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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과 파병, 그리고 송두율 파문까지
[주간 초점과 동향] 정치논리에 날아간 최낙정 해수부장관
56호홈런공 기증소식에 뜰채군단, 스포츠신문들 머쓱
 
심재석   기사입력  2003/10/04 [18:19]

9월 마지막주와 10월 첫째주(9.29~10.04)에 있었던 정치권 안팍의 소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주초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소식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예상치 못한 행보로 종종 주위를 놀라게 하는 노대통령이지만, 이렇게 갑자기 탈당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치 못한 것 같습니다. 탈당을 압박해 오던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갑작스런 탈당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민주당은 노태통령의 탈당이 '배신행위'라고 단정하고 정치공세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탈당은 당연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통합신당으로 입당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통합신당만이 대통령의 탈당을 반겼지만, 통합신당으로의 입당에 대해서는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탈당정국, 각당 이해득실속 대책 부심, 대자보 (2003/09/30)

노대통령의 탈당에 네티즌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인터넷 정치칼럼사이트는 대통령의 탈당문제로 크게 요동쳤습니다.

[관련글]
가난한마음, 노무현은 무서운 사람입니다, 서프라이즈 (2003/10/1)
正道, 노대통령 민주당 탈당, 재신임 국민투표를 해야한다, 남프라이즈 (2003/09/29)

▲송두율교수   ©대자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파문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송교수가 지난 91년 5월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인 정치국 후보위원 겸 당 중앙위원으로 선임됐고 지난 73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입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1일 밝혔습니다. 한나라당은 송교수문제를 호재로 삼아 색깔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특히 안기부 출신 정형근 의원은 오랜만에 터진 공안사건에 물만난 고기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송교수 문제를 통해 현정부 핵심과 북한을 연계시키는 등 놀라운 상상력을 보이며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송교수는 지난 2일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김주영, 국민에 사죄, 남북의 화해자로 남겠다, 대자보 (2003/10/02)

국정원의 발표는 보수세력 뿐만아니라 진보세력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국정원의 발표가 진실이라면 송교수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보진영은 송교수 문제가 전체 진보진영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언론과 보수진영의 송교수에 대한 마타도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관련글]
진중권, 송두율에 대한 세가지 단상, 진보누리 (2003/10/04)
황석영, 송두율을 위한 변명, 인터넷한겨레

반면, 송교수 문제로 엉뚱하게 불똥을 맞아 곤혹스러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KBS입니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KBS의 지난달 27일 방송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 송교수를 미화했다며 KBS를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정연주 사장 취임이후 가뜩이나 KBS를 못마땅해 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은 논란을 점점 더 확대시킬 전망입니다. 
 
[관련기사]윤익한, "송두율교수 미화 아니지만 배신감도 느껴", 대자보 (2003/10/02)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최낙정 해양수산부 장관을 전격 해임했습니다. "대통령은 태풍 때 오페라 보면 안되느냐", "아이들을 사랑 하지 않는 선생들이 많은데 그 중 ‘몇 놈이 (교장으로) 올라 가도 아무 소용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대자보, 노대통령, 최낙정해수부장관 전격해임, 총리역할 강화될듯, 대자보 (2003/10/02)

최전장관은 해수부의 업무에 정통한 관료출신이고, 관료답지 않게 허례허식을 싫어했으며, 솔선수범하는 모범'차관'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해임은 아쉬움을 더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 '공무원은 좀 튀면 안되나요'의 인세를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했으며 영어학원에 다니는 등 공부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쿨한 '공무원'이었습니다. 좋은 차관이었던 최전장관이 좋은 장관이 되지 못하고 끝내 낙마한 것이 그의 '능력'이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에 의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이 외에 김진표 경제부총리, 조영길 국방장관,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가 연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발언을 해, 정부에서는 이미 파병으로 결정을 내리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은 국군의 날 행사에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받았던 많은 도움에 대해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보은론'을 주장해 이같은 비판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김광선, 파병논의 끝, 시기와 여론만 남았나, 대자보 (2003/10/01)
엥란트, 참여정부의 립서비스식 '파병'여론몰이, 대자보(2003/10/01)
박태견, "파병 못해 환장한 나라, 한국", 프레시안 (2003-10-02)

오래만에 반가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승엽선수가 마침내 56호 홈런을 쳤습니다. 스포츠 신문뿐만 아니라 일반신문에서도 이승엽선수의 홈런은 크게 다뤄졌습니다. 홈런을 치기 이전부터 56호 홈런볼이 얼마에 팔리까 추측이 난무했지만, 막상 홈런볼을 주운 여형태, 장성일씨는 삼성구단이나 이승엽선수에게 기증할 의사를 내비춰 선정적인 언론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이승엽 56호포..亞홈런신기록 (2003/10/02)
윤승옥, 홈런공은 이벤트 직원손으로, 스포츠서울 (2003/10/02)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
애국가의 가사가 딱 들어맞는 계절입니다. 평온한 하늘과 다르게 지난주는 큰 뉴스가 유독 많은 한주였습니다. 그 만큼 세상살이가 복잡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세상은 시끄럽지만 독자여러분은 가족과 함께 가까운 교외에라도 나가서 계절을 즐기는 여유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음주 단풍과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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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04 [18: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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