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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식 안티조선과 자기 자신의 안티조선
 
만세!!!^^   기사입력  2006/11/08 [12:14]

강준만 교수가 안티조선 운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국민들이 신문선택에서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안티조선의 운동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표로 심판받듯이 안티조선 운동도 다시 한 번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여 기존의 방식(기고 및 인터뷰 거부, 절독운동 등)이 아닌 다른 방식을 모색해봐야 한다.”며 “안티조선 운동 방식이 현재 시점에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조금 소란이 일어난 듯하다.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강준만이 안티조선에서 뭐라고?


뭐 여기서 이런 건 길게 따지지 말자. 우주는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강준만은 그렇게 자기를 중심으로 말할 수 있다. 또 어디가나 추종자란 있기 마련인데다 안티조선의 대척점에 있는 것들이야 자기중심이라고는 없는 ‘괴뢰’들이라 강준만의 발언을 안티조선을 대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터, 뭐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다.   


게다가 여기서 본 보도 기사만으로는 강준만이 안티조선의 목표를 무엇으로 잡고 있으며 현재 안티조선의 위치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기에 현재의 안티조선 운동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니 이것만을 가지고 그가 주장하는 안티조선 운동의 새로운 방식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이런 글은 강준만의  강준만 자신의 자기비판과 안티조선의 분발을 요구하는 단순한 것으로 읽어도 되겠다. 잘 되고 있든 않든 간에 운동에서 자기비판과 ‘모색’은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니.   

 

하지만 거기서  “최근 보수신문이 맞는 말을 많이 하지만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해도 '조선일보'에 실리면 반대 측에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한겨레신문'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통이 불가능하다. 주로 진보가 이상을 이야기하고, 보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꼭 그럴 필요 있는가. 이상과 현실을 적절히 고려하면 상호 소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역지사지다.라는 것을 보니 그냥 혀만 차고 돌아서기는 어렵게 되었다.


졸지에 안티조선이 “좌 우파 간의 소통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조선일보가 보수인가? 한겨레가 진보인가? 조선일보가 현실을 말하고 한겨레가 이상을 이야기 하고 있나? 그래서 조선일보 말도 좀 듣고 한겨레 주장도 좀 고려하면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간에 상호 소통이 된다는 것인가?


내가 아는 안티조선은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따위의 말들이 오갈 무슨 이념운동이 아니다. 안티조선은 보수 진보 그 무엇도 아닌 위장 보수 조선일보, 단지 몰상식으로 무장한 조선일보의 가면을 벗기는 것이었다. 안티조선은 조선일보가 국민 대중의 이익이 아닌 단지 소수 수구기득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신문이라는 것은 밝히는 것을 운동의 목표로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안티조선의 목적은 단지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떤 언론이던 언론은 그것을 만드는 것들의 이익만을 대변한 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채고 국민 대중이 자신의 말을 대신 해 줄 언론을 찾고 만들어 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안티조선이 두들겨야 할 대상은 조선일보가 아니라 국민 대중 특히 조선일보 등 상업언론에 세뇌된 대중의 머리여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가 없어져도 그걸 대신 할 것은 얼마든지 있고 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강준만의 글을 보니 내가 잘못 안 모양이다. 하~~  뭐 좋다. 이것도 내가 알아서 이해하도록 하자. 강준만에게 조선일보는 단지 보수언론이었을 뿐이었던 모양이다. 한겨레는 진보 언론이고. 그러니 강준만의 안티조선은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에 대한 <강준만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의 안티 운동이었다고 이해하자.  


그렇다. 강준만의 안티조선은 이렇게 이해하고 나니 술술 다 잘 풀린다. 그리고 <과거 ‘안티조선’ 운동을 촉발시켰던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라는 그에 대한 소개와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뜻에 동조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민주당 분당을 반대하자, 그간 내 말을 모두 지지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나를 수구꼴통으로 취급했고, 그때부터 내재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그의 말에서 강준만의 안티조선을 재확인 한다.  
 
 


안티조선에 참여한 사람들은 안티조선의 대의를 지지했지 강준만의 뜻에 동조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이 강준만의 민주당 분당 반대 주장에 함께하지 않은 데서 안티조선에 내재적인 문제를 인식했다는 강준만, 참 놀랍다. 강준만이 자신이 바로 안티조선 그 자체였었나? 강준만은 정말 그렇게 생각했나?
 
나는 오늘 “열린우리당은 처음부터 대통령의 권력을 보고 따라간 사람들의 정당이었다. 열린우리당의 분당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치개혁이 명분이었지만, 오히려 대통령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는 강준만에게서 2003년 12월 <열린우리당의 도박이 성공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를 쓰던 그 때의 그 강준만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안티조선' 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정권에서 감투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 강준만에게서  정치인 강준만 을 만난다그리고 <엘리트 운동가>의 한계를 본다.
 

“성공한 정치인이란 어디론 가를 향해 가고 있는 군중을 찾아 그 선두에 선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다.  노무현 정권이 비틀거리며 마지막을 향해 가는 지금은  정치 엘리트 강준만이 방황하는 한 무리의 선두에 설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열린우리당이 해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 강준만이 훼손된 명예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나는 오늘 강준만에게서 그가 비난하는 ‘한국인의 출세주의와 인정투쟁이라는 강력한 유전자’를 봤다. 

 

"강준만, 안티조선은 잘난 척 하는 너희들이 이끄는 운동이 아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의 안티조선을 한다. 목표도 방식도 스스로 만든다. 우리는 앞에 세운 사람도 없고 뒤에 따라 붙인 사람도 없다. 우리는 안티조선을 한다.  강준만의 안티조선이 아닌 자기 자신의 안티조선을."

 

* 본문은 필자가 안티조선 커뮤니티 우리모두(www.urimodu.com)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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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08 [12: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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