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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간부 <중앙> 홍석현 회장 집앞 농성
[현장] 중앙일보 자회사에 3억5천여만원 빌려줬다 떼이자 무기농성 중
 
최방식   기사입력  2008/01/16 [13:42]
한 교육시민단체 간부들이 중앙일보의 사업에 돈을 빌려줬다가 떼였다며 홍석현 회장의 사저 앞에서 일주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상임대표 최미숙, 이하 학사모)의 고진광 공동대표 및 최상기 부산대표는 지난 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사저 앞에서 일주일째 1인 시위(농성)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엄동설한에 길거리 농성을 하는 이유는 중앙일보를 믿고 자회사인 (주)중앙벤처미디어(부도로 2006년 9월 파산, 이하 중앙VM)에 3억5천2백만원을 빌려줬다가 못 받게 됐기 때문. 학사모 자금인 1억5천만원이 포함된 대여금을 중앙일보가 변상해야 한다는 것.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집 앞에서 농성 중인 고진광 학사모 공동대표.     © 최방식
이들은 중앙VM가 파산하자 2006년 10월 중앙일보(대표이사 송필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대여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1심 선고공판에서 패소했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고진광 학사모 공동대표의 새해 선택
 
이들이 중앙VM에 떼인 대여금을 홍 회장이 갚아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렇다. 법인이 다른 자회사라고는 하지만 중앙일보가 자금까지 관리한 한 회사일 뿐 아니라, ‘중앙일보’라는 이름을 앞세웠기 때문에 이를 믿고 빌려줬다는 것.

사건의 발단은 중앙일보가 2002년 유통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자사 논설위원이자 자회사 (주)중앙시사미디어 대표인 문병호씨를 내세워 중앙VM를 설립하고 경제주간지 ‘비즈넷타임즈’(이하 비즈넷)를 발행한 것이다.

▲ 농성중인 고 대표.     © 최방식
문 대표는 비즈넷을 발행하며 평소 친분이 있던 고진광 학사모 대표에게 외부출자를 요청했다. 소위 ‘잘나가는’ 중앙일보의 자회사인데다 중앙일보의 논설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발행인이 요청해 별문제 없이 학사모 회비와 개인 돈 상당액을 투자한 것이었다.

당시 중앙일보는 사고를 통해 비즈넷을 홍보하는 문건에서 “장사가 안 돼 걱정이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국 대표신문 중앙일보가 만드는 생활경제지 비즈넷타임스가 있습니다”고 표기하고 있다. 비즈넷 표지에도 ‘중앙일보 VM’으로 표시하고 있다.

고 대표는 이에 대해 “중앙일보의 홍석현 사장 비서실장, 편집국장 대리·논설위원, 자회사인 중앙시사미디어 대표이사를 역임한 문병호씨가 ‘중앙일보가 경제지를 발간하는 데 자금을 대여해 달라’고 해 흔쾌히 대여했다”고 소장에서 밝히고 있다.
 
(주)중앙벤처미디어의 부도와 발뺌
 
잘나가는 회사이자 국내 최고의 명성을 가진 언론사 사업이고, 또 중앙일보가 사고를 통해 자사 경제지라 표현하고 있어 아무 의심 없이 투자성격의 대여금을 내놓았던 것. 2004년 1월부터 2005년 5월까지 14번에 걸쳐 3억6천5백만원을 빌려줬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1천3백만원을 돌려받았다.

문병호 대표이사는 2004년 12월 말일 3억1천7백만원에 대한 차용증을 써줬다. 문제는 이 때 발생했다. 차용인란을 (주)중앙VM으로 기록된 것. 이를 따져 묻자 문 대표는 중앙일보에서 하는 사업인데 아무러면 어떠냐며 문제없다고 했고, 고 대표는 양해키로 했다.

하지만 중앙VM이 이듬해인 2005년 12월 부도를 냈다.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는 통보를 해온 것. 고 대표는 즉시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에게 변제요청을 했지만, 송 사장으로부터 돌아온 건 “중앙일보와 중앙VM은 무관한 법인체”라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고 대표는 2006년 10월 중앙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소송에서 중앙일보 측은 중앙VM가 중앙일보 자회사로 탄생했지만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중앙일보가 자금을 관리하고 중앙VM을 한 부서로 취급했다는 원고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대여금 차용인은 당연히 중앙VM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고, 고 대표는 2007년 6월 항소심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중앙일보의 법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
 
고 대표는 그간 문병호 중앙VM 발행인에게 어떻게 할 건지를 여러차례 물었고, 문 발행인은 “미안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고 대표에 따르면, 중앙일보의 한 임원도 고 대표와 면담에서 “도의적  책임은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법인이 달라 법적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단다.

▲ 농성자 오른편으로 보이는 문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사저 대문.     © 최방식
3억여원의 대여금을 날리게 된 고 대표는 최후의 수단으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집 앞 농성을 택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언론사가 사회적 책임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란 하나의 희망을 갖고서 그리한 것이다. 최상기 부산대표와 2명이사 농성장을 교대로 지키고 있다. 그 시각 학사모의 다른 임원들은 문병호 전 중앙VM 대표이사의 동부이촌동 집 앞 1인시위도 벌이고 있다.

그가 농성을 시작하고 중앙일보 간부가 두세명 다녀갔다. 그들은 한결같이 “법적으로 중앙일보의 책임은 없다”면서도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언급했다. 하지만 고 대표와 최 대표는 해결방안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야트 호텔 뒤편 삼성가라 불리는 한남동의 한 동네. 궁궐 같은 재벌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집 앞 벽에 엄동설한 농성을 시작한 이들에게 3억5천여만원은 귀중한 돈. 1억5천만원은 학사모 회비이고, 나머지는 고 대표가 가계 밑 전을 처분해 마련한 돈이다.
 
“홍석현 회장님, 용단을 내려주십시오”
 
그래서 그의 농성에 임하는 자세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홍 회장님. 더 이상 책임을 미루면 상황이 악화될 뿐입니다. 아시겠지만 중앙일보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사회적·도의적 책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적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잘못이 있다면 너무 쉽게 사람과 중앙일보를 믿었던 것이죠. 용서와 화해의 기운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싶습니다. 용단을 내려주십시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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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16 [13:4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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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신 2008/01/17 [11:16] 수정 | 삭제
  • 저런것들은 돈 떼여먹혀도 되...
    갚을만한 인간한테 갚으라고 해야되는데
    홍석현이가 줄거 같애? 택도 없는 소리지...
    길바닥에서 죽든지 살든지 알아서 해라...
  • 흐린세상 2008/01/16 [16:14] 수정 | 삭제
  • 돈 돌려줄 필요가 전혀 없구만 왜 돌려달라고 앙탈일까?

    자기돈도 아니면서 마음대로 빌려줄때 회원들에게 동의는 구했을까?
    만약 이자도 받고 원금도 꼬박 꼬박 상환되고있었다면 그 이자는 회비에 넣었을까? 아니면 자기돈이 포함되었으니 이자를 혼자 꿀꺽했을까?

    조중동의 사업번창을 기원하고 빌려주는것이 이나라를 위하는 것이었을까?

    자기 배 불릴려고 회비와 사비를 털어 빌려줬으면 못받았을때의 결과도 혼자 책임져라. 왜 도리 운운하는지...

    중앙일보가 X같은 기사 써서 국민들 호도할때도 도의적 책임을 당신이 요구한적이나 있던가?

    정신 차리시고 집에 들어가슈 감기 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