에 있는 최소한이 예술적 기능이 모두 상실되고 그야말로 마네킹식 오락프로그램, 마네킹식 엔터테인먼트가 된다. 일본 대중문화가 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중문화 사업도 국가기간 산업인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우리 대중문화 산업도 발전할 가망성이 없다.

▼ 그런데 앞에서 말한 부분이 정치칼럼사이트를 표방하는 시대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시대소리에는 문화에 관심있는 논객들이 여려명 있다. 이들이 신화미디어’라는 문화 컨텐츠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이들과 나는 정치와 문화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쪽분야에 대해 더 고민할 것이다.

▼ 시대소리는 어떤 체제로 운영되고 있나?
편집위원, 운영위원, 재정위원이 있다. 여기서 각 사안을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오프모임을 일주일에 두 번정도 하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회의한다.

▼ 모든 편집을 편집위원회에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나?
그렇지는 않고 편집위원회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회의를 하고, 평소에는 편집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내가 한다.

▼ 100일 맞이 자발적 후원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성과는 어떤가?
우리는 최소 운영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이트 운영하는데 한 200만원 정도 든다. 지금 130만원 정도 들어왔는데 이 정도면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나?
인터넷 매체에 5~6번 참여해 본 결과 수익모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나 뛰어난 인재들을 묶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가 한 20명 정도 들어오면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들이 뭐라도 하나 만든다. 지금 단계는 인재풀을 만드는 과정이다.

▼ 시대소리의 논객은 몇 명이고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최근 조금 늘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20명쯤 되는 것 같다. 장신기씨하고 나하고 각 사이트에서 글 잘쓰는 사람들한테 한명한명 메일도 보내고 만나기도 하고 해서 같이하게 됐다.

▼ 시대소리 사이트는 서프라이즈나 동프라이즈, 남프라이즈 등 다른 정치웹진과는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어떤 컨셉인가?
오마이뉴스가 보도사이트의 포맷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주장사이트의 포맷을 만들고 싶었다. 장주식씨가 구상한 것인데, 신동아 등 월간지에서 컨셉을 따 온 것 같다.

▼ 시대소리가 다른 웹진보다 독자게시판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체로서 이점은 마이너스의 요인이 아닌가?
시대소리의 당파성이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의 충성도(?)가 다른 사이트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독자게시판이 침체돼 있다기 보다는 다른 사이트가 과열돼 있다고 본다. 다른 사이트들은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인데, 한두줄짜리 잡글들이 게시판에 계속 올라온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매체로서는 커뮤니티 성격을 띄는 것보다 컨텐츠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시대소리는 남북경협살리기 운동이라는 오프라인 활동도 하고 있는데, 설명해 달라
남북경협의 중요성에 대한 컨텐츠들이 계속 올라오면서 관심있는 논객들이 운동조직을 꾸리고 있다. 이것을 시발점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더 벌어질 것이다. 나도 드라마 발전회 같은 것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시대소리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지게 될 것이다.

▼ 시대소리의 최종 지향점은 무엇인가?
개혁을 바라는 논객이나 컨텐츠 개발자들의 사이버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나중에는 문화 컨텐츠까지 합할 것이다. 아직은 딱 하나의 틀을 만들어 놓지 않고 있다.

▼ 장시간 인터뷰에 감사하다


[인터뷰후기]

▲변희재 시대소리 대표편집의원     ©대자보
사실 본지와 시대소리 변희재 대표편집위원과는 잘 아는 사이다. 변위원이 작년 대선시 서프라이즈에서 활동하기 전에 본지의 편집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는 기자나 취재원이나 편안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그를 잘 모르고 그의 글만 읽는 독자들이 변위원을 만난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인터넷 논객 중에서도 잘 나가는(?) 논객에 속하는 그는 우리나이로 30살의 젊은 청년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사회 초년생 티를 막 벗었을 나이에 그는 벌써 사회 저명인사(?)가 됐다.

인터뷰에서도 언급됐지만, 그는 시대소리를 통해 당장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다. 시대소리를 키워 가면서 함께 하는 논객들의 역량을 넓히고 인재풀을 형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때문에 광고유치 등 영업활동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현실보다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자가 알고 있는 다른 시대소리 논객들도 같은 인식이다.

시대소리는 정치칼럼 사이트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남북경협살리기 운동본부’라는 시민단체를 주도적으로 결성하기도 하고, 영화, 드라마의 시나리오 창작집단 을 만들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에는 이른 단계이기 때문에 평가는 성급하지만, 이들이 꾸는 꿈만은 웅장한 것 같다.

변희재 편집위원과 시대소리 논객들, 그리고 인터넷 매체 ‘시대소리’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즐거울 듯 싶다.

[프로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했다. 인터넷 신문 대자보 편집장. 문화예술 웹진 미인(www.meinzine.com) 편집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고, 저서로는 대중문화비평서 『스타비평1』과 『스타비평2』과『아이 러브 인터넷』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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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23 [11: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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