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없는 참여정부, 민주 없는 민주정부는 남장여자 혹은 여장남자처럼 외피는 개혁과 민주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내용은 정반대의 극우보수적인 정책으로 일관했다. 대북송금특검, 이라크 파병, 김선일씨 참수방치, 아파트분양 원가 문제, 아파트가격 폭등에 대한 조처, 주한미군유연성 인정, 한미 FTA강행 등 거의 대부분의 정책이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감히 할 수 없을 극우보수주의적 정책으로 일관했다. 가히 영혼을 팔아먹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것이다. 이렇게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정 부는 보수세력으로부터 계속 욕을 얻어먹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혁진보 세력으로부터는 당연히 배덕자, 배반자, 반개혁자로서 욕을 얻어먹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준 노무현 참여정부를 비방할 일이 전혀 아니고 오히려 찬양해야 할 일이지만 보수진영은 그렇게 하지 않고 과거에 하던 비난을 그대로 하고 있다. 단지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비난의 강도가 조금 완화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과거처럼 강렬하게 하지 않을 뿐이고 한미FTA 등의 쟁점을 다루는 데에 있어 일부에서는 조금씩 은근히 지지하는 현상이 보일 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왜 보수집단은 자신들보다도 더 보수적 행태를 계속하는 노무현 정부를 욕하며 비난할까? 왜 이런 미스테리가 나타날까? 거기에는 몇 가지 숨은 이유가 있으며 이 숨겨진 이유에 의해 보수진영은 꽃놀이패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 숨겨진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자.
1. 첫째 이유는 그들의 근본적인 정서적 이유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참여정부가 영혼을 팔다시피 하며 개혁을 배반하고 자신들 보수세력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준 노무현정부의 공적은 분명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운동권 출신이라는 그 배경이 그들은 싫은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들이 확실히 영혼을 팔았다는 것을 검증을 한 셈이 되지만 여전히 자신들을 배신할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완전하게 자신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다. 운동권에 대한 전통적인 거부감에서 나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2. 두 번째는 위의 1번의 이유 연장선상에서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며 욕을 하면 또 다른 큰 이익이 보수세력에 제공되기 때문에 노무현정부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계속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2-1. 그 첫 이유는 보수진영이 노무현정부와 완전히 한 편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노출되면, 노무현 정부는 개혁진보 진영에서 완전히 축출되며 더 이상 보수진영을 위한 정책을 구현해줄 수 없기 때문에 노무현정부의 알리바이 조작을 위해서 비난과 욕을 계속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눈속임 정치가 잘 작동하기 때문에 오마이뉴스 등에서 노무현정부의 보수성이 논쟁될 때면 일부 노빠들은 보수세력의 공격을 노무현정부의 개혁성의 근거로 곧잘 들먹이곤 하는 것이다.
한국정치는 흔히 여야간 사꾸라 논쟁이 펼쳐지곤 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노출되는 낮에는 여야가 몸부림치며 싸우기도 하고 험한 욕설을 하며 대립하기도 하지만 저녁때 룸싸롱에서 같이 어울릴 때면 서로 형님 아우하며 ‘우리가 남이가’ 하는 친목모임을 같이 하는 것이다. 2005년 가을 대구에서 국감후의 술집파티 욕설사건에서도 노출된 바가 있었지만 국감장에서는 서로 싸우는 것 같아도 저녁 술판에서는 '차기 대통령은 누구' 하며 한 목소리로 연호하며 같이 술을 즐기곤 하는 것이다.
사실상 한편과 같이 살아가면서도 정권의 알리바이 조성을 위해 보수세력이 협력적 차원에서 욕을 하는 셈이다. 이 경우의 비난과 욕은 사실 노무현 정권을 지켜주기 위한 사랑의 매인 셈이다.
2-2. 보수세력이 노 정권을 계속 비난하는 것은 또 다른 유리한 점을 보수세력에게 안겨주기 때문인데, 이렇게 계속 욕을 하고 비난을 계속해야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그들의 이탈가능성--배반--을 막을 수 있고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변절을 잘 하는 사람들은 기회가 닿으면 또 다른 변절을 할 가능성도 있기에 보수핵심 세력은 노 정권의 보수적 행태에 만족하면서도 적당한 수준의 비난, 즉 전통적 수준의 비난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런 비난활동을 통해 노무현정부도 상당히 무력화하여 배반할 힘도 없게 만들어 근본적으로 배신의 가능성의 싹을 없애고 다른 진보개혁 세력에게도 진보개혁 세력으로는 한국사회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드는 이득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형국이기 때문에 보수세력의 비난과 욕설은 계속되지만 과거처럼 치명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강력한 사보타지 행위는 아니고 그저 견제성의 가벼운 혹은 적절한 수준의 비난만을 하고 있는 정도이다. 따라서 비난도 보수세력 핵심부에서 하는 형식이 아니고 보수 주변부 세력에 의해 하는 것이다.(물론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가 설혹 붕괴하게 되더라도 보수세력에게 손해는 없다. 그것은 그것대로 결국 운동권 출신정권은 이렇게 망하게 된다는 것을 과시하게 되어 보수진영은 또 다른 전리품을 챙기게 되기 때문이다. 역시 꽃놀이패인 것이다.)
3. 이런 보수세력의 꽃놀이패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을 부수적으로 보수세력에게 안겨주는데, 개혁이라는 무늬로 보수정책을 하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정권의 정체성이 노출되며 개혁진보 세력 내부의 견제와 비판이 나오게 되어 있어 개혁진보의 내부분열을 초래하여 보수세력에게 어부지리의 큰 이득을 안겨주는 것이다.
전통적인 분할통치(divide-and-rule) 식으로 개혁진보 세력이 참여 없는 참여정권의 개혁이란 옷을 입은 반개혁조치로 인해 개혁세력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면 개혁세력은 4분5열되어 결집력이 붕괴되기에 보수세력은 앉아서 어부지리의 이득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정부가 붕괴되지 않고 지금과 같은 남장여자 식의 정체성 분열적 정책을 계속해주기를 바라며 정권 알리바이 조성용으로 치명적이지 않는 가벼운 성격의 비난을 계속하는 것이다.
4. 노무현정부의 계속된 양두구육의 정치는 국민들에게 정권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조성하고 심화시키고 있기에 보수세력에게는 또 다른 꽃놀이패를 선물하고 있다. 노 정권이 386정권, 운동권 정권, 개혁정권이란 간판으로 정치를 해왔기에 이들의 국민눈속임 정치는 결국 국민들에게 체감적으로 386운동권 전체가 야바위꾼, 협잡꾼, 사기꾼으로 국민 뇌리 깊숙히 각인되기에 그 후유증이 엄청나게 크다. 결국 이들의 양두구육 정치로 인해 그동안 조중동이나 한나라 등 냉전 수구보수 세력들의 반386적 주장이 결국 옳았다는 것을 이들 참여정권 핵심자들의 체험적으로 증명해주었기에 이제 노무현정권이 끝나더라도 사회정의나 개혁 혹은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으로 인식되고 보수적인 한나라 사람들의 주장이 결국 더 타당하다는 결론을 국민들 일반에 심어주기에 이르른 것이다.
최근 들어 한나라당에 대한 유사이래 최고의 지지도 향상은 그러한 상황을 웅변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측에서 다음 대선도 노무현 브랜드로 심판받으라고 계속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한국 사회 개혁의 미래도 이렇게 처참하게 난도질한 것이다.
이렇게 노무현정부의 x-맨 활동은 한국 개혁정치판을 박살내고 있는 것이다. 좌회전 깜빡이를 넣으며 우회전을 하는 양두구육의 정치를 통해서는 한국정치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처참하게 유린하고 있으며, x-맨 활동을 통해서는 개혁판을 초토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가 초유의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오로지 노 정부의 x-맨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이제 한국사회에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 된 것이다.
보수세력의 욕은 더 이상 노무현 참여정부를 무너뜨리거나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노무현 정부의 붕괴를 막기 위한 알리바이 조성용 성격의 욕이고 비난인 것이다. 개혁세력은 이런 눈속임 정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덧글) 한때 제3의 대안의 개혁세력으로 각광받으며 수 백만표의 유권자 지지를 받던 박찬종 전 의원이 인기가 떨어진 후 결국 한나라당에 또아리를 틀은 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후 그 행적이 잘 눈에 띄지 않았는데, 몇일전 신문기사에 구속수감 소식이 전해지더군요.
참여정부 하면 늘 언듯언듯 떠오르곤 하던 한때 인기좋던 박찬종 전 의원의 일화는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