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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현주소, 두 목사 이야기
[논단] 강남 사랑의교회 옥한흠과 오정현 목사, 한국교회 앞날 걱정돼
 
이태경   기사입력  2008/05/19 [00:37]
강남에 위치한 사랑의 교회는 한국개신교를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이다. 또한 사랑의 교회 원로 목사인 옥한흠 목사는 사랑의 교회 교인들 뿐 아니라 많은 개신교도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목회자이며, 사랑의 교회 현 담임 목사인 오정현 목사 역시 명망이 높은 목회자이다.
 
많은 교회가 사랑의 교회를 벤치마킹하고 있고 수다한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이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를 사표로 삼아 공부와 사역에 열중하고 있다. 요컨대 사랑의 교회는 한국개신교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간판교회이고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는 이렇다 할 도덕적 흠결이 없이 성공한 목회자의 표상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는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한국 개신교를 대표할 만한 목회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의 행태는 한국개신교가 처한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겠다. 
 
화려한 그러나 한없이 허망한 메시지
 
먼저 옥한흠 목사의 경우. 옥 목사는 지난 11일 부산시 해운대에서 열린 '어웨이크닝(Awakening) 2008대회'에 참가한 20만명의 청중들을 상대로 '주여! 이성을 주시옵소서' 라는 제목의 설교를 한 바 있다.
 
옥 목사는 "목회자, 성도, 지역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여리고를 무너뜨리는 그 날까지 하나님의 방법으로 승리해야 한다."며 "여리고 같은 세상 앞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려면 특별한 사람임을 말없이 묵묵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씀을 전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이제껏 한국 교회는 세상 앞에 우리의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는 가슴을 치고 통곡하며 회개해야 한다."며 "이 한반도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다시 오게 하려면 여리고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도 말없이 침묵시위를 해야 한다."고 설교했다고 한다.
 
"이제껏 한국 교회가 세상 앞에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고 통곡하며 회개해야 한다" 옥 목사의 말은 옳다. 그러나 이 말은 절반만 맞다. 회개의 구체적 내용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옥 목사는 한국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한 것에 대해, 교인들의 부동산 투기를 비판하지 않은 데 대해, 부자와 힘센자들의 편에 선 것에 대해, 하나님의 법 보다 맘몬의 법을 더 사랑한데 대해, 단지 MB가 장로라는 이유만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선데 대해, MB가 저지르고 있는 허다한 실정들을 꾸짖지 않은 데 대해 회개하자고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구약의 선지자들이 회개의 구체적 내용을 적시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회개를 요구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한국교회가 무엇을 회개할지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 옥 목사와 회개의 구체적 내용도 모른 채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 성도들을 보고 있자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구체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는 회개가 하늘에 상달되고 성도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여리고 같은 세상 앞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려면 특별한 사람임을 말없이 묵묵하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옥 목사의 말은 옳다. 그러나 이 말도 절반만 옳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특별한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옥한흠 목사의 화려한 메시지는 형식이 화려해서 오히려 내용의 빈곤이 돋보인다. 히브리서 4장 12절을 보면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목회자의 설교도 무릇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가 해운대에서 한 설교는 여기서 너무나 멀다.
 
잘 모르면 침묵하시길
 
옥한흠 목사의 설교가 한국교회가 무엇을 회개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 이렇다 할 울림을 주지 못하는 경우라면 오정현 목사는 현실 인식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오 목사는 지난 5월 11일 설교에서 "참 희한한 사실은 광우병 때문에 사람 한 명 죽지 않았는데 온 나라가 시끄럽다"며 "답답해도 열 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오 목사는 5월 12일자 <국민일보>에 실린 '진리의 영이신 성령으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난 한 주 우리 사회는 실체 없는 광우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두려움과 공포의 패닉을 경험했다"며 "밑바닥을 뜯어보면 정부의 미숙함을 빌미로 확산된, 균형 잡히지 않은 정보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오 목사는 마치 외계에서 살다온 분 같다. 광우병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한 명도 죽지 않은 건 그간 광우병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오 목사는 정녕 모르는 것일까? 오 목사가 한 말 중에 맞는 말도 있다. "균형 잡히지 않은 정보로 인한"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바로 오 목사 본인에게 해당된다. 오 목사가 조.중.동만을 탐독하는 것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말씀을 용감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쪼록 오정현 목사는 정보를 균형있게 수용하는 훈련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
 
일전에도 오정현 목사는 모 일간지에 대운하를 지지하는 컬럼을 써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대운하를 지지하는 건 오 목사의 자유지만 이를 지지하는 논거로 내세운 것이 고작 우리 민족의 정신사적 소통을 위해서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경제성과 환경 등의 요소를 도외시 한 채 정신사적 소통을 위해서 대운하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지지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
 
오정현 목사는 이쯤에서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 사회적 발언을 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잘 알지 못하는 부면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는 것이 존경받는 목회자의 자세이다. 
 
걱정스러운 한국교회의 현 주소
 
한국개신교계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목회자들인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의 인식수준과 균형감각이 이 정도 수준에 머문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도 별로 밝아보이지가 않는다.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 목사의 분발을 촉구한다. 만약 이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에 드리운 그림자는 짙고도 오래갈 것이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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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5/19 [00: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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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리 2008/10/13 [23:56] 수정 | 삭제
  • 신학 대학만 나오면 하나님이 택하신 것인가?
    그런데 왜 말씀은 한 줄도 해석 못할까?
    한시간 동안 자기 얘기, 자식 얘기, 손주 얘기, 마누라 얘기, 드라마 얘기,
    이런 말들은 교양 강좌에 가면 들을 수 있다.
    성도들의 영은 다 죽어가는데 돈만 내면 복 받는 것처럼 돈만 밝히는 똥돼지들....시간이 아깝다. 말씀이나 찾으러 다녀야겠다. 이단 무서워 말고 사단을 무서워 하자.


  • 개독교 2008/09/01 [16:13] 수정 | 삭제
  • 내가 개독교를 만들면 안되듯이 예수도 기독교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이 지구상에서 제일 구제하기 힘든 인간들이 목사이다. 장경동 목사는 그만하고 하루빨리 불교를 믿어야 한다.
  • 나그네 2008/05/23 [00:36] 수정 | 삭제
  • 한상훈에게.....
    목회자는 메신저이기 때문에 성경의 말씀을 전하면서 잘 하고 있는 것과, 잘 못되고 있는 것을 성도들은 물론 세상을 향해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해야 하는자이기 때문에 전하는 것인데 망발로 들었으니 자네는 들을 귀가 없는 자일세!..

    참사랑에게....
    필명은 그럴듯 하나 강아지가 제 새끼를 사랑하는 그 사랑의 근방에도 못가는 사랑 이구려. 더러 말썽이 있는 교회를 보지말고 많은 좋은 교회를 본다면 영혼 구원이 되었겠지만 성도가 아니라니 그 영혼은 슬피 울며 이를 갈고 영원히 까지지 않는 불 못에 있을것 까지도 생각 해보고 하는 말인지 어리석은 자이기에 한마디 더 충고를 하는데, 말썽을 부려도 교회가는 것이, 영원히 슬피 울며 이를 갈아야 하는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알기 바라오.

    이태경에게
    두 목사는 말씀만 전하는 직분자이기에 말씀을 전하는것 뿐이요. 듣고 회개하고 행 하여야 하는 자는 말씀을 들은 모든 자들의 몫인데, 당신은 듣고 행할 생각은 않고 당신의 몫까지 잘못을 지적 해 주길 바라고, 당신의 몫까지 회개해 주길 바라니 이런 글을 ㅤㅆㅓㅅ겠지요. 전하는 자는 전하는 것이 사명인것 처럼, 듣는 자는 듣고 생각하고, 자신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깨우쳐서 회개하고, 돌이켜 바른 길로 행하는 것이 당신의 사명이라오.
  • 참사람 2008/05/20 [15:13] 수정 | 삭제
  • 나라 안팎에서 교회가 말썽부리는 걸 보면서 내가 신자가 아닌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교회엔 안 가도 참사람이 되련다. 그게 교회에 다니면서 말썽을 부리는 거 보다 더 소중하고 좋은 일이라고 보기에...
  • 한상훈 2008/05/19 [18:22] 수정 | 삭제
  • 광우병에 ㄱ자도 모르면서 감히 신성한 설교시간에 그 따위 망발을 일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