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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태도돌변 최돈웅·한나라당 맹공퍼부어
조선 "한나라당 부패역사, 노골적이고 저질스럽다"
경향"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 이전총재 입장밝혀야"
 
윤익한   기사입력  2003/10/23 [11:15]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SK로부터 1백원의 비자금을 수수한 사실에 대해 최병렬 대표가 10월 22일 대변인을 통해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핵심 측근인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의 비리연루 혐의로 '재신임'을 선언한 뒤, 한나라당이 노대통령의 '탄핵'까지 들고 나온 반면 최의원의 경우에는 '사과'수준에 머물러 한나라당과 최대표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돈웅 비자금건은 이회창전총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23일 조선·동아·한겨레·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나라당의 사과수준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계기로 여야가 대선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치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조선과 동아일보가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부어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조선 "한나라당 부패역사 알만한 사람 다 알아, 노골적이고 저질스럽다"

▲조선일보 23일자 사설, 한나라당은 역시 부패 원조 黨인가     ©조선닷컴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은 역시 '부패 원조 黨'인가>제하의 사설에서 한국의 제1 정당과 대표적 기업의 뒷거래 방식이 마피아 수준에도 못미칠 만큼 노골적이고 저질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이 최소한의 도덕이나 양심을 가진 정당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설에서는 한나라당이 SK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나라당과 그 전신이었던 정당들의 부패역사는 이미 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설은 왜 한나라당이 그동안 대선자금을 공개하는데 꺼려했는지 대답이 자명해졌다며 검찰의 수사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실토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한나라당이 정권의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사건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사실을 밝히고 정치판을 떠나, 한나라당이 빅뱅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 "국정조사, 특검위해 한나라당 털 것은 털고 가라"

동아일보는 <한나라당 사과만 하면 다인가>제하의 사설에서 그동안 한나라당이 보여온 구태에 비춰 좀더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변인보다는 당대표가 직접 나서 경위를 설명하고 재발방지와 함께 정치개혁의 각오를 밝혔어야 한다며 이제 한나라당은 고해성사를 하는 수밖에 달리 선택이 없다고 몰아부쳤다.

그러나 사설은 재신임 정국에서 한나라당이 도덕적 우위에서 당도 살리고 정치개혁 의제를 선점해 대통령 측근비리와 민주당 대선자금 비리에 대해 국정조사나 특검을 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털 것은 털고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한나라당 사과에 국민들 '분노'와 '의구심'가져, 진실밝혀라"

▲한겨레 23일자 사설, 한나라, 대선자금 어물쩍 넘길 셈인가     ©한겨레신문홈페이지
한겨레는 <한나라, 대선자금 어물쩍 넘길 셈인가>제하의 사설에서 한나라당의 사과에 국민들은 '분노'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최의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쉽사리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사설은 이제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전모를 솔직히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지난 7월 통합신당으로 옮긴 의원들의 대선자금 공개를 '짜맞추기'라고 비난한 한나라당이 이제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용기를 보이라고 강조했다.

경향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이전총재도 입장밝혀야"

경향신문은 <최대표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제하의 사설에서 대통령 측근의 11억 수수에 대해 대통령 탄핵론까지 들고나오던 한나라당이 이제와서 몇마디로 국민의 분노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또 한나라당은 1백억원의 용처부터 밝히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하고 이전총재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통절한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SK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고해성사를 한 뒤 정당구조의 쇄신등 전면적인 제도개혁작업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최근 조선·동아일보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 그 배경에 대한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노무현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따른 '재신임'이라는 벼랑끝 전술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어제자 동아일보와 오늘자 조선일보 사설은 그런 점에서 '대안부재'을 거론하며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통해 '자기반성'을 촉구하는 성격이 짙다.

또한 최돈웅 비자금건으로 한나라당이 당내분란과 여론악화에 휩쓸려 다닐 수가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가 오늘자 사설에서 "관련자들은 자기고백을 하라"면서 한나라당 내부의 빅뱅을 촉구한 것은 최돈웅 건을 '이회창책임론'으로 몰고가 현 한나라당 지도부에 쏠릴 비난여론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동아일보가 오늘자 사설에서 "털 것은 빨리 털고 가자"고 한 대목도 이 사안으로 인해 최도술 건으로 궁지에 몰린 참여정부에게 되려 한나라당이 덜미가 잡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계산도 있어 보인다.

결국 이라크파병과 재신임정국이 최돈웅건으로 인해 수렴됨으로써 논란의 향배는 내일 24일 노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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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23 [11: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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