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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보다 남남북녀가 사랑하는 날이 왔으면"
김사랑, 조인성 주연, '남남북녀' 기자간담회 열려
 
손봉석   기사입력  2003/08/08 [16:17]

영화평론가는 '일'로 여러 가지 영화를 접하게 된다. 어떤 영화는 '일'을 떠나서 영혼에 울림을 주고 극장을 나서면서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반대로 어떤 영화는 황당함이나 엉성함 때문에 객석 여기저기서 실소가 나오게 한다. 이런 영화들은 영화속 내용이나 의미에 관한 질문보다 스튜디오의 분위기나 촬영 중 일어난 해프닝에 대해 주로 묻게 된다.  
       
다음은 지난 5일 남한의 남자대학생과 북한의 여자대학생이 연변에서 사귀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영화 <남남북녀>의 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들이다. 

▲[남남북녀] 기자간담회 사진     ©손봉석

Q : 영화를 본 소감은?
김사랑 : 제 영화지만 재밌게 봤구요. 저는 오히려 기자 분들이 어떻게 봤는지 궁금한데요.
재밌게 보셨나요?

▲정초신 감독     ©손봉석
정초신감독
: 코미디 보러 왔다가 안 웃으신 분들 죄송 하구요. 안 웃으셔야 되는 데 웃은 분들 황당하고요. 결정적인 장면에서 여러분들이 웃으시니까 다시는 배장수 기자(이 영화에서 경향신문 배장수 기자가 '김정일'역을 했다) 쓰면 안 되겠다고 생각만 듭니다. 감사합니다.

Q : <남남북녀>는 코미디영화인데 자신의 코믹 연기를 본 소감은?
조인성 : 웃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표정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게 보여서 다행입니다.

Q : 조인성씨가 느낀 중국에서의 '한류스타'로서의 인기는?
조인성 : 어, 연변에 있는 친구들이 저희를 알아보고 촬영장까지 찾아 왔습니다. 작은택시에 6명이 끼어서 타고 온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Q : 중국촬영 때 김사랑 씨는 물이 안 좋아서 생수로 샤워했다고 하던데?
김사랑 : 중국 호텔에서 나온 물로 세수하고 마지막에 만 생수로 좀 했는데……. 신문에는 생수로 목욕을 한 것처럼 나와서 제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 것 같아요(웃음)
조인성 : 화장실 수도가 역류를 해서 더러운 물이 그대로 올라와서 그 물로 세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랑씨는 그 물로 세수를 하기 힘들어 생수를 조금씩 쓴 거죠. 그런데 저는 그물로 그냥 막 세수했어요! 하하하(웃음)

▲김사랑     ©손봉석
Q : 김사랑씨 사투리 연기를 자신이 점수를 준다면?
김사랑 : 솔직히 점수를 저는 못 매기겠고……. 영화를 보신 분들이 어떻게든 평가를 내려주실 리라고 생각합니다.

Q : 최근 남북문제는 영화나 방송에 소재로 많이 다뤄져 이제 특별한 소재는 아닌 것 같은데 감독님은 뭘 보이려고 하신 것인지?
정초신 감독 : <남남북녀>는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저는 남북문제에 깊이 개입해서 12층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아름답고 애틋한 남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Q : 감독으로서 <몽정기> 이후의 부담은 없는지 궁금한데?
정초신 감독 : 시사한 후에 같이 보신 분들이 "왠 신파?"라고 하시더군요. 제 생각엔 사람이 계속 같은 것만 하면 식상하거든요. 업종변경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번엔 물반 고기반 보였으니 다음엔 신파를 보여 드리구 그 다음엔 호러를 보여 드릴께요. 저는 그냥 "정초신은 종잡을 수 없는 감독"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즐겁게 봐 주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 감독으로서 촬영내용에 아쉬움은 없었는지?
정초신 감독 :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은 없고……. 연변에 촬영가서 2주 동안에 자꾸 비가 온 점이 좀 힘들기는 했습니다. 거의 찍기가 힘들 정도로 비가 왔죠.

▲조인성     ©손봉석
Q :남남북녀는 어떤 영화인지 각자 소개를 한다면?
조인성 : 어, 남쪽 남자와 북쪽여자가 나오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북한 나쁜놈, 우리는 착한 쪽'이 아니라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 아니라 다가갈 수 있는 한민족으로 보여 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사랑 : 통일이라는 말보다 하루 빨리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날을 오기를 기리는 메시지가 있는 영화입니다.

Q : 김사랑씨 보기에 '남남북녀'라는 말이 맞는 것 같은가?
김사랑: 솔직히 북한 남자 분들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북쪽 남자 분들이 좀 마르고 까무잡잡하죠. 그런 점에서는 남남북녀가 맞는 것 같아요.

Q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한다면?
조인성 : 어, 영호(조인성 분)가 엔딩에서 슬레이트 치면서 "수고 하셨습니다"라는 말을 합니다. 감독님, 저, 스텝들 다 열심히 만든 영화입니다. 유쾌하고 상쾌하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김사랑 : 같은 소견이고요. 보신 분들이 어느 정도 감동을 가지고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정초신 감독 : 여러분 행복하십쇼!

* 필자는 영화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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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8/08 [16: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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