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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질서 새판 짜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새사연의 눈] 미국 일변도 벗어나 유라시아 중심 질서재편 주목해야
 
새사연   기사입력  2007/08/23 [10:53]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대국인 미국의 문제들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 2대 강대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등 4개 중앙아시아국을 포함한 총 6개국이 모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이하 SCO로 표기)가 미국 일변도의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유라시아대륙을 중심으로 한 세계 질서 재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Peace Mission 2007’에 참여한 상하이협력기구(SCO)회원 국가 군인들의 훈련 모습     © shanghaidaily.com
지난 8월 9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주에서 SCO로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인 ‘Peace Mission 2007’을 실시했다. 이번 합동군사연습은 6개국에서 약 7,500명의 군인들이 참여하였고, 수송기나 전투기, 헬리콥터 등은 모두 중국과 러시아가 제공하였다. 17일 군사연습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어 SCO의 군사적 협력이 알려졌다. 이는 중앙아시아의 안전은 지역내부 국가의 제휴로 지켜낼 수 있음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서방 국가들의 개입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SCO는 반NATO 기구인가?

2001년 SCO가 발족된 이후 회원국가간에 합의된 우선 과제는 반테러. 분리주의. 과격주의이고 동시에 무역.투자.에너지.교통.정보.통신.농업 등 다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이다. 그러나 최근에 SCO는 군사적 제휴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의 전직 외교관 M. K. 바드라쿠마르는 지난 10일 ‘Japan Focus’ 기고 글에서 “지역협력기구의 연간 회담이 합동군사연습을 배경으로 실시되는 것은 EU나 ASEAN, 아프리카연합, 라틴아메리카국가기구 등 전 세계 어느 지역기구에서도 있음직하지 않는 일이다”고 말하였다. 연습자체는 회원국들이 ‘테러리스트’로 경계하고 있는 알카에다와 같은 이슬람반체제세력을 상정한 것이었지만, SCO는 미국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견제할 목적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의 저명한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SCO를 ‘반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러시아 푸틴대통령은 “현재 SCO는 회원국 정치와 경제 분야를 다룰 조직이고 앞으로 경제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며 NATO의 대항 조직이라는 견해를 전면 부정하였다. SCO가 앞으로 군사협력 강화로 갈 것인지, 아니면 지역 경제협력 기구로서의 역할을 다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가 오가고 있다. 현재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방 국가와 대항하기 위해 기구 내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중국은 경제를 최우선으로 서방국과의 대립을 피하고 싶어해 군사냐 경제냐를 둘러싼 이견이 존재한다.
 
향후 SCO의 방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유라시아대륙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계질서를 건설하려는 의도는 분명히 존재한다. 2005년 SCO정상회담 때 중앙아시아로부터 미군이 철수하기를 권고했다. 또한 SCO 6개 회원국에 몽골, 인도, 파키스탄, 이란을 준회원국으로 맞아 유라시아대륙을 광범위하게 포함시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한 ‘유라시아 축’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동아시아가 평화적인 대화방식의 안보체제 구도를 제기해야
 
‘유라시아 축’은 과거 미국의 세계 일변도 지배 구도를 비판하고 다국적 협의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제7회 SCO정상회담에서 서명한 비슈케크 선언에서는 “안전보장을 위해서는 다국간 기구의 합의에 기초해야하며, 일방적 행동으로는 해결 못한다. 유엔주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국과 러시아에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기타 4개 중앙아시아 국가가 포함된 총 6개 회원국에 몽골, 인도, 파키스탄, 이란을 준 회원국으로 맞이하여 유라시아대륙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유라시아 축’ 구축에 나서고 있다     © 새사연
 
이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이면에 형성되고 있는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SCO는 세계 안보체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과거 미국과 달리 다국적 협의 과정을 강조했다 하더라도 비대결. 대화방식에 기초한 안보 틀을 보장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때문에 SCO가 실제로 과시하고 있는 군사협력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평화적 국제관계를 위해 주변 국가나 지역협력기구가 SCO의 향방을 잘 지켜봐야 한다. 특히 중앙아시아 나라들에게 동아시아는 전략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지역이며, 중국은 동아시아에서도 중앙아시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일본 등도 석유 자원 획득을 위해 중앙아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적극적이다.
 
이러한 긴밀한 관계 속에서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혹은 SCO사이에서 안보문제는 꼭 합의가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아직 안보측면에서 지역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SCO가 내세운 다국적 안보체제를 보다 평화적인 대화방식으로 이끌기 위해서 먼저 안보체제 모형의 제안을 요구할 수도 있다.
 
* 본문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연>(http://eplatform.or.kr/)이 발행하는 'R통신 51호' 이슈해설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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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23 [10: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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