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이란 아마디네자디 대통령, 미국에서 모욕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했으나 문전박대와 모욕 당해
 
김진오   기사입력  2007/09/26 [00:24]
핵개발과 서방세계에 대한 비판 발언으로 세계 뉴스의 중심인물인 이란의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디 대통령이 제6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으나 문전박대와 모욕을 받았다.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디 이란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25일까지의 뉴욕 방문 기간동안 9.11테러 참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하겠다고 요구했으나 뉴욕 소방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뉴욕시는 네자디 대통령의 신변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으나 네자디 대통령의 언행이 밉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의 본심이다.
 
'그라운드 제로' 방문을 거절당한 네자디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뉴욕에 있는 콜롬비아 대학을 방문해서도 적대적 대우를 받았다.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과 유대인, 이란 망명객들로부터 초청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은 콜롬비아 대학의 리 볼링거 총장은 이날 청중들에게 아마디네자디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쩨쩨하고 잔인한 독재자"라고 말했다.
 
볼링거 총장은 네자디 대통령 앞에서 "아마디네자디 정부가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확대하고 올 들어 210명이나 교수형에 처하는 등 인권남용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성들과 게이, 언론, 학문, 소수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볼링거 총장은 "우리의 전통은 사람을 초청해 놓고 연설에 앞서 비난하는 등의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네자디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게이가 없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존경받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했다는 비난을 의식해 "나는 홀로코스트가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했다는 주장 역시 부인했다.
 
그는 "학문에는 절대적인 것이 없으며 홀로코스트가 중동지역에 미친 영향을 감안할 때 "다른 시각"이 필요하며 유럽에서 일어난 홀로코스트로 인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인 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중동의 시각을 대변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네자디 대통령을 초청한 콜럼비아 대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힐러리 의원은 "내가 그 대학 총장이라면 그를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마지못해 "나는 그의 (홀로코스트) 시각에 구역질이 나며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뉴욕 데일리뉴스지는 "악마, 미국에 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또 수천 명의 유대인과 이란 망명객들은 이날 콜롬비아 대학 등에서 '이란 대통령은 살인자'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네자디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극렬 비난했다.
 
뉴욕시의 유대인 학교들은 오전 수업만 진행하고 학생들의 반 네자디 대통령 시위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마크 숀(82세)는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히틀러가 살아돌아왔냐?" 고 비난했다.
 
워싱턴 포스트지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의 보수적인 신문들도 일제히 네자디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네자디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 총회에도 참석했으나 올해 같은 거센 비난과 홀대를 받지는 않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5일 제6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9/26 [00:2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