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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뻔한속', 부산에 있었다!
청와대측근 민주당 외면 부산행, 한나라당 '노풍'아닌'허풍'
 
김광선   기사입력  2003/08/18 [16:24]

청와대의 인사들이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노심(盧心)이 서서히 신당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은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좌측에 이해성 홍보수석, 우측에 최도술 총무비서관    
지난 17일 청와대 최도술 총무비서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노 대통령에게 비서관직 사퇴의사를 밝히자 노 대통령은 이를 수락한 후 "과거 내 지역구(부산 북.강서을)에서 출마하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권유했다.

뿐만아니라 이해성 홍보수석도 지난 14일 "출마 의사를 밝혔더니 대통령이 '고맙다'고 했다"는 발언의 맥락을 되짚어 볼 때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최대 접전지로 예상되는 부산 지역에 자신의 측근을 심어 영남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신당추진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의중을 비친바 있다. 우선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해 "속은 뻔하지만 당정분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당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뻔한 속'과는 달리 신,구주류간에 기득권 싸움으로 인해 신당논의가 지지부진했고, 이를 보다 못해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4일 부산지역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10석밖에 획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라고 두 번째 의중을 확실하게 내비친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홈페이지
노무현 대통령의 이같은 직접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신당추진은 여전히 지지부진했다. 결국 민주당이 신당을 '리모델링'으로 가닥을 잡자,  노 대통령은 초 강수로 한단계 수위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인 이해성 홍보수석과 최도술 총무 비서관을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으로 출마시킴으로써 세 번째 노심(盧心)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이해성 수석과 최도술 비서관의 향후 행보를 예상해 볼 때 민주당 외각의 개혁신당과 결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됨에 따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이 수석은 총선 출마의사를 비치면서 "소속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분간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지난 17일 최도술 비서관은 "당장은 무소속이고,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한이 있더라도 민주당 입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발언을 주목해 볼 때, 분명한 것은 이들이 민주당과 결합하지는 않을 것이며, 민주당의 외각 세력과는 결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에 개혁신당연대 관계자 측은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신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단지 노 대통령은 이제 기댈 곳이 어디겠냐"라고 은근히 대통령이 신당연대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신당연대 관계자는 "이해성 수석이나 최도술 비서관이 무소속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개혁신당연대와 함께 할 것이다"라며, "그들이 갈곳은 이곳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또 "앞으로 이수석과 최 비서관이 부산 지역으로 출마할 경우, 신당연대에서는 그들과 싸우지 않을 것이며, 행여 총선출마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만류할 것이다"라고 밝힘에 따라, 이 수석과 최 비서관은 신당연대와 그동안 암암리에 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 수석과 최 비서관의 앞으로 행보를 예상해 볼 때, 노심(盧心)은 민주당과 당외각의 신당 추진세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개혁신당연대에 무게를 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명한 것은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의 신당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이 아닌 개혁신당쪽에 무게를 실고 있다면, 내년 총선에서 신당연대가 한나라당에 대해 승리할 수 있을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다. 그러나 신당연대측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치에서는 '개혁'이라는 화두가 대세를 이루었다"며, "앞으로 내년 총선은 지난 대선과 같이 '개혁'의 바람이 불것이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청와대 측근들이 연이어 부산으로 향하자,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총선행보를 중단하라"면서 대정부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영관 부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이들은(이해성 홍보수석,최도술 비서관) 모두 당분간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밝혀 신당과 관련된 노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했다"며, "노대통령이 어떻게든 당초 계획대로 신주류를 사주해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 부대변인은 "노대통령이 '정치개입을 하지 않겠다'느니 '당정분리 원칙에 입각해 신당논의 등 민주당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느니 공언했지만 모조리 허위였음이 판명됐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부산을 전진기지로 삼아 총선용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고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이같은 대정부공세에 대해 "지난날 '노풍'에 의해 당한 것이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노풍'을 '허풍'으로 만들기 위해 공세를 펼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해성 수석과 최도술 비서관이 부산으로 출마하기로 의사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에서 또다시 '노풍'이 일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허풍'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과연 정치구도의 망국병인 '지역주의파괴가' 부산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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