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총선에서 승리해야 대통령 인정받아
아마추어리즘 인사정책 실패, 한-민공조 식물대통령 만들기
이라크 파병 '국익' 없어, 한승주 주미대사 '경질' 촉구
 
김광선/윤익한   기사입력  2003/10/17 [12:51]

정치권은 '재신임 정국'을 맞아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재신임 국민투표'가 측근비리에 국한돼 있지 않고, 한국정치의 틀에 대한 '문제제기'일 뿐만아니라 내년 총선에서 '재신임 결정'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일 것이다. 

본지는 '재신임 정국'이 한국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도 있는 분석과 함께 정치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국정난맥상을 짚어보고자 한다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송영길 의원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결정은 정치개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더이상 기존의 틀로서는 한국정치를 바꿀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이왕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결정한 이상, 지난 8개월 동안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전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송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나친 코드정치를 비판하면서 "'아마추어리즘'이라고 까지 비판을 받을 정도로 내각을 구성한 것은 잘못된 인사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공조해 '재신임 철회'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송 의원은 "그들은 자신의 논리적 모순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못박으며, "(한-민 공조는) 노무현 대통령을 '식물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는 다고 해도, 그동안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공감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에 대해 명확히 반대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한승주 주미대사가 '조건 없는 파병'을 언급한 것에 대해 '경질'을 주장하면서, "일개 대사가 국익을 헤쳤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래는 송영길 의원 인터뷰 전문이다)


재신임 정국, 노대통령의 인사정책이 만든 결과물

▲'재신임 정국'으로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 송영길 의원은 재신임정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물론 정치권이 혼란스럽지만 이제부터는 노무현 대통령과 결합해서 총력 투쟁해야 할 것이다. 단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8개월 동안에 있었던 일들은 철저하게 반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정책의 내용을 가지고 승부를 했어야 했다. 특히 지난4월 이라크 파병이나 특검 등의 문제는 쉽게 무너지면서 최도술 비리나 측근 비리로 재신임 정국을 맞이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왜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까지 이르게 됐다고 생각하는가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제대로 된 인사정책을 펼쳤어야 했다. '아마추어리즘'이라고 까지 비판을 받을 정도로 내각을 구성한 것은 잘못된 인사 정책이었다고 본다.

물론 조중동을 비롯한 한나라당이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흔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피나는 고생 끝에 만들어준 대통령인데, 언론이 흔든다고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왕 '재신임' 결단을 한 이상 엄격한 자기반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놓고 모험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그렇게 비판할 수 있겠지만, 눈앞에 있는 상황을 볼 때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적당히 타협해서 식물대통령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뿐만아니라 지지세력은 분열돼 있고, 내부의 최도술 비서관 문제도 터졌기 때문에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식물대통령으로 국정을 운영하기보다는 재신임을 묻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2월 대통령으로서 당선이 됐지만, 노 대통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전에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통령을 만든 민주당조차도 그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신을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재신임 철회'를 촉구하면서 '특검'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한나라당은 '탄핵론' 까지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은 자신의 논리적 모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노무현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그동안 국정안정을 이야기하면서도 노 대통령을 흔들기에 바빴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혼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재신임' 묻겠다고 하자. 반대하고 나서고 있는 것은 결국 자기들의 '꼭두각시'를 세워놓겠다는 의도일수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재신임 국민투표'를 할 경우 800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물론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800억까지 들여가며, '재신임 국민투표'를 할 필요성이 있냐고 비판할 수 도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언제는 어렵지 않았나?

이(재신임) 결단은 단순히 '측근비리 척결'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나는 단순히 그러한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재신임) 문제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개혁의 내용이 내포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정치는 한번쯤은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항은 '인조반정'을 할 것이냐, 아니면 '광해군의 등거리 정책'을 계승할 것이냐 라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서 비리의 악순환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00억원 이라는 돈은 나라의 '국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비용이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한승주 주미대사 경질돼야 한다"

▲ 국민투표가 이뤄져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는다고 해도 '이라크 파병 문제'나, 'WTO 농업개방' 등 그동안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고 보는데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동감한다. 재신임을 받는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문제들이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고 본다. 단지 이라크 파병 문제 같은 경우는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재신임'을 받을 경우 한미 관계에 대해 자율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

DJ가 '정상회담'을 추진했을 당시 미국의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DJ는 대의명분에 있어서나 형식적인 문제에서 미국이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과거 DJ와 같은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재신임 정국'으로 인해 시간은 벌었겠지만, 미국과의 관계성 속에서 '국익'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부시의 독재국가는 아니다. 집권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임의로 대한민국정부에게 불합리한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본다. 미국은 철저하게 산업의 자기이해에 기초해 있고, 정치력을 동원해 경제적으로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한-미 혈맹관계' 운운하면서 '국익'을 바라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라크 파병에 국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통합신당은 '이라크 파병 반대'에 대해 당론으로 정할 것이고 오는 10월 19일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의원들의 결의를 담은 편지를 전달할 것이다.

▲ 한승주 주미대사는 '무조건부 파병'을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승주 주미대사는 경질돼야 할 것이다. 국론이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개 대사가 '무조건 파병'을 거론하는 것은 정책에 상당한 혼선을 가지고 왔고, 국익에 심각한 손상을 가지고 왔다고 본다.

노대통령 민주당 지지자를 위로했어야

▲ 정치개혁을 위해 지역주의 구도가 타파돼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통합신당이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보다 '영남패권주의'를 옹호해 지역구도를 더욱더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있다.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통합신당이 '영남패권주의'에서 비롯됐다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전국정당을 위해 민주당을 굳이 분열시킬 필요가 있었냐"는 주장도 있지만, 나는 지금의 정치틀로는 전국정당은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날 DJ가 '동진정책'을 피면서 영남과 통합을 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것은 평등한 관계에서의 통합이 아닌 어느 한쪽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흡수하려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본다. 따라서 통합신당은 현재의 정치구도를 타파,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모델로서 '영남 패권주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통합이라는 것은 평등한 관계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그것은 흡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 한 것에 대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의 발언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았나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마음의 위로가 필요했고, 민주당에 대해 역사적으로 명확한 평가가 뒤따라야 했다. 호남의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무엇을 해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들을 따뜻하게 위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은 조선일보에 대해 명확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조선일보가 그만큼 권력화 돼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이에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안티조선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는데, 송영길 의원은 안티조선 운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조선일보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역사성이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 '안티조선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조선일보는 역사적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송영길 의원의 '의정일기'는 네티즌에게 꾸준하게 각광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인터넷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데, 송영길 의원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특별히 하는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의정일기를 써온 것을 기반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려고 한다. 인터넷에 의정일기를 쓰기 전에는 의정신문을 만들어 배포하려고도 생각했지만, 한달에 일천만원 정도를 들여가면서 신문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하루하루 꾸준하게 일기를 쓰면서, 생활정치를 해는 것이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인터넷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정형화된 종이신문에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독자들은 그동안 새로운 정보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인터넷을 매개로 드디어 돌파구를 찾았다고 본다.

지역에서도 인터넷 언론이 활성화 되는 것을 보고 언론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천만해도 '오마이인천(http://www.ohmyincheon.com)'이라는 지방 인터넷 언론이 생기면서, 갖가지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고, 향후 정치를 하는데 있어 인터넷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정치에 있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교만과 오만에 빠지면 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자신을 비우고 국민과 역사속에 나의 소신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정치를 할 때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정치는 사람 사업이고, 사람을 통합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포용력을 바탕으로 통합의 정치를 추구하고 싶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송영길 의원 인터뷰 후기]


'황소'처럼 우직하게 '부레없는 상어'처럼 쉴새없이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통합신당 송영길 의원 인터뷰     ©대자보
2002년 3월 1일부터 송영길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www.bull.or.kr)에 쓰기 시작한 '의정일기'는 송의원만의 키워드다. '의정일기'는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신의 의정소식을 알린다는 측면 외에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담금질하기 위한 그만의 노력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다인아트 출판사'에서 송의원의 '의정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고 하니, 머지않아 서점에서도 그의 의정일기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송영길 의원의 살아온 궤적은 노무현 대통령과 매우 흡사하다. 유복하지 않은 시골 가정에서 태어나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노동현장을 찾아다니며 무료변론 하기를 수백회, 인권변호사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그의 삶은 기득권에 대한 '저항'과 소수자를 위한 '희생'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그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시절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하면서 1987년 6월항쟁을 이끈 이른바 '386 정치인'의 대표주자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소신있는 초선 국회의원 이외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송의원은 이라크 파병 문제가 불거지자 원내 국회의원 누구보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변치 않는 마음으로 황소처럼 일하겠다"고 한 다짐처럼 여느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파병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할 때도 송의원은 묵묵히 '황소'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자신을 '부레없는 상어'에 비유하기도 한다. 상어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쉴새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않으면 가라앉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송의원은 황소처럼 우직해 보이면서도 부레없는 상어처럼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송의원의 소신정치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 송영길 의원 프로필

광주대동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과 졸업 (81학번,사면복권, 복학)
연세대학교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
인천기독교민중교육연구소 설립(계양구 작전동 소재)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시지부 초대 사무국장
제36회 사법시험 합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목요회 회원
인천시청 시정 자문위원 겸 민원법률상담관
16대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노동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실업대책특위/정치개혁특위/일본교과서왜곡시정대책특위 위원(2001년)
새천년민주당 노동특별위원회 위원장(2001~2002)
새천년민주당 원내부총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現)
노무현 후보 선대위 노동위원장
국민참여운동본부 부본부장 

[송영길 의원 홈페이지 바로가기]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10/17 [12:5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