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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방위청 미사일(MD)방어체제도입 전격결정
2년간 2천억엔, 총사업비는 1조엔을 넘을 전망
 
안찬수   기사입력  2003/07/13 [00:29]

일본 방위청은 11일 일본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제(MD)를 2005년도부터 자위대에 도입할 것을 결정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7월 12일 보도했다.

▲스타워즈의 아들이라고 일컬어지는 MD시스템. 일본 방위청은 11일, 2005년도부터 MD를 도입할 것을 전격 결정했다.     ©BBC

2004년도 예산에 도입 경비를 포함시켜 2005년도까지 2년 동안 약 2천억 엔을 투입해서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4척과 항공자위대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며, 장기적으로는 일본 국내 대공미사일 부대 6개에 모두 요격 미사일을 도입한다는 구상으로 총사업비는 1조엔을 넘을 전망이다. 오는 8월에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것을 정부 방침으로 결정할 전망이라고 <마이니치신문>는 전했다.

이번에 일본 방위청이 도입을 결정한 것은 미국이 2004년부터 배치하는 이지스함 발사형태의 대공미사일 ‘SM3'와 지대공미사일 ’PAC3'를 편성하는 2단계 시스템. 일본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비행중일 때에는 SM3로 요격하고, 이 요격이 실패하면 대기권에 재돌입한 후 PAC3로 대처한다는 것.

미사일방어체제(MD)란 적의 단도미사일을 레이다 등으로 탐지해 1)발사 직후 상승하고 있을 때(부스트 단계)  2)대기권 밖에서 비행중일 때(미드코스 단계) 3)대기권에 재돌입 후(터미널 단계) 등 3단계에서 요격하는 시스템, 레이건 정권 때 추진된 전략방위구상(SDI)을 바탕으로 발전된 것으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전배치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1998년 8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포동’이 일본 상공을 날아간 것에 자극 받아 MD 도입론이 분출한 뒤, 1999년부터 미일 공동기술 연구를 계속해왔으며, 지난 5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코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MD 시스템 도입에 대한  ‘검토 가속’과 ‘협력 강화’의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일본의 시민단체 등은 이른바 ‘유사법제’의 통과와 더불어, ‘미사일방어체제 도입’은 동북아시아 지역 전체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MD 시스템은 ‘방어’라는 말과는 달리, ‘새로운 군비 확장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비판이 계속되어왔으며, 그 기술적인 실효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일본 방위청이 미사일방어체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정치, 군사 정세는 급격하게 변화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와다 하루키 등 일본의 진보적인 학자들이 지난 2002년 9월 북일정상회담을 일본의 첫번째 자주외교의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지만, 다음달인 10월  "북한이 핵개발을 인정했다"는 미국의 발표가 있은 뒤, 일본은 불과 반년여의 기간 동안 유사법제를 통과시켰고, 미사일방어체제 도입을 전격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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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13 [00: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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