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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반론할 가치조차 없다"
국가보안법고소'재밌는 발상','희망돼지 폄하'진중권씨 유감
 
심재석   기사입력  2003/09/05 [18:33]

▲촛불을 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 힘회원들과 시민들     ©대자보
‘생활네트워크 국민의 힘’은 지난 5일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을 내란선동죄,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한데 이어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집회를 갖고 조선일보를 규탄했다. 국민의 힘은 조갑제 사장이 홈페이지에 올린 ‘친북 비호 독재정권 타도는 합헌’이라는 글은 군사쿠테타를 선동하는 글이고, 신경무 화백이 대통령을 조폭으로 묘사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조선일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관련기사] 심재석, "조선일보는 목숨걸고 대들 용기나 있는가?", 대자보 (2003/09/02)

이 집회에는 100여명의 국민의 힘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었고, 진관스님, 영화배우 명계남씨 등도 모습을 나타냈다. 시위대는 ‘바위처럼’, ‘불나비’ 등의 노래를 부르며 흥겨워했다. 가슴에 촛불을 하나씩 안고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지난해의 효선,미순이 추모 촛불시위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위에 참여한 어린아이     ©대자보
주변에서는 몇몇 회원들이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안티조선의 필요성과 국미의 힘을 알리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그 중 부산 해운대에서 올라왔다는 정모씨(51. 여)는 국민의 힘 행사를 위해 1주일 동안 3번이나 서울에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가스총 사건 때도 그 자리에 있었다며 “서정갑 회장은 자식보다 어린 사람들이 어른한테 욕을 했다고 그러던데 내 나이가 51살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힘 회원들은 모여앉아 KBS에서 지난달 18일 방영됐던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8.15기획 – ‘일제 하 민족언론을 해부한다’를 시청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윤전기가 철거되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박수치며 환호했다.

진관스님은 조갑제 사장의 글이 “한국 언론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글”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 땅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신문”이라며 “친미주의자인 조갑제씨가 쿠데타를 선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조씨를 비난했다.

명계남씨는 최근 연속적인 조선일보의 비난성 기사에 “반론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정정보도나 명예훼손 소송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국민의 힘’의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기사에서 이 운동을 마치 정부의 사주를 받은 명계남씨가 주도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지난 2일의 칼럼에서는 그를 ‘비국민’이라고 칭했고 만평에서는 조폭으로 묘사하는 등 그를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묘사에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 힘' 항의집회에 참가한 명계남씨에게 최근 그의 입장과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아래는 명계남씨와의 일문일답이다.


▲명계남 씨     ©대자보
▼ 최근 어떻게 지내나?
정신이 없다. 방은진 감독이 ‘첼로’라는 영화를 준비중인데 무척 바쁘다. 아직 크랭크인도 못 들어갔다. 제작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 영화제작자로서 안티조선운동을 하면 영화홍보에 불리할 것 같은데..
당연히 불리하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홍보를 부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최근 조선일보는 국민의 힘 사건을 보도하면서 유독 명계남씨를 거명하며 악의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데 반론보도나 정정보도, 혹은 명예훼손 등의 조처를 취할 계획이 있나?
그런 계획은 없다. 조선일보 기사들이 너무 유치하기도 하고 반론할 가치를 못 느낀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지만 그들이 너무 교묘해서 별로 실효도 없을 것이다.

▼ 수구언론에서는 국민의 힘에 대해 문성근, 명계남씨를 거명하며 노무현 2중대, 또다른 노사모 라고 비판했다. 문성근씨는 지난 7월 국민의 힘에서 탈퇴했는데, 명계남씨는 탈퇴할 계획은 없나?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탈퇴하나. 문성근은 시사프로의 사회자로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한테 부담을 덜어주려고 탈퇴한 것이다. 솔직히 조선일보가 나를 지목하며 비난하지만 나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내가 탈퇴하면 조선일보가 국민의 힘 비난하는 것을 멈출까? 그렇지 않다.

▼ ‘국민의 힘’이 내란 및 국가변란선동죄, 국가보안법 위반 조갑제씨를 고소했는데, 개혁성향의 국민의 힘이 대표적인 악법으로 평가되는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폐지모임 등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재밌는 발상’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에 찬성하는 극우세력을 국가보안법으로 고소하는 것은 일종의 ‘비아냥’이다. 너무 단순하게 보지 말아달라. ‘국민의 힘’이 그 정도도 생각 안했겠는가?

☞ 국민의 힘’ 국가보안법 고소관련 토론방가기

▲명계남 씨     ©대자보
▼ 조갑제씨를 실제로 사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보나?
나는 법률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른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이나 변호사들은 가능하다고 하더라.

▼ 문성근씨가 희망돼지에 관련한 부문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명계남씨도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잘못한 게 없으니까 무죄판결은 당연한 것이다. 나도 문성근하고 똑같이 1년 6개월 구형 받았다. 항목은 내가 더 적은데..(웃음) 잘 될 거라고 본다.

▼ 지난 3일 김두관 행자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볼 때 이것이 수구세력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들은 앞으로 점점 몰락할 것이다.

▼ 과거에 함께 안티조선운동을 하던 진중권씨 등은 희망돼지의 순수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안티조선운동이 민주당 편향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진씨에게 굉장히 유감스럽다. 이념이 다르니 우리를 비판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희망돼지에 대해 그렇게 폄훼할 수 있는가? 진씨 같은 사람이 희망돼지로 상징되는 참여정치의 가치를 모르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진중권 같은 사람이 조갑제보다 더 문제다.

▼ 앞으로 최근 안티조선 운동이 침체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도약을 위해 준비해둔 방법이 있나?
기자가 알면 나한테 좀 알려달라. 나도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고 다닌다. 단, 개혁을 지향하는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민노총, 전교조, 지식인, 광고인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들도 조선일보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지 않나? 모두다 조선일보를 겁내고 있다. 난 언론개혁운동의 막내다. 선배들이 좀 더 힘내야 할텐데..
조선일보에 따르면 내가 집권세력의 핵심이다. 무슨 집권핵심세력이 이렇게 힘드냐..


[인터뷰 후기]

그는 대선이후에만 드라마 ‘눈사람’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에 영화제작준비, 안티조선운동까지 쉬지않고 달려왔다. 대선이 끝난 다음날부터 촬영했다는 그에게는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그와 대화하면서 ‘참 권위적이지 않고 진지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안티조선운동을 활성화 시킬 방법이 있으면 좀 알려줘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특유의 위트와 재치있는 답변이 없어서 아쉬웠다. 조선일보가 뛰어난 ‘딴따라’를 투사로 만들어버린 느낌이었다.

한때 “한국영화는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명계남이 안 나오는 영화로 구분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그가 이제 신문의 정치면이나 사회면에 더 많이 나온다. 최근에는  “신문은 명계남이 나오는 신문과 안 나오는 신문으로 구분된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신문은 국민의 힘이 추진하는 안티조선운동 보도에 꼭 명씨를  악역으로 등장시킨다.

그가 변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명(?)배우이며 영화제작자다. 단지 그는 사회개혁에 관심이 많은 ‘딴따라’일 뿐이다. 사회운동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명계남 뿐일까? 그렇지 않다. 권혜효, 김미화 등 많은 연예인들이 사회운동에 나서고 있다.
유독 명계남씨만 변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조선일보등 보수신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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