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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위협하는 세계적인 곡물파동
[김영호 칼럼] 식량자급률은 25%, 한미FTA 위해 농업 희생할 수 없어
 
김영호   기사입력  2007/01/19 [23:57]

 세계곡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의 곡창지대인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가뭄으로 말라가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식량대량소비시대가 열렸다.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감소와 소득증대에 따른 수요증가로 인해 가격폭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기자금이 가세하면서 곡물파동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최악의 가뭄으로 밭이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밀 수확량이 1,100만t으로 2005년의 2,450만t에 비해 55%나 줄었다. 세계 밀 공급의 14%를 차지하는 나라가 올해는 수입할 처지다. 세계시장 점유율 23%을 차지한 미국도 15% 이상 생산이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세계 2위의 곡물생산국인 인도도 6년만에 밀을 수입할 판이다. 작년 11월 밀 값은 t당 189달러로 연초보다 33%나 올랐다.
 
 옥수수 값도 56%나 뛰었다. 작황부진 말고도 대체에너지 원료로 쓰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수확량의 14%를 에탄올로 만들었다. 중국도 에너지 자립정책의 일환으로 에탄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수확량 4,800만t의 10%를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했다. 브라질, 유럽도 바이오연료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그 외 사탕수수, 사탕무, 감자, 콩, 유채가 연기로 사라지면서 식량부족을 더욱 부채질한다.

▲ 지난 11월 29일 2차 총궐기대회에서 한 농민이 배추값 폭락에 따른 항의표시로 대로에 배추를 버리고 있다.     © 대자보

 FAO(세계식량기구)가 지난해 세계는 향후 30년간 식량위기에 직면하리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2006년 곡물생산량이 20억t으로 2005년의 23억8000t에 비해 15.9%나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2004년의 26억8000t보다는 25.4%나 준다는 것이다. 미국 농림부도 지난해 세계 밀 생산량은 19억8,000만t으로 떨어져 5,800t의 수급차질을 빚는다고 내다봤다. 지난 7년간 6년이나 공급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중국은 1996년 식량백서를 통해 '95% 자급, 5% 수입'이란 원칙을 선언했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농지잠식과 이농현상으로 자급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식량증산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2004년 곡물최저수매가제 실시에 이어 2006년 농업세 폐지를 단행했다. 의무교육제 도입, 의료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귀농지원정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식량안보를 현실적 위기로 판단하고 자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0%수준인 식량자급률을 4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05년 '21세기 신농정-공격적인 농정으로의 전환'에 선언하고 농업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이어 농업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계부처를 망라한 '21세기 신농정 2006'을 추진했다. 일본은 유사시에 휴경지 100만㏊을 삽질하면 식량위기는 쉽게 극복된다.
 
 이 나라 식량자급률은 25%수준에 불과하다. 곡물을 연간 1,500만t이나 수입한다. 그런데 높은 나리들이 농업-농촌을 희생하더라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난리다. 위기상황이 닫아오나 의식조차 못한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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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19 [23: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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